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국제앰네스티, 일본 출입국청 억류자들에 대한 인권 말살 심각
[월드 프리즘] 국제앰네스티, 일본 출입국청 억류자들에 대한 인권 말살 심각
  • 최정미 기자
  • 승인 2023.03.19 06:57
  • 수정 2023.03.1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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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참의원 본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본 참의원 본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최근 이민자들의 억류를 더 강화하기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가운데, 망명 추구자 및 그 밖의 이민자들이 일본의 잔혹한 이민 시스템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고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보고했다.

30명이 넘는 이민자 및 망명 추구자들이 최근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인터뷰에 응했는데, 몇 년 째 구금되어 있는 이들 중에는 혹독한 환경과 정책으로 단식 투쟁에 들어가고 자살 시도를 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의회가 이민자들의 권리를 약화시키는 새로운 난민 및 이민 법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제앰네스티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국제앰네스티 일본 지부 대표 나카가와 히데아키는 “이민자들은 일본에서 난민 지위를 주장하는 것이 어떻게 암울한 모습인지 그려왔다. 도움을 받는 것은 고사하고, 감옥 같은 이민 시설에서 무단적이고 끝없는 구금을 당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일본의 이민자 억류 시스템이 개혁돼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증언으로 명백하지만, 일본 당국은 그 대신 망명 추구자나 그 밖의 불법체류자들을 구금을 계속 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 법안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라고도 말했다.

일본 정부는 불법체류자들을 무기한 구금할 수 있는 출입국 관리 및 난민 인정법의 개정 법안을 빨리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망명을 추구하려는 사람들도 대상이 되며, 이 법안은 무단적이며 국제법 위반인 무조건적 구금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국제앰네스티는 말했다.

일본 정부는 2021년 2월 처음 이 개정 법안을 제출했으나, 억류돼 있던 33세의 스리랑카 여성 망명 희망자 위시마 산다말리의 죽음으로 대중들의 공분을 사면서 철회했다. 

산다말리는 구금돼 있는 동안 지속적으로 고통을 호소했지만, 의료 조치를 거부당했다. 그는 의사 진료를 위한 임시 석방을 청원하는 신청서를 수차례 썼었다. 고통과 함께 손으로 쓴 그의 마지막 신청서의 글씨는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2022년 8월 내부 조사로 구금 시설 관리자들이 의도적으로 산다말리의 요청을 거부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사망 조사 보고서에는 이들 관리자들이 산다말리가 나가기 위해 꾀병을 부리는 것으로 여겼으며, 자신의 처지를 알게 하기 위해 임시 석방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 법안은 6월까지로 정해져 있는 현 의회 개회 기간 중에 통과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의 조사는 현재 이민 시설에 억류 중이거나 2022년 10월에서 11월 사이 억류됐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또한 법무부 산하 출입국 재류 관리청 관리자들과 억류자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NGO 멤버들과도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이러한 인터뷰를 통해 무단적이고 무기한적인 구금, 폭행 및 의료조치 거부 등의 관리자들의 비인도적 행위를 포함한 인권침해 정황들을 기록했다.

일본의 난민 수용률은 2021년 자료 기준 G20 국가들 중 최하위이다. 2021년 74건의 신청이 받아들여졌고, 만 건 이상이 거절됐다. 즉, 성공률이 1% 미만이라는 것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인터뷰를 하면서 징벌(懲罰)을 뜻하는 ‘쵸-바츠’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다고 했다. 독방 감금 등 이민 관리자들이 억류자들에게 가한 소위 처벌들을 말하는 것이다.

억류됐었던 한 네팔인은 운동 시간에 운동을 멈추지 않았다고 물리적 폭력을 당하고 징벌방에 보내졌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왔고, 나는 맞고나서 독방에 보내졌다. 이후 기억이 사라졌는데, 내가 독방에 있었을 때는 6시간이 지난 후였다. 또한 나는 그저 의료조치와 음식에 대한 처우가 잘못됐다고 말한 것으로 여러 차례 독방에 갔었다”라고 말했다.

산다말리 사건 이후 일본의 출입국 관리청은 의료 조치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인터뷰한 사람들 중 누구도 개선된 의료 조치를 받지 못했다고 국제앰네스티는 말했다.

소말리아에서 온 한 남성은 “우리는 동물처럼 취급됐다. 그곳에는 공부하고 배울 곳이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이곳에 있으면 세뇌가 된다”라고 말했다.

억류자들이 시설을 나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방법 중 하나는 임시 석방이다. 그러나 이는 승인받기 힘들고 명확한 기준도 없다고 한다.

풀려났어도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없다고 한다. 재정적 지원은 물론이거니와 일을 할 수 없으며, 의료보험이나 그 어떤 공적 지원도 받을 수 없다.

한 억류자는 “억류에서 풀려나는 유일한 방법은 아프거나 단식 투쟁으로 죽을 지경에 이르는 것이다. 임시 석방이 된다고 해도, 회복될 시간 2주만 겨우 허용된다”라고 말했다.

일본 출입국 관리청은 지난 5년 동안 단식으로 인한 사망이 한 건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의 인터뷰에 따르면, 다른 억류자들의 자살 시도를 목격한 사람들도 있었으며, 스스로 자살 시도를 했다고 말한 사람도 있다. 목을 매달거나, 질식, 약물 과다복용, 세제 음용, 심지어 스스로 목을 긋는 등 여러 극단적인 방법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11월 18일 50대 이탈리아 남성이 도쿄 출입국 관리청에서 자살했는데, TV 전선으로 목을 매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남성은 자살 바로 전에 임시 석방이 거절됐다고 한다.

2007년 이후 일본의 출입국 관리 시설에서 17명이 사망했으며, 이 이탈리아 남성 사례가 6번째인 것으로 전해진다.

나카가와는 “이들의 이야기는 일본 정부가 이민자들에 대한 자동적인 장기 억류를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어떠한 경우든 억류는 되도록 짧은 기간 동안 돼야 하며,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모멸적 처우는 없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억류자들은 구금환경과 적법성, 기간에 대해 호소할 권리가 있어야 하며, 적절하고 즉각적인 의료 조치를 받아야 한다. 일본 정부가 제안한 개정 법안은 이러한 것들 중 어느 것도 성취되지 않는 것이다. 즉각 폐기하고 망명자들과 불법체류자들을 존엄성으로 대하는 법으로 대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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