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중국의 잠재적 위협 속 ‘Force Design 2030’을 통해 탈바꿈하려는 미 해병대
[월드 프리즘] 중국의 잠재적 위협 속 ‘Force Design 2030’을 통해 탈바꿈하려는 미 해병대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2.04 06:46
  • 수정 2023.02.04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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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병대가 태평양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이오지마(硫黃島)의산 정상에 성조기를 꽂는 모습을 담은 사진. AP통신 소속 사진 기자 조 로젠탈이 찍은 이 사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역경을 딛고 승리한 미군을 표현한 가장 유명한 상징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사진 = ATI]
미국 해병대가 태평양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이오지마(硫黃島)의산 정상에 성조기를 꽂는 모습을 담은 사진. AP통신 소속 사진 기자 조 로젠탈이 찍은 이 사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역경을 딛고 승리한 미군을 표현한 가장 유명한 상징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사진 = ATI]

태평양에 대한 미군의 공약은 지난달 13일 백악관에서 개최된 미·일 정상회담의 주의제였다. 하지만 아시아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관심은 미국의 가장 전설적인 군대 중 하나인 미 해병대의 역할과 기능을 놓고 배후에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국방 분석가 조나단 마커스(Jonathan Marcus)가 3일(현지 시각) BBC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주장했다.

칼럼의 필자 조나탄 마거스는 현재 영국 엑서터대학교 전략안보연구소 분야의 명예교수이다. 다음은 이 칼럼의 전문이다.

미군의 가장 신성한 군대 중 하나인 해병대에서 격렬한 내부 논쟁이 진행중이다. 해병대의 전직 고위 지휘관들이 해병대의 재창조 계획을 놓고 세를 형성해서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중국과의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군 작전 계획을 조정하는 ‘병력 설계 2030(Force Design 2030)’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계획은 거의 시작 단계부터 퇴역 장군들의 집단 공격을 받고 있다. 퇴역 장성들은 종래에는 보기 드물게 언론이라는 접근 방식을 활용해 무리를 지어 자신들의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퇴역 장성들은 정기적으로 회의를 갖고, 세미나나 싱크탱크에 연설을 하면서 자신들이 보기에는 향후 미 해병대의 재앙이라고 판단되는 이 계획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적 퇴역 장성 중에는 베트남 전쟁에서 해병대 장교로 복무하고 2015년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에 출마하기도 했던, 전 미 해군성 장관이자 전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인 짐 웨브(Jim Webb)가 눈에 띈다.

짐 웨브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Force Design 2030을 “충분히 검증을 거치지 않은, 본질적으로 결함이 있는”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Force Design 2030이 “병력 구조, 무기 시스템 및 병력 수준의 극적인 감소를 유발해 대부분의 전투 시나리오에서 사상자를 지속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장기적인 위험성을 내포한 무식한”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무엇이 해병대의 퇴역 장성들을 그토록 화나게 만들고 있을까?

해병대 사령관 데이비드 H. 버거가 2020년 주도한 Force Design 2030 계획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처럼 반군을 상대하는 전쟁이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과의 잠재적 충돌에 대비해 해병대를 무장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

Force Design 2030 계획은 미 해병대가 열도(列島)에서 분산된 작전을 수행하는 상황을 가정해서 만들어졌다. 이 계획에 의하면 개별 전투 부대들은 더 소규모화하고 더 분산될 것이지만 다양한 신형 무기 시스템을 통해 훨씬 강력한 공격력을 보장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제2차 세계대전의 대규모 상륙작전이나 이라크전에서처럼 지상 부대의 대대적 전개는 아마도 과거의 일이 될 것이다.

가장 논란의 중심에 있는 내용은 보병을 줄이고 탱크를 포기하는 계획이다. 이 부분 때문에 일부 비평가들은 미 해병대가 과거와 단절을 꾀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미 해병대는 해군과 불가분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극적으로 성장했으며 최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별도의 군대이다.

해병대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2차 세계대전을 통해 뇌리에 강력히 자리 잡고 있다. 1949년 제작된 존 웨인 주연 장편영화 ‘유황도의 모래(The Sands of Iwo Jima)’나 스티븐 스필버그와 톰 행크스가 제작한 최신 미니시리즈 ‘태평양(The Pacific)’에서 을 본 사람이라면 상륙정 에서 뛰쳐나온 군인들이 해변으로 돌진하는 상륙작전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Force Design 2030은 미래의 해병대 전투를 이런 식으로 상정하지 않는다.

