[WIKI 프리즘] 언론의 자유와 어산지에 대한 바이든의 '모순'
[WIKI 프리즘] 언론의 자유와 어산지에 대한 바이든의 '모순'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01.20 05:33
  • 수정 2023.01.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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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AP=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 석방 캠페인. [AP=연합뉴스]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안 어산지에 대한 기소가 철회되지 않는 한, 미국의 언론 자유는 위선일 뿐이다.' (벤 코헨)

어산지 여전히 영국 벨마시 교도소에서 미국 송환에 맞서 법적 투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언론의 자유에 대한 자신의 발언에 책임을 질 때가 됐다고 많은 이들이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인 식품 대기업 벤앤제리스(Ben & Jerry's)의 공동설립자이자 언론의 자유와 어산지의 오랜 지지자인 벤 코헨이 매체 살롱(Salon.com)을 통해 기소 취하 결단을 촉구했다.

2020년 대선 후보일 때 바이든은 “국경없는기자회는 전 세계 360명의 사람들이 언론활동을 하다가 구금돼 있다. 토머스 제퍼슨이 1786년에 ‘우리의 자유는 언론의 자유에 달려 있고, 이것이 제한되면 언론의 자유를 잃는 것이다’라고 썼듯, 우리 모두는 이들 저널리스트들과 연대한다”라며 언론의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이들 구금된 사람들 중에 어산지도 있다는 것은 무시했다. 어산지는 오랜 기간 영국의 악명 높은 교도소 벨마시에 수감돼 있고, 이는 미국 정부가 그를 본보기로 처벌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코헨은 주장하고 있다. 

어산지는 트럼프 행정부 때 기소됐는데, 이 전례 없는 기소는 전 세계 저널리스트와 인권 단체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기소는 철회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계속 세상에 언론의 자유를 설파하고 있다고 코헨은 이를 비판하고 있다. 바이든과 그의 측근들이 언론을 검열하고,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탄압하고, 진실을 밝히는 것을 범죄화 하는 권위적인 정권을 비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경없는기자회 같은 단체들은 이란, 중국, 미얀마 같은 국가들의 언론 탄압을 비판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일들이 이런 권위적인 정권 하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필리핀에서 노벨 평화상 수상자 마리아 레사가 기소됐을 때도 이를 비판했다. 또한 16개의 언론인 단체가 연대해 영국 정부에 어산지를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사실들은 권력의 범죄를 밝히고, 대중들에게 불편한 진실을 알리며, 정부의 선전 활동에 반대할 수 있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고, 자유로운 언론은 정부가 대중을 기만할 때 진실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라고 코헨은 말하고 있다.

코헨은, 어산지가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망명 생활을 할 당시 그를 만났을 때,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그의 열정에 감명을 받았다며, 어산지가 2011년 런던에서 가진 반전 운동을 위한 연설에서 “전쟁이 거짓으로 시작될 수 있다면, 평화는 진실로 시작될 수 있다”라고 말한 것을 인용했다.

어산지는 ‘영국의 관타나모’라고 알려진 악명 높은 교도소에서 3년 이상 독방 수감 생활을 하고 있으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고립된 환경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엔 특별 조사관 닐스 멜저는 어산지가 고문을 받는 것과 같은 환경에 있다고 판단했다.

벨마시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 어산지는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역시 고립과 같은 망명 생활을 7년 동안 했다. 당시 미 정부는 에콰도르 대사관과 계약한 보안업체를 이용해 변호사, 의사, 저널리스트 가족 등 어산지의 면회객들을 감시감청했다. 또한 그가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강제 퇴출되고 체포되자 그가 소유한 파일과 법률 관련 문서들을 불법적으로 압수했다. 그동안 어산지와 위키리크스가 미 정부의 범죄와 비리를 밝혀왔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는 대통령일 당시 어산지의 기소를 거부했다. 어산지를 기소하면 위키리크스의 폭로 보도에 함께 했던 뉴욕 타임즈 역시 기소해야 했기 때문이다. 

어산지는 1917년에 제정된 미국의 방첩법 하에 기소됐다. 100년이 넘은 이 법은 내부고발자들을 대상으로 이용되면서 현재까지 많은 논란을 낳고 있으며, 아직까지 언론인을 대상으로 성공적으로 이용된 적은 없다.

바이든은 어산지의 기소를 통해, 미국 정부가 대중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고, 범죄를 감추며, 진실을 찾는 이들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코헨은 비판하고 있다. 

위키리크스의 폭로에 피해본 이들은 법을 어기고 거짓말을 하고 이를 감춘 정치인들 뿐이라고 코헨은 주장하고 있다.

영국 법원에서 진행된 전문가들의 증언에 따르면, 어산지는 자료를 넘긴 정보원들과 민감한 정보 공개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막대한 노력을 했다.

미 정부가 위키리크스가 밝힌 범죄들을 수사하고, 법을 어긴 사람들을 처벌하지 않고 내부고발자들과 이들과 함께 일한 저널리스트들을 공격하는 데 주력했다고 코헨은 비난했다. 정부의 범죄와 부패를 대중들에게 알리려고 시도했다가는 인생이 망가질 수 있다는 교훈을 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미국 내 언론의 자유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국경없는기자회 보도자료는 “한 때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의 모델로 여겨졌던 미국에서 언론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 문제적인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고 있다.

어산지가 자유롭지 않고서는 언론의 자유는 없으며, 미 정부가 공익을 위한 진실을 공개한 것으로 어산지를 기소하는 한, 바이든 행정부의 인권에 대한 모순된 발언과 가짜뉴스, 선전은 위선의 전형이 될 것이라고 코헨은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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