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윤 대통령의 '재발견'...찬사 쏟아진 ‘아메리칸 파이' 열창
[WIKI 인사이드] 윤 대통령의 '재발견'...찬사 쏟아진 ‘아메리칸 파이' 열창
  • 최문수 기자
  • 승인 2023.05.02 10:10
  • 수정 2023.05.02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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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26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 국빈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부르는 노래에 호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26일(현지시각)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 국빈만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부르는 노래에 호응하고 있다. ⓒ연합뉴스

"회담을 뒤집어 놓으셨다"

국내 한 방송사에서 시작된 유행어. 어쩌면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잘 수식할 수 있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상회담 이후 만찬장에서 부른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는 말 그대로 이번 자리의 백미였다. 갑작스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권유에도 당황하지 않고 윤 대통령은 오히려 재치 있는 멘트를 시작으로 노래를 불렀다. 윤 대통령의 재발견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5박 7일간 국빈 방미 일정 가운데 만찬 행사에서 미국 포크 뮤지션 돈 맥클린(Don Mclean)'의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에 노래를 하게 된 것이다. 양국 주요 인사들이 함께한자리인만큼, 당황할 수도 있었지만 윤 대통령은 오히려 "한미동맹 든든한 후원자이고 주주이신 여러분께서 원하신다면 한 소절만. 그런데 기억이 잘 날지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노래를 시작했다.

도입부 'A long, long time ago(아주, 아주 오래전에)' 소절이 시작되자, 장내에서는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었다. 노래가 끝나자,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곁으로 가 어깨동무를 취하며 그의 손을 같이 잡고 들어 올리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도 노래를 부를 것이라고 기대하지 마세요"라고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이 선택한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는 음악계 사이에서 난곡으로 통한다. 박자가 다소 자유로운 탓에 정확한 음정을 맞추기 어렵고, 피아노 연주를 시작으로 점점 속도감 있는 로큰롤 분위기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노래 길이도 8분을 훌쩍 넘는다. 또, 긴 노래에 속하기 때문에 국내 라디오 등의 매체에서도 쉽게 선곡하지 않아 국내에서는 다소 낯선 노래로 꼽힌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특별공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무대에서 함박 웃음 짓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만찬 특별공연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무대에서 함박 웃음 짓고 있다. ⓒ연합뉴스

또 '아메리칸 파이'는 가장 미국적인 노래로 유명하다. 시적 은유와 시사적인 표현이 많은 이 곡은, 지난 1971년 세상에 공개된 이후 수십 년간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특히 가사에 담겨있는 의미도 눈길을 끈다. 돈 맥클린은 가사 의미에 대해 언급한 적 없다. 하지만 미국의 음악과 문화, 그리고 정치 등 주요 사건과 역사를 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주요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열창 영상을 편집해 공개했다. 로이터 통신은 '윤 대통령이 노래를 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말을 인용했다. AFP 통신은 윤 대통령이 과거 국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노래한 사실을 언급했다. '아메리칸 파이'의 주인공인 돈 맥클린도 반응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유튜브 영상과 로이터통신 기사를 첨부해 윤 대통령을 언급했다.

외신뿐만 아니라 미국 누리꾼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미국 방송사 NBC가 유튜브에 업로드한 게시물에는 "한국 대통령이 우리 음악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니 내가 미국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워진다"는 반응이 달렸다고 대통령실은 알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인간적인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단순히 윤 대통령의 노래 실력에 감탄한 것이 아니라 그 뒤에 숨은 의미를 느낀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 가진 만찬자리였지만, 부담감은 상당했을 터. 윤 대통령은 침착하고 재치 있는 모습을, 그리고 그의 시그니처인 '도리도리'도 노래하는 동안 보여줬다. 게다가 세계 경제 질서를 주도하는 미국 대통령 앞에서 이러한 여유를 보였다는 것은 윤 대통령의 재발견으로 볼만하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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