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우리나라 전기요금 ‘싸다? or 비싸다?’…한국전력, OECD 회원국과 비교 결과 “많이 싸다”
[이슈 분석] 우리나라 전기요금 ‘싸다? or 비싸다?’…한국전력, OECD 회원국과 비교 결과 “많이 싸다”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3.03.18 10:35
  • 수정 2023.03.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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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력판매가 kWh당 64원 인상 ‘적자 부담’ 일부 해소
산업부 책정한 올해 ‘최소 51.6원/㎾h’ 전기료 인상 불가피
韓 가정용 전기료, ㎿h 당 102.4달러…OECD 평균 172.8달러
멕시코 다음 싸다…미국·프랑스·독일 比 각각 79%·51%·31%↓
韓 산업용 전기료 ㎿h 당 94.8달러…OECD 34개국 中 23위
전기요금 인상 CG. [사진=연합뉴스]
전기요금 인상 CG. [사진=연합뉴스]

최근 들어 전기 수요는 갈수록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 고조되면서 에너지 발전연료의 공급은 위축돼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전례없이 치솟고 있다. 이에 정부 당국과 한국전력은 우리나라 전기는 해외에 비해서도 매우 싼 가격인 데다 발전연료 가격이 갈수록 비싸게 형성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만큼 전기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시사한 상태다. 한전이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해외 주요 국가들의 전기요금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전기요금 수준은 OECD 가입국이나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13.1원 올렸다. 정부당국이 올 1분기 전기요금을 9.5% 상향하며, 역대급 인상에 나선 것이다. 이에 한 달 평균 307㎾h를 쓰는 4인 가구가 내야 할 주택용 전기요금은 월 4만6382원에서 5만404원으로 약 4022원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력기반기금 3.7%와 부가가치세 10%는 제외된 것이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 규모는 지난해 4분기와 대비 9.5% 오른 것이다. 이는 제2차 오일쇼크로 분기당 평균 14.7%가 올랐던 1980년대 이후 42년 만에 최대치로 인상된 것이다. 2022년 한 해 동안 전기요금이 세 차례에 걸쳐 ㎾h당 19.3원 올랐던 점에 견줘보면 이번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체감 훨씬 더 부담이 가중됐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 내부에서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한국전력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선 이번 인상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부는 내년 3월까지 한전채 발행 잔액을 약 72조원으로 추산하고, 현행법에 따른 한전채 발행 한도를 약 40조원으로 계산해 32조원의 간극을 전기요금으로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통상 전기요금 1kWh당 1원을 올리면 연간 5000억원가량의 한전 매출이 증가한다. 이를 바탕으로 32조원을 메우려면 전기요금을 1kWh당 64원 인상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전은 지난해 적자를 어느 정도 만회하려면 올해 최소 51.6원/㎾h 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전의 적자 해소 차원에선 올 상반기 내에 상당폭의 전기요금 인상이 추진돼야 하는 만큼 2분기 역시 인상될 소지도 다분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단계적 인상을 예고한만큼 2~4분기에도 요금 인상은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1분기에 예상보다 크게 오르지 않아서 아마 2분기에 인상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공공요금 물가 인상에 대한 충격은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한전이 2026년 누적 적자 해소를 목표로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올해 연간 전기요금 인상 적정액(51.6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2분기에 적어도 이와 같은 수준의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는 어떻게든 적자를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적자를 메꾸기 위해선 최소한 51.6원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국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내부적으로 한 번에 올리기보다 단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여러가지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국민 부담을 연착륙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OECD 가입국 가정용 전기요금 동향. [자료=한국전력]
OECD 가입국 ‘가정용 전기요금’ 동향. [자료=한국전력]

이처럼 전기요금이 2분기나 3분기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기요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지도 관심이 쏠린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이다.

17일 한국전력공사가 OECD 산하 기구인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0년 10월 공개한 OECD 국가별 가정용 전기요금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메가와트시(㎿h)당 102.4달러로 집계됐다.

OECD 회원국 평균인 172.8달러 대비 59% 수준의 요금이다. 선진국인 미국(130.4달러)의 79%, 프랑스(199.1달러)의 51%, 일본(253.5달러)의 40%, 독일(333.9달러)의 31%이다. 이는 다른 나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비싸다는 얘기다. 한국보다 싼 국가는 멕시코(62.9달러/MWh)가 유일하다.

IEA 가입국을 대상으로 비교한 2020년 자료에도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kWh당 8.11펜스로 나타났다. IEA 평균은 kWh당 16.27펜스였으며, 우리나라의 2배였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노르웨이(6.44펜스/kWh)와 터키(8.01펜스/kWh) 다음으로 낮았다.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비싼 나라는 독일(26.87펜스/kWh)이었다.

