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프리즘] "날씬해지려는 욕망에서 탈출하는 방법은?"...다이어트 강박증을 이겨낸 사람들 이야기
[헬스 프리즘] "날씬해지려는 욕망에서 탈출하는 방법은?"...다이어트 강박증을 이겨낸 사람들 이야기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3.19 07:01
  • 수정 2023.03.19 0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다이어트 욕망에서 성공적으로 탈출해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약간 동화처럼 들리기도 한다.

CNN방송은 최근 다이어트 강박증을 이견낸 사람들에 대해 보도했다.

칼로리를 염두에 두지 않고 먹으면서도 자신을 관리할 수 있을까? 날씬해지려는 욕망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스스로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잠에서 깰 수 있을까?

뉴저지주 퍼래머스에서 활동하는 신체 이미지 강사 브리 캄포스는 다이어트 강박증에서 벗어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목표라고 말한다. 목표는 단순히 스스로의 몸에 만족하거나 다이어트 문화에서 오는 체중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만이 아닐 수도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진짜 문제는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자기비하적 감정을 가지는 데 있을 수 있다고, 그녀는 강조한다.

다이어트 문화는 날씬한 몸이 더 훌륭하고, 뚱뚱하면 부끄럽기 때문에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먹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회적 인식을 가리킨다. 미국 섭식 장애 협회(National Eating Disorder Association)에 따르면 이러한 인식에 얽매이는 것은 특히 섭식 장애를 조장하고 그로부터의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마른 사람이고 살찐 사람이고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해롭다고 한다.

이상적인 몸매를 달성·유지하겠다는 다짐은 공허한 약속인 경우가 많다. 단기간에 체중을 급격히 줄이면 그만큼의 체중이 다시 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17년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체중 감소 노력의 결실은 느리고 지속적일 때 더 성공적인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일부 연구에서는 심장 질환 및 암과 같은 질병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체중 감량을 권장 하지만, 건강 유지가 반드시 체중 감량과 관련이 있다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부끄러움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캄포스는 다이어트 문화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비슷한 목표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다음은 이처럼 다이어트 문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직관적 식사(intuitive eating)’

셔네이 플론은 의사로부터 뚱뚱한 몸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암시를 받은 뒤부터 다이어트 문화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그녀는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을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의료계의 분위기에서 환자가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를 저울에 표시된 제 몸무게 이상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플론은 텍사스 휴스턴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녀의 직업은 환자의 체중을 재고, 의료 차트에 비만에 해당하는지 표시하고, 자신이 잊으려고 했던 것과 동일한 다이어트 전술을 가르치는 일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플론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어떻게 하면 내 자신을 관리하고 환자를 잘 보살피며 여전히 성행하는 다이어트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할까?"라고 묻고 했었다. 결국 그녀는 다이어트가 결코 효과적인 방안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건강하게 살면서 부끄러움 없이 환자들을 대하면 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플론은 배고플 때 먹는다는, 신체의 자연스러운 신호에 의존하는 식습관 철학인 ‘직관적 식사(intuitive eating)’에 대해 알게됨으로써 개인적 삶이나 직장 생활 모두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생각을 바꾼다고 해서 섭식과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관념(intrusive thoughts)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플론은 음식을 대하고 식욕을 달래기가 전보다 쉬워졌다고 말했다. 

플론은 이제 환자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거나 실패한 것처럼 느끼게 하지 않는 방식으로 환자들이 건강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수는 있었지만, 모든 사람을 다이어트 강박증에서 구해낼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가는 80대 여성에 대한 기억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습니다. 그녀는 ‘살이 빠지고 있어 너무 좋아요. 전에는 약간 통통했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생명이 다해가는 순간까지 다이어트 강박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한 환자에 대한 기억을 이렇게 떠올렸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유해한 환경에서 벗어나기

매사추세츠 주 애머스트에서 활동하는 공인 영양사인 아만다 미트만은 아들이 태어난 후 다이어트 문화에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산모 입장에서 제한적인 식사 방식을 고집할 수만은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산후 체중이 줄지 않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우리 모두는 여전히 유해한 환경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표현했다.

미트만이 생각하는, 다이어트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는 첫 단계는 방송·연예 업계, 광고, 심지어 친구 및 가족과의 대화에서 주변에 다이어트 문화가 팽배해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그리고 오즈의 마법사의 커튼이 젖혀진 것처럼 이를 깨달은 뒤 미트만의 행동은 이전과는 달라졌다.

그렇다고 그녀가 다이어트를 완전히 포기하고 자신의 몸을 온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은 아니었다. 다이어트는 항상 그녀에게 마법 같은 해결책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즉, 살을 빼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는 환상 말이다. 그 꿈을 포기하고, 다르게 살다 살이 빠지지 않고 오히려 살이 찔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공포스러웠다.

