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분석] 효성 소재 계열사 실적 부진, 조현준號 지배구조 영향 받나
[WIKI 분석] 효성 소재 계열사 실적 부진, 조현준號 지배구조 영향 받나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3.02.07 17:30
  • 수정 2023.02.07 1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효성화학 작년 영업손실 3367억원… 부채비율 2632%로 폭등
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도 영업이익 전년比 91%, 27% 감소
금리인상으로 재무건전성 악영향… 총수 책임론 부상 가능성도

[편집자주] 작년 글로벌 경기 침체가 제조업 위주의 우리 산업계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기업들의 지배구조가 요동칠 기세다. 여기에 금리 인상에 따른 재무건전성·수익성 악화로 임원은 물론 기업을 실질적 소유·지배하는 총수 일가의 시름도 깊어질 전망이다. 대기업 이사회는 그럼에도 총수일가의 '거수기' 역할에 전념할 것이란 비판도 나오는 가운데,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기업들의 지배구조 변화 움직임을 살펴보고자 한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출처=효성]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출처=효성]

효성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떠오른 효성티앤씨·효성첨단소재·효성화학 등 소재 기업들이 지난해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 등 부침을 겪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에 따른 수요 침체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기업가치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이 일부 시민단체와 국민연금 반대에도 경영을 책임지는 상황에서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작년 연결기준 영업손실 3367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효성화학은 마스크와 주사기 등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 생산이 주력인데,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프리미엄 PP 수요 부진이 지속됐다. 여기에 프로판 등 원자재값 상승과 베트남 법인의 실적 부진을 떠안으며 적자 폭을 키웠다.

효성티앤씨의 경우 2021년 주력인 스판덱스 수급 및 스프레드 개선에 힘입어 1조4237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235억원으로 무려 91%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 역시 스판덱스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생산·유통 차질과 원자재값 상승, 여기에 경쟁업체들의 스판덱스 생산량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영향이 있었다.  

효성첨단소재는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등 신사업 약진과 타이어코드 호황에 올해 1분기 매출 1조33억원으로 사상 최초 분기 매출 1조원을 넘긴 바 있다. 하지만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을 따져보면 3151억원으로 전년보다 27.9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경기침체 여파로 전방 수요가 약화되면서 대부분의 석유제품 가격이 떨어진 탓이다.

여기에 세 계열사는 높은 부채비율 때문에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이 재무건전성 악화를 부채질할 수 밖에 없다. 효성화학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작년 말 기준 2632%로 5배 이상 폭증했다. 이는 전년 동기(509%) 대비 5배 이상 폭증한 수치인데, 같은해 3분기와 비교해도 1395%에서 석 달만에 2배 가까이 뛰었다. 자기자본도 2021년 말 5015억원에서 작년 말 1146억원으로 줄어들면서 자본잠식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전북 전주시 소재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 [출처=효성]
전북 전주시 소재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공장. [출처=효성]

효성첨단소재의 연결 부채비율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291%였는데 2019년 말 부채비율이 524%에 달한 것에 비하면 상황이 나아졌다. 그럼에도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재무상태가 부실한 기업으로 평가받는 만큼 갈길이 멀다. 회사는 탄소섬유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울산 언양공장을 1500억원에 매각하려 했지만, 아파트 개발을 하려던 매수자가 부동산 시장 악화로 잔금을 내지 못할면서 새로운 매수자를 물색하고 있다. 

효성티앤씨의 부채비율도 작년 3분기 말 209%로 다소 높은 수준이다. 스판덱스 호황에 힘입어 2020년 12월 294%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2021년 9월 156%까지 줄였지만 작년 업황 악화로 부채비율이 늘었다. 특히 현재 상황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면서 재무건전성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효성은 회사의 지분 절반 이상을 총수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체제다. 회사에 따르면 작년 6월 말 기준 효성 최대주주는 조현준 효성 회장이 21.94%,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21.42%, 조석래 효성 전 회장 9.43% 등이다. 총수 일가가 보유한 지분이 52.79%로 지배력이 매우 높은 셈이다.

여기에 지주사 효성이 주요 계열사로 이어지는 출자구조인 데다 총수 일가가 직접 보유한 주요 계열사 지분도 적지 않다. 지주사 효성과 총수 일가가 보유한 효성화학, 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의 지분은 각각 44.77%, 44.69%, 44.68%에 달한다. 지난해 들어서는 총수 일가가 계열사 지분을 꾸준히 장내 매수함으로써 그룹 지배력을 높였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은 효성그룹 3세로 각각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사내이사직에 작년 3월부터 이름을 올렸다. 총수 일가가 계열사 사내이사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이사회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에 당시 국민연금은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회사 주주총회에서 무난하게 통과됐다. 국민연금은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 지분을 각각 9.46%, 8.43%씩 보유하고 있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 [출처=효성]
조현상 효성 부회장. [출처=효성]

재계 일각에선 두 형제가 계열사 사내이사직을 역임하는 건 책임 경영의 일환이라고 치켜세웠지만 되려 실적 악화로 '총수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강조한 국민연금의 의중도 문제다. 국민연금은 기관투자자가 기업의 의사 결정에 개입하는 제도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2018년 도입했다. 국민연금은 '법령상 위반'을 근거로 기업가치가 훼손될 경우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는데, 차후 의사 결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사법리스크도 골칫거리다. 조 회장은 횡령·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지난 2020년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여기에 계열사를 이용해 개인회사를 부당지원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2심에서 벌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했던 시민단체의 부정적 여론이 잦아들긴 했지만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다시금 점화될 수 있는 형국이다.   

리스크 돌파를 위해 신사업 성과가 더욱 중요해졌다. 앞서 효성첨단소재는 작년 10월 우주 산업 분야에서 우주발사체와 위성체 등 개발에 필수 소재로 거론되는 초고강도 탄소섬유를 개발해 우주∙항공 소재 국산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발사체의 알루미늄 등 기존 소재와 비교해 훨씬 가벼우면서도 높은 탄성과 강도를 지녀 발사체의 무게를 최대한 덜면서 높은 하중을 견디고 추진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 관계자는 "작년 실적 하락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석유화학 업황 악화와 소비 침체 등이 영향을 끼쳤다"며 "올해는 중국은 제로 코로나 해제와 경기 회복 전망에 원자재값도 점차 안정을 찾고 있어 충분히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