우리나라 전기요금 비교표. [자료=한국전력]
우리나라 전기요금 비교표. [자료=한국전력]

산업용 전기요금으로 넘어가보자.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MWh당 94.8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평균(108.9달러/MWh)보다도 밑돈 것이다. OECD 평균을 100으로 환산하면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87이다. OECD 36개국 가운데 데이터가 파악되지 않은 2개국을 제외하면 34개국 가운데 23위인 것이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국가는 이탈리아(185.1달러/MWh)였다. 이후 일본(164.3달러/MWh), 칠레(159.5달러/MWh), 영국(147.1달러/MWh), 슬로바키아(146.8달러/MWh), 독일(146.0달러/MWh) 등의 순이었다. 반면 노르웨이는 MWh당 60.0달러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저렴하다. 미국(68.3달러/MWh), 스웨덴(70.5달러/MWh), 핀란드(75.5달러/MWh) 등도 싼 편이었다.

지난 2020년 영국 정부가 공개한 IEA의 산업용 전기요금 현황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7.36펜스(100펜스=1파운드, 한화 약 120원)로 집계됐다. IEA 회원국 평균인 kWh당 8.66펜스를 밑돈 것이다.

이는 IEA 가입국 중 해당 연도 데이터가 존재하는 25개국 가운데 17위다. 2019년 조사 당시 산업용 전기요금이 kWh당 14.50펜스로 가장 높았던 이탈리아 등은 이번 집계에서 제외됐다.

OECD 가입국 산업용 전기요금 추이. [자료=한국전력]
OECD 가입국 산업용 전기요금 추이. [자료=한국전력]

25개국 가운데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국가는 독일(13.52펜스/kWh)였다. 일본(12.62펜스/kWh), 영국(12.26펜스/kWh)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산업용 전기요금이 가장 저렴한 국가는 노르웨이(1.57펜스/kWh)였다. 스웨덴(4.91펜스/kWh)과 미국(5.92펜스/kWh), 덴마크(6.01펜스/kWh)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의 경우 가정용 전기세/산업용 전기세 비율이 150% ~200% 구간에 포진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107% 수준이다. 해외도 산업용 전기세를 저렴하게 공급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가정용 전기요금은 국내 산업용 전기세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 비중일까? 그 결과 우리나라는 IEA 회원국(조사 대상 25개국 기준) 가운데 산업용 전기요금(8펜스/kWh)과 가정용 전기요금(8.01펜스/kWh)이 사실상 같은 터키(100%)에 이어 두 번째(91%)로 가정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 비율이 높았다.

사실상 가정용과 산업용 전기요금이 거의 비슷하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가정용과 산업용 전기요금 간 격차는 kWh당 0.75펜스에 불과하다. 이번 조사한 주요국가들의 평균 전기요금을 보면 kWh당 가정용은 16.27펜스, 산업용은 8.66펜스로 가정용 전기요금이 1.9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용과 산업용 전기요금의 격차가 큰 노르웨이와 덴마크의 경우 가정용이 산업용보다 각각 4.1배, 4.0배 비싼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전력 전기요금 인상 CG. [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 전기요금 인상 CG. [사진=연합뉴스]

전기요금에 대한 전기세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다른 국가와 비교해보면 한국 전기요금에 부과되는 세금과 부담금은 15.1원이다. 이는 전기요금의 12.1% 수 프랑스의 5분의1, 일본의 약 4분의1이다.

2017년 기준 프랑스의 가정용 전기요금에 붙은 세금과 부담금은 1㎾h에 79원 꼴로 전기요금의 36%를 차지했다. 일본은 57.1원으로 28.8%, 독일은 210.2원으로 54%, 미국은 27.4원으로 12.7%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비슷한 처지에 놓인 일본 내지는 값싼 셰일가스를 뽑아내 생산하는 미국, 세계에서 원자력 발전 비중이 가장 높은 프랑스보다도 저렴한 비용에 전기를 쓰는 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싼 결정적인 이유는 한전은 발전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원자력과 석탄 발전 비중이 높아서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에너지 비율 가운데 원자력과 석탄 발전 비중은 64.3%다. 미국(38.6%), 일본(33.5%), 독일(35%) 등 다른 주요국의 두 배에 가깝다.

프랑스 가정용 전기요금은 한국의 두 배가 넘는다. 프랑스는 원자력 발전 비중만 67.2%다. 심지어 원자력은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는 방식보다 연료비가 훨씬 낮다. 그럼에도 한국의 전기요금은 원전 강대국인 프랑스보다도 훨씬 더 싸다.

한전 눈높이에서 전기요금이 저렴하고 보는 또 다른 이유는 낮은 세금과 부담금이다. 쉽게 말해 전기요금이 낮은 것은 전기에 붙는 세금이 적고,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부담금도 적다는 것이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산업용과 주거용 전기요금이 거의 차이가 없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산업용이 오히려 비싼 구조다. 제가 산업용 전기요금이 다른 나라보다 비싸다고 얘기한 것은 주거용 대비 산업용 전기요금이 비싸다는 의미다. 당시 기자의 질문처럼 (산업용 전기요금이) 일반 전기요금의 반값이거나 과소비 논란이 부각될 정도로 크게 저렴하지 않다. 다른 나라는 주거용은 비싸지만,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산업용은 일부러 싸게 해 준다. 산업용 전기가 싸야 수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으니 저비용 청정에너지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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