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FOCUS] “바다 위에서 전력을 만든다고?”…건설업계, ‘해상 풍력 발전 사업’ 정조준
[건설 FOCUS] “바다 위에서 전력을 만든다고?”…건설업계, ‘해상 풍력 발전 사업’ 정조준
  • 김민석 기자
  • 승인 2023.03.03 12:57
  • 수정 2023.03.04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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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발전 ‘미래新성장동력’ 부상…정부도 ‘시너지 창출’ 지원
SK에코플랜트 ‘해상 하부구조물’ 사업 힘준다…‘삼강엠엔티’ 띄우기
현대건설, ‘부유식 발전 사업’ 낙점…일본 전문가 영입해 경쟁력↑
대우건설‧한화 건설부문도 ‘눈독’…해상풍력 관련 프로젝트로 첫 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최근 건설업계가 해상풍력발전, 해양 부유식 구조물 건설 등의 해양 인프라 구축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며, 일찌감치 시장 선점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해양 인프라 사업은 EPC(설계·조달·시공) 과정과 구조물 제조 등 큰 틀에서 건설업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돼 건설 회사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기술 개발을 진행하며 특허 출원까지 가능하다.

게다가 국내외 경제 상황으로 인해 부동산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건설업계에는 해상풍력사업이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 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포함시킨 부유식 산업단지 구축 사업이나 해상풍력발전단지 구축 프로젝트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 밖에도 건설사들은 해양 인프라 사업을 수행하는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관련 연구활동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 활동을 펼치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해상풍력발전은 육상풍력발전에 비해 소음 발생이나 경관 훼손 등의 환경적 요인에서 자유로워 발전단지를 대규모로 키울 수 있고, 이를 통해 전력 생산에 필요한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현재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정부 당국이 해상풍력 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것도 호재다. 정부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주요 과제로 ‘2050탄소중립 에너지기술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부유식 기술을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것이다. 풍력 터빈 관련 산업은 현재 소재, 부품 및 시스템에 다각적으로 활용될 뿐 아니라 발전사업, 건설업, 금융업, 운영 및 유지보수, 표준화·인증 그리고 연구개발 자문 등 종합적인 산업 생태계 구축이 요구되는 분야라는 점에서 시너지 창출을 모색할 수 있는 핵심 먹거리로 떠오른 것이다.

실제로 2021~2025년 글로벌 신규 풍력 발전 전망에 따르면, 15.7% 증가율에 그친 육상풍력발전에 비해 해상풍력발전은 113.4%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성장세가 가파르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 역시 글로벌 해상풍력 설비용량이 2020년 35GW 규모에서 2030년 270GW, 2050년 2000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면서 해상풍력발전 시장이 잠재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SK오션플랜트(구 삼강엠엔티)가 제조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재킷. [사진=SK에코플랜트]
SK오션플랜트(구 삼강엠엔티)가 제조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재킷. [사진=SK에코플랜트]

국내 건설업계 중에서는 SK에코플랜트가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고삐를 쪼으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자회사 삼강엠엔티를 앞세워 일본에 28조원 규모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공급 계약을 따내며 사업권을 확보했다. 해당 사업은 일본 NSE 기업이 기타큐슈 지역에 설치할 220MW급 풍력단지용 ‘재킷 컴포넌트’ 제작을 SK에코플랜트에 일임한 것이 주요 골자다. 2021년 홋카이도 이시가리 지역에 해상풍력단지용 핀파일 세트를 구축하는 프로젝트 이후 다시 한번 일본 시장에서 수출 실적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해상풍력발전기는 바다 속에 강철을 기반으로 만든 하부구조물을 고정시킨 후 수면 위에 타워를 설치하고 그 위에 날개와 터빈을 추가해 가동하는 방식이다. 기타큐슈 지역 해상풍력발전의 경우, 수심이 깊어 3~4개의 지지대를 가진 ‘재킷’으로 지탱해야 한다. 이러한 복잡한 시공을 위해서는 기술력과 함께 건설 노하우가 중요한 만큼, SK에코플랜트가 갖춘 해상풍력발전 사업 포트폴리오는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올해 1월 초에는 일본에서의 수주 직후 삼강엠엔티는 ‘바다’와 ‘심는다’는 뜻을 합친 ‘SK오션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하며. 해상풍력발전 전문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했다. 모기업인 SK에코플랜트가 해상풍력 사업개발 역량과 관련 핵심기자재 생산,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 생산기술 등 밸류체인을 보유하게 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SK오션플랜트는 진행해왔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사업은 물론 부유식 해상풍력과 해상변전소 구축 프로젝트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세운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 중인 ‘네옴시티 옥사곤‘ 조감도. [사진=네옴시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 중인 ‘네옴시티 옥사곤‘ 조감도. [사진=네옴시티]

바다에 띄운 부유체 위에 풍력발전기를 연결해 전력을 생산하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이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추진 중인 ‘네옴시티’ 건설 계획에 포함된 해상 부유식 산업단지 ‘옥사곤’ 구축 프로젝트 등의 부유식 인프라 사업도 각광받고 있다.

해당 분야 사업 진출이 뚜렷한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이전부터 해양 인프라 개발을 위해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 호주 퀸즐랜드대학 등 해외의 대학들과 더불어 국제공동연구를 함께하며 부유식 구조체 산학연구활동을 수행해왔다. 이를 토대로 2018년 인천항 국제여객부두에 200m 길이의 부잔교 선박을 접안시켜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4기의 콘크리트 일체형 부잔교를 준공했고, 2021년에는 싱가포르 정부가 발주한 ‘콘크리트 부유식 계류장 실증 설계’를 완료하는 등 부유식 인프라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에는 일본에서 부유식 인프라 분야 전문가인 ‘가시와기 마사시’ 교수를 영입하며 역량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오사카대‧규슈대 교수로 재직 중인 가시와기 교수는 조선해양공학회 회장까지 역임한 조선해양공학 석학으로, 일본에서 거대 해상도시 건설을 위해 진행한 ‘메가플로트 실증 프로젝트’에도 설계‧기술 개발을 위해 참여하며 풍부한 현장 경험을 쌓았다. 현대건설은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사업 경험과 함께 가시와기 교수와의 협력을 통해 부유식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인천 옹진군 굴업도 전경. [사진=옹진군]
인천 옹진군 굴업도 전경. [사진=옹진군]

한편, 다른 건설사들도 해양 인프라 사업에 후발주자로 나서며, 격차 좁히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2021년 씨앤아이레저산업·SK디앤디 등과 함께 ‘인천 굴업도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위한 공동개발’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지난해에는 전북 군산대학교와도 군산 지역의 해상풍력 공동 개발을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산학협력 형태로 사업모색에 나서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도 노르웨이의 국영 에너지기업인 에퀴노르와 국내 해상풍력 공동개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2조원 이상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400MW급 신안 우이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 양사는 기술 공동개발, 공동투자 등에 함께하며 한화 건설부문이 추진하는 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한화 건설부문은 고흥‧보령‧영광‧영월 등의 지역에서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며 오는 2030년까지 총 2GW 규모의 풍력발전단지 개발에 나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해양 인프라 사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사실 육상에서의 분양이나 재개발‧재건축 같은 도시정비사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건설 업황이나 부동산 경기 등 경제 흐름에 많이 좌우되지만, 해양 인프라 사업은 육상보다 경기 흐름을 덜 타는 경향이 있다. 이후에도 건설사들은 해상 하부구조물‧터빈‧부유식 인프라 등의 프로젝트를 지속하며 점점 사업 영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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