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국경세 위기] 배터리·수소 키우는 롯데케미칼, 탄소저감 노력은 아쉽다
[탄소국경세 위기] 배터리·수소 키우는 롯데케미칼, 탄소저감 노력은 아쉽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3.01.20 14:22
  • 수정 2023.01.20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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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배터리 소재 중심 개선… 10조원 투자 방침
탄소 배출량 증가세… RE100·탄소가격제 등 전략 부재

[편집자주] 유럽연합(EU)에서 이르면 올해부터 시범적으로 탄소국경조정제(CBAM) 도입에 나서는 가운데 국내 주력 산업인 철강·석유화학 업계의 타격이 예고되고 있다. EU는 철강제품, 시멘트, 화학비료, 전기, 수소 등을 수입할 때 탄소배출 비용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로인해 유럽 수출비중이 높은 철강업계의 타격이 클 전망이다. 탄소다배출 업종으로 꼽히는 석유화학도 수출이 쪼그라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위기를 맞이한 기업 별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출처=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출처=롯데케미칼]

석유화학 기업 롯데케미칼이 수소·2차전지(배터리) 등 신사업 위주의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수소에너지사업단과 전지소재사업단을 신설하고 총 10조원을 투자해 친환경 소재 사업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다만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높은 특성상 탄소국경세 도입 시점까지 실질적인 성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수소 에너지와 배터리 소재 산업에 2030년까지 총 10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친환경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고부가 첨단소재 분야 성장을 통해 2030년 매출 50조원 규모의 종합화학사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고부가 스페셜티와 그린 사업의 비중을 전체 매출의 60% 비중으로 늘려 지속성장이 가능한 사업구조로 재편하는 게 핵심이다.

롯데케미칼의 범용 석유화학 사업 매출은 2021년 11조원에서 20조원으로, 첨단소재 사업은 7조원에서 18조원으로 확대한다. 친환경 사업에서는 연 매출 총 1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다. 이중 배터리 소재 사업에 총 4조원을 투자해 연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 특히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금 중 60% 가량을 미국 사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공략 중인 북미 배터리 시장에 롯데케미칼이 후발주자로 뛰어든 데는 성장성 때문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정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5550억달러(약 686조원) 투입을 발표하는 등 친환경 산업 각광 받으며 후발주자임에도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수소에너지 사업에선 2030년까지 총 6조원을 투자해 120만t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유통도 전담해 연 매출 5조원을 목표한다. 전략적 파트너사와 합작사를 설립해 수소 충전소 사업과 발전 사업을 추진하고, 롯데그룹 계열사와의 협업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일본 스미토모 상사와 청정 수소·암모니아 생산에 공동 투자하고 관련 기술 상용화 등에 협력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이 체질 개선에 나서는 이유에는 석유화학 사업의 낮은 수익성도 한몫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유, 나프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 작년 2분기에는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 했고 3분기에는 무려 423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년 일반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전방산업 수요 감소가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롯데케미칼 울산공장

실적 개선을 위해서라도 체질 개선이 필요하지만 전체 매출 중 석유화학 비중이 압도적이다. 롯데케미칼의 작년 상반기 기초소재사업부의 매출은 총 8조9752억원으로 이는 회사 총 매출의 74% 가량이다. 기초소재사업부는 각종 합성수지, 화성제품, 기초유분 제품 등 석유화학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석유화학은 나프타와 전기를 원료로 하는 만큼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탄소다배출업종으로 평가받는다. 

석유화학 산업은 탄소다배출 및 화석 연료 과다 사용으로 규제와 친환경 기술 개발에 대한 요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탄소국경세, 탄소배출권 같은 비용부과를 강제하는 정책도 현실화되면서 생존을 위해 친환경기술 개발은 필수적이다. 롯데케미칼은 이산화탄소 전환, 포집, 친환경 수소 생산,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 배터리 소재개발을 큰 축으로 하여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롯데케미칼은 2021년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조성을 위해 1조433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환경단체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같은 해에 2030년까지 약 4조4000억원을 친환경 수소에 투자해 ESG 경영에 나선다는 방침과는 상이한 결정이었다. 당시 롯데케미칼의 탄소 배출량은 전년 대비 17% 증가하며 환경단체가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붙이기도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20년 11월 울산 롯데케미칼 공장을 찾을 당시 "기후변화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탄소저감을 위한 큰 틀의 전략은 부재한 상황이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 가입도 이뤄지지 않았고, 경쟁사인 LG화학·SK이노베이션이 도입한 내부 탄소가격제도 도입한다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는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탄소포집(CCU) 기술로 액화해서 석유화학 원료로 쓰려는 기술개발을 하고 있으며 관련 시설도 대산에 짓고 있다"라며 "제품 개발에서 탄소 배출이 많은 부분은 LPG 등 저탄소 연료를 사용하는 방식을 통해 줄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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