비평가들은 전 세계의 이질적인 도전에 대처할 수 있는 미국의 초기 군사 대응 부대로서의 해병대의 전통적 역할이 중국과 인도-태평양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계획에 의해 변질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렇다면 Force Design 2030 계획에는 정확히 어떤 내용들이 들어있을까?

· 일부 보병 대대 축소
· 견인 포병대(towed artillery batteries)의 약 3/4을 장거리 로켓 시스템으로 교체
· 여러 헬리콥터 편대 폐지
· 모든 탱크 포기

미국 해병대와 합동훈련 중인 일본 육상자위대 [미 해병대 제공]
미국 해병대와 합동훈련 중인 일본 육상자위대 [미 해병대 제공]

새로운 무기 시스템 도입에 소요되는 총 158억 달러의 자금은 기존 시스템 삭감에서 발생하는 약 182억 달러의 비용 절감으로 충당될 것이다.

새로운 로켓 포병 시스템 외에도 지상에서 발사할 수 있는 새로운 지대함 미사일과 신형 무인 공중 시스템이 있다. Force Design 2030의 목표는 우크라이나 전투를 통해 드러난 새로운 종류의 전쟁에 대비해 해병대를 무장하고 훈련시키는 것이다.

Force Design 2030의 기본 요소는 해병대 지휘부가 분산 작전(distributed operations)이라고 부르는 작전으로, 대규모 병력을 광범위하게 분산된 소규모 부대로 분할하면서도 실제적 타격을 보장하는 충분한 군사적 공격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워싱턴 DC ‘브루킹스 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외교 정책 책임자인 군사 전문가 마이크 오핸런은 중국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공략법이 다른 곳에서 해병대 작전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핵심 비판을 거부한다. 그는, 해병대는 명령받은 곳은 어디든지 갈 것이며, 새로운 전략은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작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고려해야 할 중요 사항은 최근 몇 년 동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미군 철수입니다. 그것은 버거 장군의 구상과는 상관없이 이미 그 이전에 발생한 큰 변화입니다.”

많은 군사 평론가들은 해병대가 현대전의 도전에 맞서려면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전 해병대 장성이자 현재 미국 국방대학교의 특별 연구원인 프랭크 호프만 박사는 “나는 비평가들이 해병대의 영광스러운 과거에 얽매어서 중국과 군사 기술 변화에 대한 전략적 구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해병대에서 탱크를 완전히 철수해버린 것이 특히 비판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호프만 박사는 그것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믿는다. 그는 여전히 많은 장갑차들이 동원되겠지만, “육중한 전차와 그것들을 지원하기 위한 주유(注油) 설비는 폐지되어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더 정확한 화력 조합으로 더 깊은 지역을 커버하기 위한 변화입니다. 해병대는 과거에는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공중 지원을 활용했지만 이제는 전통적인 포격에다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화력 지원과 사거리를 늘린 미사일 공격으로 가름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교훈이라고 말하는 작전이 있다.

무인공격기(UAV)의 유용성과 활용, 로켓 포병, 원거리에서 매우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은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강조되고 있으며, 해병대의 새로운 작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Force Design 2030이 상상하는 전쟁터는 매우 다르다. 우크라이나의 숲과 대초원이 아니라 광활한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군도(群島)인 것이다.

Force Design 2030은 진화중인 프로그램이다. 이미 변화가 있었고 더 있을 예정이다. 그리고 목표는 설정되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큰 문제도 남아있다. 특히 광대한 지역에 분산될 군대를 위한 병참 문제가 있다.

병참에서는 수륙양용 수송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리고 런던에 있는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해군 및 해양 보안 선임 연구원인 닉 차일즈가 설명하듯이 새로운 종류의 선박이 필요할 것이다.

“전통적인 대형 수륙양용 함정에만 의존하는 것은 현대식 무기에 무력함을 드러낼 뿐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해병대가 보다 민첩하고 분산된 방식으로 작전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수의 새로운 종류의 소형 선박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하지만 더 많은 함정은 쉽게 확보되지는 않을 듯하다. 더 작은 규모의 군용 함정은 여러 조선소에서 신속하게 건조할 수 있지만, 소요될 속도에 부합하지는 못할 것이다. 미 해군은 또한 상당한 수의 새로운 전함이 필요하지만, 이에 필요한 자금이나 조선(造船) 능력이 충분할지는 의문이다.

전략적 우선순위를 자원에 맞추는 것은 오래된 관행이다. 그리고 하나의 힘이 대세를 완전히 새로운 방향으로 몰아가는 것처럼 오래된 위협이 다시 나타날 수 있음을 우크라이나 전쟁은 보여주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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