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찰 풍선' 격추 vs 中 강한 불만… 美中 갈등 심화되나
美 '정찰 풍선' 격추 vs 中 강한 불만… 美中 갈등 심화되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3.02.05 14:25
  • 수정 2023.02.0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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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자국 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 풍선을 공군 전투기를 동원해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자국 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 풍선을 공군 전투기를 동원해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자국 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 풍선을 공군 전투기를 동원해 대서양 상공에서 격추했다. 중국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민간용'을 거론하며 정면충돌을 피하는 모습이지만 미중 갈등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5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4일(현지시간) 오후 동부 캐롤라이나 해안에서 전투기를 동원해 중국 풍선을 격추했으며 잔해를 수거하는 작전을 진행했다.

풍선은 약 6만ft(약 1만8천m) 상공에 있었으며 현장에서는 작은 폭발 이후 풍선이 추락하는 게 목격됐다고 AP는 전했다. CNN방송도 미군 전투기가 지나가면서 폭발과 함께 풍선이 오그라들며 떨어지는 영상을 방영했다. 주변 상공에는 다수 미군 전투기가 비행했고, 해상에는 함정들이 잔해를 수거하기 위해 대기했다. 

격추되는 중국 정찰풍선(베이징=연합뉴스)
격추되는 중국 정찰풍선(베이징=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 지시에 따라 북부 사령부 전투기가 중국이 발사한 고고도 감시 풍선을 성공적으로 격추했다"며 "미국 본토의 전략적 장소를 감시하기 위해 중국이 사용하던 열기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바로 앞바다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오스틴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일 미국인의 생명에 과도한 위험을 가하지 않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즉시 풍선을 격추하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5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무력을 사용해 민간 무인 비행선을 공격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검증을 거쳐 이 비행선이 민간용이고 불가항력으로 미국에 진입했으며 완전히 의외의 상황임을 이미 여러 차례 미국에 알렸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영공에 '침입'한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이 '표류'한 것이고, '정찰용'이 아니라 '기상관측용'임을 거듭 강조하며 애초 미국에 진입시킬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기상 등 과학 연구에 사용되는 민간기업의 비행선이 우연히 표류해 미국 영토에 진입한 것을 놓고 미국이 군사적으로 대응한 만큼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려는 명분 쌓기라는 주장이 나온다.

정례 브리핑하는 마오닝 신임 중국 외교부 대변인. [출처=연합뉴스]
정례 브리핑하는 마오닝 신임 중국 외교부 대변인. [출처=연합뉴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이 냉정하고 전문적이며 자제하는 방식으로 적절히 처리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 국방부 대변인도 이 풍선이 지상 인원에게 군사적·신변적으로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무력을 동원해 과잉 반응을 보인 것은 국제관례를 엄중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과 중국은 최근 정상회담 뒤 관계개선을 추진했으나 이번 사태로 갈등이 악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작년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뒤 "양국의 열린 소통 라인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도 대외관계를 원만히 관리하기 위해 미국에 비교적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미중 경제팀 수장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지난달 18일취리히에서 대면했고,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문제 특사와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사가 같은 달 11일 화상대화를 했다. 여기에 더해 양국 외교 실무책임자인 토니 블링컨 장관이 5∼6일 베이징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정찰풍선 정국 속에 이 방문 계획이 출발 몇 시간 전 전격 연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 북핵, 대만 등을 둘러싼 안보 현안과 등에 대해 양국이 대화를 나눌 기회로 관심을 모았으나 예기치 못한 변수의 등장에 다음을 기약하기가 어렵게 된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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