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분석] 워런 버핏의 TSMC 대량 매도, 반도체 시장에 주는 의미는?
[WIKI 분석] 워런 버핏의 TSMC 대량 매도, 반도체 시장에 주는 의미는?
  • 이강산 기자
  • 승인 2023.02.16 14:08
  • 수정 2023.02.1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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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회장 지난해 매수한 TSMC 주식, 한 분기만에 대부분 매도
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워런 버핏의 이번 투자는 이례적이라는 평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 악화·반도체 불황 장기화 등이 매도 배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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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지난해 3분기 매입했던 TSMC 주식을 같은해 4분기 대량 처분했다. 투자업계는 한 번 매수한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것으로 유명한 워런 버핏이 한 분기만에 같은 종목 지분을 대폭 줄인 것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14일(현지시간)에 지난해 4분기 중 TSMC 주식을 5180만주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워런 버핏이 지난해 3분기 매수했던 TSMC 주식 지분의 86.2%에 해당한다. 

업계는 이러한 워런 버핏의 단기 투자 선택을 이례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워런 버핏이 평소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해 장기 보유 후 매도해 차익을 얻는 '가치 투자' 방식을 주로 사용해왔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이 TSMC 주식을 3분기에 매수해 4분기에 매도한 이유는 무엇일까.

워런 버핏이 그간 빅테크 분야 투자에 신중했던터라 버핏이 지난해 3분기 TSMC 주식을 매수한 배경에 대해 당시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TSMC가 이룬 '경제적 해자'·미국의 반도체 시장 지원·반도체 업황 회복세 등을 이유로 제시했다.

워런 버핏은 경쟁업체가 따라잡기 어려운 진입 장벽, 즉 '경제적 해자'를 이룬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성향을 보여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6.1%로 2위인 삼성전자의 15.5%보다 40%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와 기술 개발 등 TSMC를 추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업계는 단기간에 삼성전자가 TSMC를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미국은 지난해 8월 반도체 칩과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이하 '반도체 지원법')을 통과시켜 반도체 공장을 미국에 설립하는 기업에 자금 지원 및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미·중 기술패권 전쟁을 위한 미국의 전략이 상대국 제재에서 동맹국 투자 회유로 변화했고 그 중심에 비메모리 반도체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SMC는 미국 기업 애플 사를 최대 고객으로 보유하고있으며 2024년까지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또한 워런 버핏은 반도체 산업의 시장 변화 주기인 이른바 '반도체 사이클' 상 현재를 장기적인 호황에 접어든 시기라고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1970년대 이후 반도체 시장은 반도체 성장률이 4년마다 최고에 이르고 다음 해 또는 그 다음 해에 성장률이 최하로 떨어지는 최소 4년에서 최대 6년 주기의 호황·불황 사이클을 보이고있다. 이렇듯 반도체 산업은 매우 규칙적으로 순환돼왔는데 워런 버핏은 TSMC 주식 매수 당시를 장기적 관점에서 호황에 접어든 시기로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워런 버핏의 긍정적 투자 전망에도 불구하고 한 분기만에 대부분의 TSMC 보유 지분을 매도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중국·대만 군사적 긴장감 고조에 따른 TSMC의 지리적 리스크와 반도체 시장 불황 장기화가 그 이유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관계가 더욱 악화된 이후 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 도발이 이어졌고 최근엔 중국이 미국과 캐나다에 정찰 풍선을 띄운 사실이 알려지며 미·중 관계 역시 더 깊은 수렁으로 빠졌다. 미국이 반도체 수요 대부분을 TSMC의 대만 공급망을 통해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양안관계와 미·중 관계 악화는 대만에 위치한 TSMC에 큰 지리적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다.

이어 워런 버핏의 반도체 시장에 대한 예측이 엇나갔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일부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주요 팹 재고 증가와 수주 취소 등 불안정한 요소들로 인해 반도체 시장이 기존의 사이클을 이탈해 장기적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예상하고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3배에 달하는 엄청난 영업이익을 기록한 TSMC가 지난달 반도체 수요 둔화로 5% 감소한 올해 1분기 매출 실적 전망을 내놓은 상태다. 이는 업계 불황에 비교적 강한 TSMC조차도 이겨내기 힘든 반도체 불황이 이어진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워런 버핏은 TSMC 외에도 쉐브론·액티비전 블리자드·크로거 등의 지분도 일부 매각하고 애플 주식은 추가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런 버핏은 애플 2080만주를 추가 매수해 지분율을 5.8%까지 높였다.

[위키리크스한국=이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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