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순 키움증권 사장 “회장님 지분 매각 원래하려던 것…라덕연 모른다”
다우데이터 지난해 영업이익 40% 하락…주식흐름세, 4개월 간 4배 급등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news/photo/202305/137968_126604_3626.jpg)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에 대한 검찰·금융당국의 조사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SG증권 발 폭락 사태로 드러난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종목인 다우데이타 지분을 대량매도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두면서다. 다만 대형증권사 오너 일가가 주가조작 의심 세력과 직접 머리를 맞대고 공모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해도,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주식을 매각해 이익을 거둔 점은 분명한 만큼 도의적 책임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지위고하나 재산의 유무 또는 사회적 위치 고려 없이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하겠다"며 사실상 김 회장에 대한 조사를 예고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익래 회장을 둘러싼 주요 의혹은 작전 세력과의 긴밀한 내통이다. 김익래 회장이 작전 세력으로부터 입수한 내부적인 민감 시세 정보를 통해 시세 조정이 이뤄질 것임을 사전에 이미 알고 있었기에 폭락하기 직전에 보유 지분을 팔아 시세차익을 실현했다는 것이다.
앞서 라덕연 투자컨설팅업체 대표는 한 매체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폭락 사태 주범으로 ‘막대한 이익을 실현한 경영인’을 손꼽으며, 사실상 김익래 회장을 지목한 바 있다. 라덕연 회장은 수년 전부터 투자자를 대거 모집해 불법 일임 매매로 이번 사태에 개입된 주요 종목에 대한 주가를 끌어올린 의혹을 받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움키움증권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대형 증권사를 핵심 계열사로 둔 그룹 소유주가 자본시장의 대표적인 불공정거래인 시세조종에 직접적으로 연루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믿기 힘들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시세조종 혐의로 처벌되면 증권사 대주주 자격이 박탈돼 경영권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는 중대한 불법적 사유이기 때문이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감독원 주최로 열린 증권업계 사장단 간담회에 참석한 이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news/photo/202305/137968_126605_3939.jpg)
이에 다우키움그룹 측에서도 작전세력과 내통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은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주최한 간담회를 개최한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라덕연 대표는 김익래 회장님은 물론 저희 경영진을 알지 못한다. (라씨와) 전혀 일면식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황 사장은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지분을 매매한 것과 관련 해 “공교롭게도 그 때 매각을 했던 것이고 사실은 (김 회장이) 그 전부터 팔려고 했다. 키움증권에서 거래 정보를 줘 매각 타이밍을 잡은 것 아니냐고 하지만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는 실시간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런 정보를 우리는 알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익래 회장 측 역시 다우키움그룹의 지주사격인 다우데이타의 주가 급등과 관련해서도 사전에 이상 징후를 전혀 느낄 수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SG증권에서 촉발된 다움키움 증권의 주가가 갑작스럽게 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부터다, 평균적으로 다움데이타 주가는 종전 1만∼2만원대 사이를 오갔다. 이후 지난해 10월 13일을 기점으로 1만3600원(종가 기준)에서 올해 2월 7일 5만3200원으로 291% 치솟은 것이다. 쉽게 말해 4개월 간 주가는 약 4배 정도 급등한 것이다.
이후 주가는 5만원 안팎을 계속 유지해왔다. 심지어 김 회장이 보유한 지분 가운데 140만주(매매가 총 605억원)는 매각 하루 전인 지난달 19일에도 4만8400원을 기록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출처=키움증권]](/news/photo/202305/137968_126606_4948.jpg)
다움키움증권의 지배구조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키움증권의 최대주주는 다우기술이다. 키움증권 지분 41.2%를 보유 중이다. 다우기술의 최대주주는 지분 45.2%를 보유한 다우데이타다. 다우데이타 지분은 김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대부분을 갖고 있다.쉽게 말해 다움키움그룹의 지배구조는 키움증권→다우기술→다우데이타로 이어지는 형태다.
다만 지난해 다우데이타의 영업이익은 주식시장 위축 때문에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 한때 연결 기준 다우데이타의 영업이익은 코스닥시장 1위를 달릴 정도였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코스닥협회가 12월 결산법인을 대상으로 2022년 사업연도 실적을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다우데이타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천767억원으로 에코프로비엠[247540](3천807억원), KG ETS(3천562억원) 등 2·3위 기업과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또한 다우데이타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때는 각국 중앙은행의 고금리 정책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다는 점에서 업황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태였다는 것이다.
다우키움증권의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아무런 이유 없이 등락폭이 확대되면 확인되지 않는 소식으로 급락하거나, 작전 세력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조종했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계획적이라고 볼 순 없어도 누군가의 주가조작으로 오너 일가까지 나서서 개인적인 이득을 취했다면 책임을 빗겨가긴 어렵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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