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포스코 경영 간섭 시동… 최정우 회장, 성과로 답하나
정부의 포스코 경영 간섭 시동… 최정우 회장, 성과로 답하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3.02.07 09:45
  • 수정 2023.02.07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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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주인없는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해야"
지난해 힌남노 대비·철강 가격 인상 등 정부와 대립
최정우 포스코 회장 "7대 핵심사업 성장전략 박차"
2일 열린 2023년 포스코그룹 시무식에서 최정우 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포스코]
지난달 2일 열린 2023년 포스코그룹 시무식에서 최정우 회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포스코]

윤석열 대통령이 소유권이 분산된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돼야 한다는 필요성을 강조하며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입지가 위협받고 있다.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에도 측근 대부분을 이명박 정부 MB시절 인사들로 채우면서 '포스코 흔들기'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최정우 회장이 사상 최대 실적과 주가 상승 등 성과로 정부의 경영 간섭 논란에서 벗어날지 관심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포스코, KT, 금융지주 등 소유권이 분산된 주인없는 기업의 지배구조가 선진화될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위원회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보다 깊이있게 고민해볼 것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또 "과거 정부 투자 기업 내지 공기업이었다가 민영화되면서 소유가 분산된 기업들은 소위 '스튜어드십'이라는 것이 작동돼야 한다"고 전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 결정에 개입하는 제도로 국민연금은 2018년 도입했다. 당시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국민연금은 '법령상 위반'을 근거로 기업가치가 훼손될 경우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난해 12월 KT 대표이사 공모·경선 절차를 문제삼으며 공개적으로 구현모 대표의 연임에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은 당시 입장문에서 "케이티 대표이사 최종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경선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올해 3월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것이다.

최정우 회장은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잔여 임기를 못 채우거나 재연임에 실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연금이 최 회장의 연임에 대해 사실상 부정적 입장을 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최대 주주는 국민연금(지분 8.99%)으로 특정 주주가 경영진 선임을 주도하기 어려운 지배구조다.

국민연금 본부[사진=연합뉴스]
국민연금 본부. [출처=연합뉴스]

정부는 지난해 포스코의 태풍 '힌남노' 대비와 잇따른 제품가격 인상 등을 거론해 압박을 이어갔다. 국민연금은 윤 대통령 당선 이후 김용진 이사장이 잔여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하고 김태현 이사장이 작년 9월 취임해 연금개혁 등 정부의 노선에 따르고 있다. 정부와 국민연금이 같은 노선을 공유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입김이 결국 국민연금의 연임 반대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문재인 정부 때 선임돼 임기 말인 2021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그런데 최 회장은 지난달 윤 대통령이 참석한 경제계 신년회 행사에 불참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재계 신년회인데다 현직 대통령이 7년 만에 참석한 행사였는데 불참한 것이다. 포스코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한 해당 행사의 단골 멤버였는데 불참한 것은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정권교체기마다 최고경영자가 중도하차한 흑역사를 연상하게 한다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 초기에도 권오준 포스코 전 회장과 황창규 KT 전 회장이 해외 방문 경제사절단에서 배제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업무보고에서 "주인이 없는, 소유가 완전히 분산된 기업들은 과거에는 공공재, 공익에 기여하는 기업들이었기에 정부가 일일이 경영에 관여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다만 포스코는 과거에도 박태준 초대 회장이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노선 차이로 자리에서 물러났고, 황경로·정명식 전 회장 등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유상부, 이구택, 정준양, 권오준 전 회장은 중도에 사퇴했다. 정권 교체 후 자리를 지켜보려 해도 국세청 세무조사나 검찰조사 등으로 사퇴했다. 두 기업 수장의 재계 신년회 불참이 단순한 내부 사정 때문이 아니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출처=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출처=포스코]

정부의 경영 간섭 우려에도 최 회장이 이끄는 포스코는 2021년 연결 기준 76조3323억원, 9조2381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지난해 말 시가총액은 42조9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조여원 늘었다. 포스코는 올해 ▲선제적인 친환경 생산·판매 체제 전환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에서 밸류 체인 강화 ▲친환경 성장사업 확대 통한 지속가능 경쟁력 확보 등 친환경 기업 전환을 결의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본적으로 ESG 가치 제고와 조직문화 혁신이 선행되야 한다"며 "포스코그룹은 안전, 환경, 탄소중립을 필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 글로벌 ESG 선진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여기에 지난해 1월 서울 포스코센터에 그룹 미래 신성장사업을 위한 R&D 컨트롤타워인 '미래기술연구원'을 개원했고, ▲AI ▲이차전지소재 ▲수소·저탄소에너지분야 3개 연구소 체제로 그룹 핵심 사업의 종합 연구를 추진 중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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