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줌인] 60년 만의 인구감소, 중국 성장세 흔들 우려...UN "금세기에 생산인구 60% 감소"
[차이나 줌인] 60년 만의 인구감소, 중국 성장세 흔들 우려...UN "금세기에 생산인구 60% 감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1.21 07:00
  • 수정 2023.01.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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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중심업무지구로 출근하기 위해 걷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중심업무지구로 출근하기 위해 걷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증가세 꺾인 중국의 인구, 경제성장의 발목 잡게 될까.

최근 발표된 통계에서 중국 인구가 60년 만에 감소했지만, 중국이 단기간 내에는 인구 문제 때문에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20일(현지 시각) BBC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 전체 인구는 전년 대비 85만 명이 감소하면서 14억1180만 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정부는 출생률이 수년에 걸쳐 둔화하자 7년 전 악명 높았던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는 등 인구 감소 추세를 늦추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구해왔다.

하지만 경제학자들과 인구통계학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인구가 고령화되는 특이한 궤적을 그리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 문제에 대한 쉬운 해결책은 없다고 말한다.

인구 고령화는 전 세계 경제에 비슷한 문제를 제기하지만, 중국이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중산층에서 인구 감소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요컨대, 중국은 부자가 되기 전에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번주 중국 통계국은 인구가 6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으며 출생률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부 연구자들은 인구 감소는 이미 2018년부터 시작되었지만 당시에는 인구 조사가 정확하지 않았다고 여긴다.

중국의 생산가능인구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생산가능인구 대비 아동과 은퇴자의 비율인 ‘연령부양비(age-dependency ratio)’는 2010년 37.12%에서 2020년 44.14%로 증가했다. ‘연령부양비’는 생산가능인구에 대한 유소년인구와 고령인구 합의 백분율로, 인구의 연령구조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유엔(UN) 추정에 따르면 15세에서 64세 사이 중국인 수는 금세기에 6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패섬 파이낸셜 컨설팅(Fathom Financial Consultin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드류 해리스는, 중국에는 도시 지역 제조업의 노동력 격차를 메울 수 있는 값싼 시골 노동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해리스는 중국의 제조업과 건설 부문 노동력에는 여전히 “상당한 여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건설 부문 근로자의 약 1/3이 아직도 불완전 고용 상태이며, 이는 해당 노동자들이 잠재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보다 적게 생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인구통계학의 위기는 이러한 여유가 모두 소진될 때까지 경제 성장에 완전히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이렇게 예견했다.

여기에 싱가포르의 전 통계학자인 폴 체웅도 중국은 인구통계학적 도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과 “상당한 준비 기간”을 확보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중국은 당장에는 인구통계학적인 파멸 시나리오에 직면해 있지 않다.”

체웅 교수는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또한 일본과 싱가포르와 같은 국가들이 어떻게 상대적으로 경제 안정을 유지하면서 고령층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제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낙관적이지는 않다.

“중국과 한국 및 일본 같은 나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중국의 인구학적 스트레스가 저소득층에 훨씬 더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의 한 거리에서 사자탈을 쓴 아이들이 걸어가고 있다. 중국은 출생률 저하, 인구 고령화로 지난해 60년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줄기 시작했다. [ 사진 = 연합뉴스]
지난 13일 중국 베이징의 한 거리에서 사자탈을 쓴 아이들이 걸어가고 있다. 중국은 출생률 저하, 인구 고령화로 지난해 60년만에 처음으로 인구가 줄기 시작했다. [ 사진 = 연합뉴스]

중국 사회과학원의 2019년 보고서는 2035년에는 국가의 연금이 고갈될 것이며, 여기에는 노동력 감소도 일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싱크탱크 ‘퓨 리서치(Pew Research)’의 연구에 따르면 중국인 10명 중 7명은 이미 2016년에 공공 보건 시스템에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 고령화와 코로나 팬데믹 위기는 이러한 스트레스를 심화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인구 감소는 세계 경제 전반에 파급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우선, 노동력 감소는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며, 이는 소비 및 생산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오랫동안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은 아시아와 남미의 다른 개발도상국에 제조업을 빼앗기고 있다.

“중국의 노동력 감소와 제조업 경기 침체가 미국과 EU의 고물가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연구원이자 과거 중국의 한 자녀 정책을 오랫동안 비판해 온 이 푸지앙은 은 이렇게 내다보았다.

최근 출산율을 높이려는 당국의 시도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국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 수도 있다.

그 결과 중국 정부는 어려운 정치적 결정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독립 경제학자이자 옥스퍼드 대학 중국 센터의 조교수인 조지 매그너스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은퇴 연령을 높이도록 법을 고치는 수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매그너스 교수는 말했다. 현재 중국 남성 대부분의 은퇴 연령은 60세인데, OECD 평균은 64.2세이다. 여성 공무원의 은퇴 연령은 55세, 여성 생산직 여성은 50세이다.

하지만 은퇴 연령을 상향하라는 요구가 중국에서 과거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가 있는데, 고령 근로자들이 연금 수령 연령을 높이기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로봇과 인공 지능을 통한 자동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해리스는 말했다.

또 다른 해결책은 이민을 받아들여 인구를 늘리는 것이지만 이는 중국 공산당이 역사적으로 선호했던 옵션은 아니라고 그는 지적했다.

중국이 더 이상 ‘인구배당효과(demographic dividend)’에 의존해 경제를 살릴 수는 없지만, 생산성과 같은 다른 차원에 눈을 돌려 성장을 추구한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일부 관찰자들은 말한다.

“우리는 중국의 인구 증가세 둔화에 대해 미묘한 입장을 지니고 있습니다. 지구 환경 보호 필요성과 도시 집중 문제는 일부 국가의 인구 감소를 포함해 보다 안정적인 세계 인구 현황에 의해 더 잘 뒷받침될 수 있습니다.”

매그너스 교수는 이렇게 분석했다.

“인구학 자체가 최종 목표는 아닙니다. 핵심은 중국과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국가들이 레이저 빔처럼 ‘대응 메커니즘(coping mechanisms)’에 집중하도록 하는 데에 있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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