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에도 QD-OLED·전장용 디스플레이 등 제품 현황 점검
3월 국내 OLED TV 출시…'2025년까지 13조 투자' 성과 챙길 듯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OLED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했다. [출처=삼성전자]](/news/photo/202302/135584_123274_1919.jpg)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TV 사업을 점검하며 다음달 출시할 주력 신제품을 직접 챙기고 있다. 반도체 한파로 위기에 빠진 삼성전자를 디스플레이, TV 사업에서 만회할 행보다.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하는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삼성 디지털시티(본사)를 찾아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경영진과 TV 신제품을 살펴봤다. 이 회장은 가격과 경쟁사 대비 경쟁력, TV 전반의 소프트웨어(SW)와 사용성(UI) 개선 현황 등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리모컨을 만지며 "사용자가 채널·볼륨키를 제일 많이 사용하다 보니 무심코 잘못 누르는 경우가 있다"며 "디자인할 때 디테일까지 신경쓰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직접 특수 제작된 안경을 착용하고 시각장애인 특화 기능인 '릴루미노' 모드를 체험하고 장애인 고객의 피드백도 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3월 9일 네오 QLED,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2023년형 TV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국내 OLED TV 신제품 판매는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7일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현장경영에 나섰다. 당시 주요 경영진들과 ▲IT기기용 디스플레이 시장 현황 ▲전장용 디스플레이 사업 현황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로드맵 등을 논의했다. 그는 핵심 제품을 개발하는 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고 말하며 '미래 핵심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OLED 생산은 이 회장이 해당 디스플레이 투자 선언 이후 2년여 만에 이뤄졌다. 이 회장은 2019년 10월 QD(퀀텀닷) 디스플레이 개발에 2025년까지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 3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찾아 시제품을 직접 살펴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같은해 7월엔 QD 설비를 해당 사업장 라인에 반입하며 시범 생산을 시작했고, 2021년 10월 양산식을 거행해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8월26일 충남 아산에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해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의 기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출처=삼성전자]](/news/photo/202302/135584_123275_1940.jpg)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 업체의 LCD(액정표시장치) 저가 공세로 수익성이 떨어진 시장에서 QD-OLED로의 전환을 추진해 왔다.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 OLED와 달리 청색 OLED 소자를 발광원으로 사용한다. 특히 잉크젯 프린팅 기술로 완성한 'QD 발광층'으로 색상이 한 층 더 선명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회장이 직접 QD 디스플레이 투자를 밝힌 만큼 삼성전자는 QD-OLED 판매량 증가가 절실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북미 지역에서 QD-OLED TV를 사전 출시한다고 밝히며 공식 판매에 들어갔다. 이후 유럽까지 출시를 확장했지만 판매량은 35만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점검도 TV 신제품 구매를 북돋우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최근 국내외 주요 사업장을 잇따라 찾아 직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 있다. 지난해 10월 회장 취임 첫 방문지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을 찾았고 11월에는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12월에는 아부다비에 위치한 삼성물산 바라카 원전 건설현장과 베트남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생산공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직접 격려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출시한 55·65형 외에도 지난달 초 CES 2023에서 처음 공개한 77형 OLED TV도 하반기 출시 가능성이 있다. OLED TV 시장에서 수요가 가장 높은 50~60형대는 물론 초대형 제품까지 확보, '네오 QLED'와 함께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포부다. 시장조사업체는 트렌드포스는 올해 OLED TV 출하량을 700만대로 전망하며 오는 2027년에는 980만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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