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권, IFRS17 첫 성적공개 앞두고 '담담한 기다림'…“변동 제한적”
보험업권, IFRS17 첫 성적공개 앞두고 '담담한 기다림'…“변동 제한적”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3.03.23 18:05
  • 수정 2023.03.23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도상 수익 인식 차…납입시점 모두 인식→보장기간 나눠 인식
외부충격 없이 보험부문 극적 변화 어려울 듯…중장기 전략 치중
초기 예상과 달리 손해보험사들 또한 IFRS17 이후 단기적인 업황 악화는 피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출처=픽사베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첫 번째 실적공개가 다가오고 있지만 업계에선 차분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출처=픽사베이]

보험업권의 회계제도 변경(IFRS4→IFRS17) 후 첫 번째 실적공개 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바뀐 회계제도가 보장 기간에 따라 수익을 나눠서 인식하는 만큼 작년 말 기준 환산된 수치에서 큰 폭의 변동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SR17)이 적용되면서 장부상 많은 부분에 변화가 있을 예정이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첫 번째로 받아들 성적표에 대해 대체로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존과 달리 현 회계제도에서는 회사의 실적에 따라 성적이 크게 변하기 어렵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수익구조가 여전히 보험영업과 투자영업으로 구분되는 것은 변함이 없지만 크레디트스위스(CS) 및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에서의 금리 리스크는 제한적이고, 보험부문에선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이유에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그동안 주로 성패를 갈랐던 보험영업 성적은 단기간에 큰 변화를 주기 힘들어졌다”라며 “투자 쪽 변수가 없다면 앞으로는 기존과 큰 폭의 변동이 없는 성적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IFRS17은 보험계약부채를 포함한 보험사의 자산 전체를 시가로 평가하는 회계방식이다. 기존 IFRS4에서는 보험부채를 계약 체결 당시의 원가로 평가한 반면 자기자본은 시가로 평가하면서 자산(부채+자본) 측정에 원가평가와 시가평가가 뒤섞이는 괴리가 발생했다.

보험사들은 IFRS17에 대비해 오래 전부터 장기보장성 계약 위주로 상품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이는 장기보장성 상품의 비중이 높은 보험사가 새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율이 높아 IFRS17에서 유리할 것으로 평가돼 왔기 때문이다. CSM은 보험계약으로 장차 발생할 수 있는 미실현 이익이다. 계약에서 발생하는 예상현금유입액과 해지·환급 등 앞으로 발생할 예상현금유출액을 현재가치(PV)로 환산한 뒤 위험조정(RM)을 반영해 산출한다.

각 보험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22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순이익을 IFRS17에 대입한 결과 장기보장성 비중이 높은 대부분의 보험사는 장부상 이익이 확대됐다.

손보사 중에선 삼성화재가 1조1414억원(IFRS4)에서 1조4764억원(IFRS17)으로 3000억원 이상 이익이 확대됐고, 이어 ▲현대해상 5609억원→1조1820억원 ▲DB손해보험 9806억원→1조6703억원 ▲메리츠화재 8683억원→1조3103억원 등으로 대부분 순익이 커졌다. KB손해보험은 IFRS17 환산 결과 5817억원에서 5607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생보사는 삼성생명이 6167억원(IFRS4)에서 1조2198억원(IFRS17)으로 2배 가까이 늘었고, 이어 ▲한화생명(3543억원→1조222억원) ▲미래에셋생명(561억원→1451억원) 등도 큰 폭의 이익 개선세를 보였다. 다만 신한라이프는 4705억원에서 423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고, KB라이프생명도 2426억원에서 1017억원으로 줄었다. 동양생명은 9702억원에서 1163억원으로 크게 악화됐다.

만약 투자영업 부문에서 큰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 1분기부터는 이 성적에서 큰 폭의 변동 없이 중장기에 걸쳐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는 회계방식이 변경되면서 회계 상의 수익 인식도 기존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일시납 보험료의 영향이 크게 반영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가령 20년짜리 납입 상품을 1000만원 일시납으로 가입한 경우 IFRS4에서는 납입시점에 1000만원이 모두 반영됐지만 IFRS17에서는 월납 평균 약 4만1666원(1000만÷24개월)이 반영되는 식이다.

특히 납입기간과 보장기간이 일치하지 않는 상품의 비중이 높은 경우 부분적으로 보험영업 변동성이 더욱 비탄력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 가령 20년 납입 후에도 20년 추가 보장(보장기간 40년) 등의 내용을 담은 상품은 20년 간 받은 보험료를 4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인식하는 만큼 보험영업부문의 변동을 보다 더디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아직 분기 실적이 좋다, 나쁘다를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보장성에 집중해온 단계에서 단기적인 변화를 바라기는 점차 어려워진 것”이라며 “큰 이벤트 같은 게 없다면 전 분기와 비교(QoQ)는 의미가 약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swimming6176@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