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문서 폭로] 앨스버그에서 어산지까지...기밀 유출 역사에 한 획을 추가한 잭 테세이라
[비밀문서 폭로] 앨스버그에서 어산지까지...기밀 유출 역사에 한 획을 추가한 잭 테세이라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4.23 07:18
  • 수정 2023.04.23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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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밀유출 혐의 州방위군 소속 21세 군인 체포 :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4일 국방부 기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주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를 노스다이튼 자택에서 체포했다. [사진 = 연합뉴스]
美, 기밀유출 혐의 州방위군 소속 21세 군인 체포 :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4일 국방부 기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주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를 노스다이튼 자택에서 체포했다. [사진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비밀문서 등의 군사 기밀을 온라인에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미 매사추세츠주 주(州)방위 공군 소속 잭 테세이라(21) 일병의 구속 심리가 연기된 가운데, 유출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도 확연히 드러나고 있지 않다.

관련해서 영국 일간 <가디언>은 22일(현지 시각) 테세이라 일병을 미국 역사상 세상을 들썩이게 했던 기밀 유출자들의 명단에 포함시키며 과거 일어났던 굵직한 기밀 유출 사례들을 정리·보도했다. 다음은 이 보도의 전문이다.

미국 정부는, 그 내용이 어떻든, 국가안보 유출 혐의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기소하려는 의도를 포기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 펜타곤의 기밀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매사추세츠주 공군 방위군 대원 잭 테세이라가 이러한 기소자들의 긴 명단에 이름을 새롭게 올리게 되었다.

과거의 기밀 유출은 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서의 미군 정보에서부터 미국 선거에 관여한 러시아의 세부 정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유출 내용의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자신들의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지목한 유출자들을 추적하는 데 있어서만은 무자비했다.

다니엘 엘스버그(Daniel Ellsberg)

1971년 3월, 군사 전문가인 엘스버그는 극비 연구 결과를 <뉴욕타임스>에 유출했다. ‘펜타곤 문서(Pentagon Papers)’로 알려지게 된 이 자료는 1945년에서 1967년 사이에 베트남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다루고 있으며, 승리를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전쟁을 확대하려는 미국 대통령들의 은밀한 모략을 드러내고 있었다.

엘스버그는 1917년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간첩 검거를 위해 만들어진 ‘간첩법(Espionage Act:스파이방지법)에 따라 기소되어 11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가 FBI가 그를 불법 도청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모든 죄목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올해 92세의 고령을 맞는, 내부 고발자의 롤모델 엘스버그는 자신이 말기암에 걸렸으며 살날이 몇 달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프리 스털링(Jeffrey Sterling)

CIA 요원이었던 스털링은 당시 뉴욕타임스 기자 제임스 라이즌에게 미국의 대(對) 이란 비밀작전 관련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간첩법에 따라 기소된 후 42개월 형을 선고받고 2년 이상 복역 중이다. 라이즌 기자는 2003년 『전쟁 상황(State of War)』이라는 책을 내고 이 작전의 세부 사항을 폭로했다.

스털링이 체포된 건 2011년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서였다. 연방 검찰은 기소 이유에서 스털링이 “분노와 울화(anger and resentment)” 때문에 대(對) 이란 작전의 세부 사항을 누출했다고 밝혔다. CIA 요원으로 근무하던 당시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했다는 그의 주장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스털링은 라이슨 기자에게 이란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토마스 드레이크(Thomas Drake)

미 국가안보국(NSA)의 전직 고위 관리인 드레이크는 2010년 <볼티모어 선(Baltimore Sun)>지에 기밀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는 35년 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는 10가지 혐의를 받고 있었지만, 이후 1년의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하는 단순범죄로 기소 내용이 축소되었다.

드레이크는, 자신은 수십억 달러를 낭비하고 있는 NSA 프로그램들의 기술적 결함에 대해 경종을 울리려고 노력해 온 내부고발자라고 자처하면서 국가안보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항상 주장하고 있다.

