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개혁 핵심 '롯데정보통신'…신사업 난항에 진땀
신동빈 롯데개혁 핵심 '롯데정보통신'…신사업 난항에 진땀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3.01.27 17:50
  • 수정 2023.01.27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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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사업, 시장 침체에 플랫폼 출시 '요원'
전기차 충전 사업, 경쟁 심화로 수익 담보 고충
영업이익·주가 동반 하락, 지주 고심 이어질 듯
CES 2023 롯데정보통신 전시부스 조감도. 메타버스 존과 전기차 충전 존, 롯데그룹 존으로 구성돼 있다. [출처=롯데정보통신]
CES 2023 롯데정보통신 전시부스 조감도. 메타버스 존과 전기차 충전 존, 롯데그룹 존으로 구성돼 있다. [출처=롯데정보통신]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이끈 롯데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이었던 롯데정보통신이 신사업에서 부진하고 있다. 메타버스 사업은 시장 침체에 플랫폼 출시가 요원하고, 전기차 충전기 사업은 완성차·정유 회사까지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보통신은 2021년 7월 가상현실·메타버스 전문 자회사 '비전VR'을 인수한 뒤 사명을 '칼리버스'로 바꿔 실사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초실감형 콘텐츠를 기반으로 롯데 계열사와 연계해 사업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다. 특히 결제 기능을 갖춘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해 지난해 중으로 이를 선보이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관련 플랫폼은 공식 출시되지 않았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IT 전시회 'CES 2023'에서 리얼리티를 극대화한 신개념 메타버스 플랫폼 '롯데 메타버스(가칭)'를 공개했을 뿐이다. 회사에 따르면 롯데 메타버스는 쇼핑,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 등을 사실적인 비주얼과 독창적인 인터랙티브 기술로 경험할 수 있는 초실감형 차세대 플랫폼인데, 따로 출시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메타버스는 신 회장이 직접 격려할 정도로 롯데에서 미는 신사업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무형자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직접 경험해볼 수 있도록 롯데지주 임원진과 메타버스 플랫폼 회의를 제안했다. 그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앞서가면 우리가 기준이 될 수 있다”며 “화성보다 먼저 살아가야할 가상융합세상에서 롯데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작년 2월 22일 신동빈 롯데 회장이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의 주요 현안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메타버스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롯데지주]
작년 2월 22일 신동빈 롯데 회장이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의 주요 현안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메타버스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롯데지주]

당시만 해도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일상 기조로 메타버스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많았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물가 상승에 따른 경기 침체로 '메타버스 거품설'에 힘이 실렸다. 페이스북은 사명을 '메타'로 변경하며 시장을 키우려 했지만 지난해 말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1만1000명 이상을 해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감원 과정에서  '알트스페이스VR'과 '혼합현실 툴 킷' 등 2개의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종료해 관련 인원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선 'B2C(소비자용) 메타버스'가 아닌 수익성이 큰 'B2B(산업용) 메타버스' 공략은 계속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롯데정보통신 칼리버스는 'CES 2023'에서 지방시 록시땅 메이크업포에버 등 유명 브랜드가 다수 입점한 메타버스 쇼핑몰을 구현해 기업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다만 메타, MS,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시장에 뛰어든 상황에서 소구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기차 충전기 사업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 1월 국내 전기차 충전기 업체인 '중앙제어'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중앙제어는 국내외에서 검증 받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전기차 충전 시장은 물론 유럽, 북미 지역 등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CES 2023'에선 급속(100kW)·중급속(30kW)·완속(7kW/11kW) 등 전기차 충전기 풀 라인업을 선보였다.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충전기 시장도 성장하고 있지만 경쟁도 그만큼 심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e-핏(Pit)이라는 고속 충전 브랜드를 통해 전기차 충전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완성차 업체 뿐만이 아니다. GS에너지는 작년 11월 전기차 충전서비스업체 차지비 인수를 결정해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이다. SK도 초급속 충전기 제조사 시그넷EV를 인수해 사명을 SK시그넷으로 변경해 사업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GS 계열사와 공동으로 전기차 충전기 업체 애플망고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롯데정보통신의 자회사 중앙제어가 'CES 2023'에서 전기차 충전 기술력을 선보였다. [출처=롯데정보통신]
롯데정보통신의 자회사 중앙제어가 'CES 2023'에서 전기차 충전 기술력을 선보였다. [출처=롯데정보통신]

수익성 악화도 이어지는 중이다. 롯데정보통신의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108억원으로 전년 동개 대비 23.6% 감소했다. 시장조사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망한 작년 4분기 영업이익도 3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5% 감소했다. 전일(26일) 종가 기준 주가는 2만5950원으로 최고가(5만2400원) 대비 반토막난 상황이다. 

2017년 롯데지주 출범 당시 신 회장은 계열사 상장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같은해 8월 롯데정보통신을 상장시켰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다루는 IT서비스 계열사인 만큼 개편의 핵심이었는데, 수익성 부침과 주가 하락은 롯데지주 입장에서 뼈아플 수 밖에 없다.

롯데정보통신 측은 웹 3.0 시대에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는 필수 불가결하다며 플랫폼을 가능한 빨리 선보이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당사의 초실감형 메타버스는 다양한 비즈니스와 실제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CES 2023에서 확인했다"며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심혈을 기울여 완성도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 가능한 빨리 세계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충전기도 백화점, 마트 등 도심 주요 거점에 위치한 유통점과 협업해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회사 중앙제어는 지난 8월 충전 플랫폼 EVSIS를 개발해 충전기 제조에만 국한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며 "앱을 활용해 예약, 결제, 진행 상황 확인 및 포인트 관리 등 소비자 사용 측면에서 편의성을 극대화했다"고 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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