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외선 드론으로 실종자 찾고 구호 물품 전달도
스마트폰 위치 추적으로 건물·층수까지 파악 가능
최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강진이 발생해 사망자만 2만8000명을 넘어섰다. 유엔에 따르면 인명 구조의 골든 타임인 72시간이 지난 이후 사망자 수는 두 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인류의 수명을 연장시켜 줄 로봇·드론·통신 등 첨단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까지 미래 기술이 침투해 생존력을 증가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영국 아이티 매체 '와이어드' 등에 따르면, 전세계 테크업계 종사자들이 자신의 직업을 활용해 구조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은 '오픈 소스'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통신 추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구조자를 찾은 뒤 지도에 해당 위치를 표시해준다. 또 구조대들이 현재 어디에 집중돼있는지도 노출시켜 구호단체와 연결시켜준다.
우리나라도 최근 한양대 문희찬 교수 연구팀이 이동통신 신호로 휴대전화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기지국 셀, 와이파이, 위성 GPS 신호로 주변 2Km까지 좁혀졌던 정확도를 한층 높여 수평 측위 10m, 수직 측위 1.5m 오차범위 이내까지 좁혔다. 이를통해 현장에 출동하는 구조대원은 구조 요청자가 위치한 건물, 층수, 호수까지 알아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구진은 "긴급구조용 위치 파악 기술을 실용화 시키기 위해선 정부와 통신사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추후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찾거나 치매 노인 및 미아 방지, 반려동물 유기 등을 방지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지하 터널이나 지하 주차장과 같이 통신이 두절될 수 있는 공간에서의 실내 내비게이션으로도 활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건물 붕괴 등 매몰 사건 발생 경우, 구조대원들은 통로 개척과 요구조자의 상황 파악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잦다. 최근 미국과 영국 연구진이 개발한 100원짜리 동전 크기만한 소형 로봇 '클릭 비틀'이 이같은 구조대원들의 고충을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로봇은 딱정벌래목에 속한 '방아벌레'를 공학적으로 재현한 것으로 무게 1.6g, 몸길이 2cm에 불과하다. 하지만 점프 높이가 무려 90cm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구진은 "건물 붕괴로 인한 재난 현장에 투입될 경우 무너진 기둥과 벽이 만든 잔해 속에 들어가 장애물을 뛰어넘어 매몰자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면서 "단기간에 걷어낼 수 없는 콘크리트 잔해가 매몰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가장 큰 방해요소인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드론의 위협적인 살상 본능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드론은 이처럼 사람을 해칠수도 있지만 사람을 구할 수 도 있는 두 얼굴을 지니고 있다. 최근 개발된 소방 드론의 경우 열화상 및 광학카메라 장착, 자동 이·착륙, 경로 비행 등의 기능을 갖췄다. 아울러 고고도 영상 및 입체적 현장 분석으로 실종자 수색 시 지휘체계에 효과적 도움을 주고 있다.
드론 이미지 전문 기업 DJI가 공개한 'DJI 드론 인명구조 맵'에 따르면, 총 29개국 444명이 드론 도움 덕분에 목숨을 구하고 235명 이상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1명의 성인과 3명의 아이가 실종됐다가 적외선 기능이 탑재된 드론에 발견돼 구출됐다. 수색 기능 뿐만 아니라 드론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매몰된 사람에게 의약품 등을 전달해 도움을 주기도 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도 재난치안용 멀티콥터 무인기 'MC-3'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 드론은 기존 상용 드론으로 감당하기 어려웠던 붕괴위험, 실내탐색, 화재, 통신음영, 유해화학물질 유출, 해양 환경 등에 대응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 안전을 드론이 책임 잘이 멀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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