첼시 매닝(Chelsea Manning)

전직 정보 분석가로 이라크 전쟁 중 바그다드 외곽에 배치되었던 매닝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돌발변수들을 분석한 기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 그녀는 2010년 기밀 정보 폭로 사이트 위키리크스(WikiLeaks)를 통해 수십만 건의 군사 기록과 외교 전문을 유출하여 미국 역사상 최대 군사 기밀 유출 사건 중 하나를 기록하였다.

3년 후, 매닝은 간첩법에 따라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녀는 최종적으로 35년 형을 선고받고, 현재 7년을 복역 중이다. 그녀는 지난해 출간된 회고록 『설명서(README.txt)』에서 “내가 복무중 한 일은 반란, 저항, 시민 불복종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존 키리아코우(John Kiriakou)

전 CIA 대테러 담당관인 키리아코우는 2012년 한 비밀요원의 신원을 언론에 누설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비밀요원의 신분을 누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최초의 CIA 요원이었다.

검찰은 정부 비밀요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키리아코우를 추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war on terror)’에서 고문이 자행되었음을 폭로한 내부고발자라고 반박했다.

키리아코우는 9/11의 여파로 테러 용의자들에게 가해진 물고문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최초의 전직 정부 관리였다.

애드워드 스노든 [사진 = 연합뉴스]
애드워드 스노든 [사진 = 연합뉴스]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

2013년 스노든은 <가디언>과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미국 정부가 수백만 미국인의 디지털 통신을 저인망식으로 들여다본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당시 NSA 비정규직(계약직)으로 일하던 스노든은 이후 홍콩으로 도피했다가 러시아로 망명했다.

스노든이 <가디언>을 통해 기밀을 폭로하자 다수의 공화당 정치인들은 그를 반역죄로 재판정에 세워야 한다며 미국으로의 송환을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 오르기 3년 전에 그를 사형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엘스버그를 포함한 많은 유명인사들은 스노든을 민주화의 영웅으로 추켜세우며 그는 사면받고 귀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앨러티 위너(Reality Winner)

전 NSA 정보 분야 계약직 직원이자 공군 소속 언어학자인 위너는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에 관한 극비 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2018년 간첩법에 따라 5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다. 그녀는 2016년 선거에서 러시아가 미국의 선거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를 해킹했다는 기밀 보고서 사본을 건네준 행위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위너는 3년 후에 풀려났다. 자유의 몸이 된 뒤 그녀는 CBS에 “나는 배신자도, 스파이도 아니다. 나는 이 나라가 상징하는 바를 존중하는 일념으로 행동에 나섰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줄리안 어산지 [사진 = 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 [사진 = 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Julian Assange)

위키리크스(WikiLeaks) 설립자인 줄리안 어산지는 2019년 군사용 컴퓨터 해킹을 공모한 혐의로 처음 기소됐다. 이는 9년 전 매닝이 기밀 자료를 위키리크스에 대량 유출한 데 따른 혐의였다. 그에 대한 검찰 기소 내용은 그해 후반에 17개의 간첩법 위반 혐의로 극적으로 확대되었다.

현재 어산지를 미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범죄인 인도 절차가 영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데, 그는 지난 4년 동안 런던의 벨마쉬(Belmarsh) 교도소에 수감되어있다. 주요 언론 등은 검찰이 언론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며 조 바이든 행정부에 어산지 기소를 취소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

잭 테세이라 [사진 = 연합뉴스]
잭 테세이라 [사진 = 연합뉴스]

잭 테세이라(Jack Teixeira)

주 항공 방위군 소속이었던 잭 테세이라는 이제 자신의 이름을 기밀 유출자 명단에 올리게 되었다. 그는 간첩법에 따라 각각 1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두 건의 혐의로 지난주 금요일 보스턴 연방법원을 통해 기소되었다.

검찰은 테세이라가 수백 건의 보안 문서를 불법적으로 보관·전송했음을 입증할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FBI는 그가 ‘일급비밀/민감한 구획 정보(top secret/sensitive compartmented information)’로 표시된 기밀 정보 취급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펜타곤 문서 유출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디스코드(Discord)’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도에 따르면, 테세이라는 몇 년 동안 이 플랫폼을 들락거리며 총기나 온라인 게임 및 인종 차별적 밈들(memes)을 포스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유출 동기는 여전히 확연치 않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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