그러나 미트만은 다이어트 문화로부터 자유로운 커뮤니티를 발견하고, 소셜 미디어의 관심사를 의식적으로 다이어트로부터 멀리하면서 익숙한 것으로부터 멀어질 때 오는 서글픔을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아직도 ‘살을 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할 만큼 했고 나는 이제 더 이상 그 길에 들어설 수 없다.”라고 스스로를 다잡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화려한 자신감은 아니라고 말했다. 

“졸업식처럼 학사모와 가운은 없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과업입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쉬워집니다.”

거울에 비친 모습

대학에서 조정 선수로 뛰었던 산드라 티즈는 가벼운 체중을 유지하다가 다이어트에서 멀어지면서 어느 정도 다시 살이 찌기 시작했다.

“체중 증가로부터의 손쉬운 탈출구는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하고,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지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먹는 것을 줄이는 겁니다.”

티즈는 이렇게 말했다.

“스스로를 관리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절제를 해야겠다는 각성은 주로 자신을 비추어볼 때 나온다고 그녀는 말했다. 지나다니는 창문이나 작업실의 거울, 심지어는 집에서 샤워 후에 비친 모습들 모두가 그녀의 몸 상태를 보여주며 자극을 주었다. 그녀는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식사를 조금 더 해도 되는지 아니면 운동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했다. 그리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들과 씨름하는 날은 그녀는 천장을 보고 ‘이상적인’ 몸에 더 가까워지기 위해 다음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떠올리며 밤을 보냈다.

현재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켈로나에서 ‘직관적 식사(intuitive eating)’ 상담사 일을 하고 있는 티즈는 대학에서 ‘직관적 식사’ 개념을 처음 접하면서 “음식과 몸이 평화롭게 화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깨달음을 얻었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여전히 느낌대로 움직이는 방법, 몸이 필요로 하는 것을 먹는 방법,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방법을 학습하는 중이라고 느낀다.

그녀는 한편으로는 거울은 그녀의 고민을 풀어주는 열쇠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제 집에 있는 거울에 서면 다음과 같은 묻곤 한다. 

“느낌이 어떤가? 몸의 어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가? 내 몸이 어디가 얼마나 나쁜가? 지금이 많이 불편한가?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그녀는 이제 이런 감정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때로 그녀는 모든 질문에 기꺼이 답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날은 그녀는 긍정적 분위기를 유도하기 위해 스스로 다짐하는 소리를 한다고 한다.

“나는 내 몸과 음식에 대해 매우 자주 생각합니다.”

티즈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제 목소리 톤이 바뀌었습니다. 스스로 무너지기보다는 자신감과 힘을 느끼는 목소리로 바뀐 겁니다.”

이길 수 없는 싸움 하지 않기

다니 브라이언트는 몸에 대한 걱정 때문에 창의적인 꿈을 실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을 많이 했지만, 반대로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

어린 시절 연극에 열정을 가졌던 브라이언트는 연출자, 합창 교사, 의상 담당자로부터 비슷한 메시지를 들었다. 그들은 그녀가 재능은 뛰어나지만 성공하려면 날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이언트가 처음으로 섭식 장애 징후를 보였을 때 그녀는 겨우 9살이었다. 그녀는 성장한 뒤 대학 2학년 때 극장에서 경력을 쌓는 과정에서 거식증에 걸렸다고 들려주었다.

브라이언트는 다이어트 강박관념을 극복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고, 몸의 문제와 섭식 장애 경험을 중심으로 시카고에서 극단을 꾸몄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의 성공은 자기 몸에 대한 자신감이 관건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의 치유는 실제 경험을 공유하고 그 주위에 커뮤니티를 구축하고, 다이어트 생각을 천천히 잊는 데 있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브라이언트는 다이어트 강박증을 치유하는 여정에서 어머니와 함께 뉴욕의 엘리스 아일랜드(Ellis Island)로 여행을 가서 결정적 순간을 맞이했다. 그곳에서 몇 세대 전에 미국에 첫발을 디딘 그녀 선조의 가족사진을 우연히 발견했던 것이다.

그 사진에서 그녀는 할머니, 어머니, 그리고 자신의 몸을 꼭 닮은 증조할머니를 만났다고 한다.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몸은 스스로의 선택이나 다이어트 이상의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은 그녀 가족의 DNA 및 역사의 결과였던 것이다.

그녀는 당시 예전의 어린 소녀로 돌아가 그 사진을 보여주면서 결코 이룰 수 없는 날씬한 몸을 위한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매달리지 말라고 조언해주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