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표 공백 사태 장기화로 비상경영체제 돌입 예상

KT 윤경림 차기 대표 후보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윤 후보는 지난 22일 열린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사의를 전했다. KT는 24일(오늘) 긴급 간담회를 열고 사퇴 의사 수용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데 만약 윤 후보가 사의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정기 주총에서 대표와 윤 후보가 추천한 사내이사 선임안은 폐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윤 후보의 사의 표명으로 박종우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대표 직무대행을 맡는 '비상경영체제' 돌입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KT 정관과 상법에 따른 조치로 상법 386조는 "법률 또는 정관에 정한 이사의 원수를 결한 경우엔 임기의 만료 또는 사임으로 인해 퇴임한 이사는 새로 선임된 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이사의 권리 의무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윤 후보의 사의 표명에 대해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정 전후로 나온 여권의 사퇴 압박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차기 대표이사 선임 과정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해 초기부터 문제를 지적하면서 윤 후보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러한 국민연금이 의결권 강화와 주총에서의 적극적 의사 표현할 뜻을 내비치며 윤 후보가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KT는 윤 후보의 사의 표명으로 지난 1981년 창립 이래 초유의 대표 공백 사태를 겪게 됐다. 연임 도전을 선언했던 구 대표가 지난달 23일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현재까지 후임 대표를 선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KT 이사회는 지난 7일 대표 최종 후보로 윤 후보를 내정했으나 이후 윤 후보는 여당과 대통령실을 비롯한 정치권의 사퇴 압박과 검찰 수사 등 계속된 고초를 겪어 왔다.
KT 측 관계자는 "윤경림 차기 대표 후보의 사의 표명이 사실인지는 아직 확인 중이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강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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