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장기보장성 비중 늘리고도 IFRS17서 손실폭 커진 이유
롯데손보, 장기보장성 비중 늘리고도 IFRS17서 손실폭 커진 이유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3.03.27 16:28
  • 수정 2023.03.27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FRS17 적용시 작년 순손실 631억원에서 819억원으로 확대
회계변동 따른 착시…자본에 반영되던 OCI, 손익에 반영된 탓
사업비 기간별 인식도 작년까진 일괄인식…비용 증가 등 영향
롯데손해보험 본사 내부. [출처=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본사 내부. [출처=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이 장기보장성 상품의 비중을 늘렸음에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상 순이익이 감소했다. 회계제도 변경 상 자산가치 변동분이 기존 자본 항목에서 손익 항목으로 반영된데다 작년까지의 사업비가 예외적으로 일시 반영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27일 롯데손보가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롯데손보의 순손실(631억원, IFRS4 기준)을 IFRS17로 환산한 결과, 손실규모는 819억원으로 약 188억원(29.77%)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IFRS17은 기존 원가 평가되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회계제도에서는 보험사의 순자산(자기자본)은 시가로 평가되는데 반해 보험계약부채 등 부채를 구성하는 항목 일부는 계약 시점 당시 체결된 금액을 기준으로 원가 평가했다. 이에 따라 계약기간이 길어지거나 금리·환율 등 시장환경이 변할수록 보험사의 총 자산(자기자본+총부채) 측정에 괴리가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

현재가치(PV)를 반영한 시가평가라는 특성 상 IFRS17에서는 순이익 계산에도 다른 방식이 적용된다.

작년 말까지 보험사들의 수익성 판단 지표는 초회보험료였지만 올해부터는 보험계약서비스마진(CSM)이 된다. CSM은 보험계약 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미실현 이익이다. 기존에는 계약이 체결되면 만기까지의 수익을 일시에 인식했지만 IFRS17에서는 계약에서 발생할 예상현금유입액과 유출액을 PV로 환산한 뒤 위험조정(RM)을 반영해 전 계약 기간에 따라 나눠서 인식한다.

여러 보험상품군 중에서도 계약기간이 길고 유출부담이 덜한 장기보장성 보험의 CSM이 가장 높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수년 전부터 장기보장성 상품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채택하고 포트폴리오 개선에 힘써왔다.

롯데손보도 장기보험의 비중을 크게 늘린 손보사 중 하나다. 작년 말 기준 롯데손보는 2조3292억원(2021년 말 대비 +2.6%)의 원수보험료를 거뒀다. 이 가운데 장기보장성 상품은 1조8669억원으로 약 80.15%를 차지한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p 증가한 수준이다.

작년 순손실은 불안정한 시장상황과 맞물린 결과다. 금리변동에 따른 평가손실과 장기보장성 비중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업비가 늘어난 영향이 반영됐다.

하지만 IFRS17은 보험료수입은 물론 비용 또한 기간에 걸쳐 나눠서 인식한다. 그동안 장기보장성 상품은 설계사에 높은 시책이 적용되는 만큼 초기 사업비 부담이 컸지만 IFRS17에서는 이를 계약기간에 걸쳐 서서히 인식하는 만큼 사업비 부담이 손실 확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란 얘기다.

그럼에도 IFRS17 전환 후 롯데손보의 순손실이 확대된 것은 회계를 환산하면서 발생한 사업비의 일시적 반영과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OCI)에서 곧바로 회계상 인식되는 요소들이 반영된 영향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사업비의 경우 IFRS17에서는 기간에 걸쳐 인식하지만 작년 말까지 지출된 사업비는 모두 반영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장기보험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사업비가 회계 상 그대로 인식됐다는 것이다.

실제 작년 말 기준 롯데손보의 IFRS17 상 보험영업비용은 1조2817억원으로 IFRS4에서의 사업비(2301억원)의 약 6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FV-OCI 또한 자산평가손실이 인식된 데 따른 것으로 금리변동과 증시불안 등에 따른 보유자산 가치변동분 일부가 회계에 반영된 영향이다. 기타포괄손익(OCI)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투자부문의 손익이 포함된 항목으로, 금리변동에 따른 보유채권의 가치변동분 등이 반영돼 있다.

기존 OCI는 자본항목에 반영되는 형식이었다. 금리변동에 따른 보유채권자산의 평가손실이 크게 확대되면서 몇몇 보험사들은 회계 상 자본잠식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현상도 벌어졌다. 하지만 IFRS17에서는 손익에 반영되는 식으로 변하면서 보유자산 평가가치 감소가 자본이 아닌 손익에 반영된 영향이라는 것이다.

자본에 반영되던 OCI가 PL(손익계산서)로 반영되면서 롯데손보의 자기자본은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말 목표치로 내세웠던 자기자본 규모는 1조5000억원 수준이지만 작년 말 기준 IFRS17 환산한 자기자본은 이미 2조원을 넘어섰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기존 OCI가 자본에 반영되는 형태에서 손익에 반영되는 형태로 계정이 바뀌었다”라며 “자산과 공정가치 평가를 어디로 인식하느냐에 대한 차이일 뿐 크게 눈여겨 볼 사안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swimming6176@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