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작년 퇴직연금 ‘반토막’..."금리경쟁서 밀려 증권사로 넘어간 탓"
생보사, 작년 퇴직연금 ‘반토막’..."금리경쟁서 밀려 증권사로 넘어간 탓"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3.02.06 18:18
  • 수정 2023.02.06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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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2041년 적자전환, 2055년 고갈…사적연금 필요성 대두
작년 생보사 퇴직연금 전년比 반토막…금리경쟁, 머니무브 영향
자산·부채 듀레이션 관리에도 용이…사회보장·성장성 모두 경고등
국민연금의 고갈시계가 빨라지면서 사적연금의 필요성이 늘고 있지만 보험사들의 퇴직연금 규모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픽사베이]
국민연금의 고갈시계가 빨라지면서 사적연금의 필요성이 늘고 있지만 보험사들의 퇴직연금 규모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출처=픽사베이]

국민연금의 고갈 시계가 빨라지면서 사적연금의 필요성이 늘고 있는 가운데 생명보험사들의 작년 퇴직연금 규모는 크게 축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금리경쟁으로 인한 역머니무브가 일어나며 타 금융권으로 자금이 빠져나간 것인데 퇴직연금이 새 회계제도 아래서 보장성 보험과 함께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사에게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기준 생보사들의 퇴직연금 규모는 총 10조80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2021년 12월, 23조8511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퇴직연금은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을 목적으로 적립한 퇴직금을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적연금제도 중 하나다. 확정급여형(DB)형과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로 구분되며 이 중 금융기관이 관여하는 것은 DB·DC형이다.

금융기관이 운용하는 만큼 회사가 부도난 경우에도 안정적인 수령이 가능하고 건강보험료 산정 시 고려하는 소득에 사적연금 소득은 포함되지 않거나 퇴직연금소득세 분리과세 등 장점이 많아 공적연금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국민연금의 고갈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사적연금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업계의 입장과도 결을 함께한다. 지난달 27일 국민연금 측이 발표한 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시산결과(2023~2093)에 따르면 현 제도를 유지할 경우 연기금은 2041년 적자전환 후 2055년 고갈에 이른다. 5년 전 발표 당시에 비해 고갈시점이 2년 빨라진 결과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적연금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작년 보험업계의 퇴직연금 규모는 전년 대비 절반 수준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2019년 말 24조6387억원이던 생보사 퇴직연금 규모는 2020년 22조5528억원, 2021년 23조8511억원으로 20조원 이상을 유지했지만 작년 11월 말 기준 이 규모는 10조8059억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은 12월분이 포함되더라도 큰 이변은 없을 전망이다.

작년 퇴직연금부문의 부진은 금리경쟁에서 밀린 것이 원인으로 전해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경쟁에서 밀리며 기존 보험사를 통하던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이를 해지하고 증권사 쪽으로 많이 넘어갔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가 굴리는 돈은 대부분이 돌려줘야 할 고객 돈이라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이 기본”이라며 “금리 인상기에 다른 금융권과의 경쟁은 불리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퇴직연금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보험사들은 자산운용 및 수익구조 상 자산과 부채 간 듀레이션(만기) 갭을 일치시키는 데 주력한다. 만기해지 등에 따른 지급사유 발생 전에 수입보험료 운용으로 가능한 많은 이익을 내야한다는 의미다. 퇴직연금의 경우 취급되는 자금의 규모가 크고 부채 듀레이션이 짧아 자산-부채 듀레이션 관리가 용이한 편이다.

하지만 퇴직연금 규모가 크게 축소되면서 사회보장적인 면과 더불어 새 회계제도 아래 보험사의 성장성에도 경고등이 들어온 상황이다.

앞선 관계자는 “금리상황이 안정되면 퇴직연금도 차차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현재로선 듀레이션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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