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화 가족으로 36년..“‘중전’ 아내에게 고맙다”
[인터뷰] 한화 가족으로 36년..“‘중전’ 아내에게 고맙다”
  • 조필현 기자
  • 승인 2023.05.30 07:55
  • 수정 2023.05.30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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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전 한화제약 이사)

정확히 1986년 9월 1일 입사, 2022년 12월 31일 퇴사. 한 직장에서 무려 36년 4개월을 근무했다. 그간 퇴사하고 싶을 때가 왜 없었을까. 그때마다 ‘행복한 가정’만을 생각하면서 아버지로서 묵묵한 외길을 걸었다. 그렇게 걸어온 길에 강산이 세 번 바뀌고도 6년 4개월을 더 근무했다. 이춘재 전 한화제약 이사 얘기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지금, 이 전 이사의 근무 경력은 여러 가지로 의미하는 바가 크다. ‘행복 전도사’로 불린 만큼, 가정에 대한 애틋 감이 깊은 이 전 이사는 아내를 ‘중전’이라 칭한다. 그는 “나의 믿음과 사랑, 가족이란 단어만 언급해도 가슴이 뭉클하다”라며 모든 공을 아내에게 넘겼다. 최근 이 전 이사를 만나, 그간의 직장생활 에피소드와 앞으로 제2의 삶에 대해서 들어봤다.

[제공=이춘재 전 한화제약 이사]
[제공=이춘재 전 한화제약 이사]

- 한화제약에서 36년 근무하고 지난해 정년을 맞았다. 한 직장에서 이렇게 긴 시간 근무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정년을 맞은 소감은 어떠한가.

“그간 응원해 준 모든 분께 감사하다. 그중에서도 반세기에 가까운 오랜 세월 건강한 성장을 이어온 한화제약, 한화가족으로서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회장님과 사장님께 이번 미담 인터뷰와 더불어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린다. 언제나 따뜻한 동료애로 서로 믿고 협력해 준 한화제약의 모든 가족분과 협력업체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든든한 후원군이 되어준 아버지, 그리고 지금은 하늘의 별이 되신 어머니, 장인·장모, 지금까지 무탈하게 지금의 건강한 가정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내외, 딸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 지난 36년 긴 시간이었다. 

“한마디로 가족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건강한 조직에서 너무나 소중하고 값진 시간이었다. 아버지와 한 울타리에서 30년, 결혼 후 사랑하는 아내와 31년, 아들·딸과 30·25년을 함께한 세월보다 많은 시간을 ‘한화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감동적인 삶을 보냈다. 근로시간으로 계산하면 그 이상이다. 여러 가지로 부족했던 20대 입사해 강산이 3번이나 변했다. 긴 세월을 변함없이 ‘가정이 행복해야 직원이 행복하며 직원이 행복하면 일의 능률도 오른다’라는 한화제약의 가족 친화 문화 덕분에 즐겁고 행복하게 36년간의 소임을 마칠 수 있었다.”

- 제약계와 첫 인연이 궁금하다.

“사회 첫 출발은 유통 분야였다. 운이 좋게도 S 백화점 최종합격 통보와 동시에 한화제약 합격 소식도 접하게 됐다. 당시만 해도 복지 측면에서 대기업을 선호했던 시절이지만 저는 인류의 건강 증진이라는 철학과 더불어 미래의 발전 가능성이 큰 강소기업을 선택했다. 이후 회사 건강한 성장과 함께 토요휴무 시행 등 가족 친화를 위한 다양한 복지제도가 확대 시행됐고, 현재의 건강가정을 이루는 토대가 됐다. 지금 생각해도 당시 약관의 나이임에도 이와 같은 결정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으며 제 인생의 커다란 행운이었다.”

- 2021년 가족 친화 문화 조성에 이바지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의미 있는 수상이었다.   

“한화제약이라는 건강한 조직에서 삶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36년이라는 오랜 기간 재직하면서 회사의 경영철학과 가족의 가치 실천을 통해 모든 직원을 가족처럼 존중하고 배려하며, 가족 친화 문화 조성은 물론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한 다양한 제도 도입 공로를 인정받았다. 86년 입사 당시 회장님께서 회사 가족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서로 믿고 서로 도우며 앞서가는 한화가족’이란 사훈을 제정했고, 80년대 말 토요휴무를 도입해 지금의 일과 삶의 균형의 시발점이 됐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토요휴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테니스를 배우게 됐고, 사내 동호회 활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연말 휴가제도, 매월 셋째 주 금요일 오후 3시에 퇴근하는해피프라이데이, 휴가 나눔 제도 등의 다양한 가족 친화 제도를 도입했다.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시행하는 가족 친화 기업 인증 획득은 물론 동 제도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회사 가족들의 근로 만족도를 높여 가족 친화 우수기업으로서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사내 스포츠센터 및 안마 휴게실 도입, 가족 캠핑장 콘도미니엄 회원권 운영 등의 복지증진을 위한 노력과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정기적으로 지역 취약계층 생필품 지원, 보호 아동·청소년 자립 지원, 성금 기탁 등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 왔다. 모두 감사하게 생각한다.”

- 제2의 인생이 시작됐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 여전히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삶의 계획은 어떠한가.

“퇴직 전 사회공헌 활동 시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을 두고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2020년 10월 취득했고, 퇴직 후 약 37년을 근무한 덕분에 37일의 가족 안식년 휴가를 얻었다. 이 휴가도 아내가 재직 중이라 편한 마음으로 쉴 수는 없었다. 틈틈이 딸의 출근을 도우며, 저와 우리 가족이 건강가정의 터전을 이루며 살아온 지역사회에 대한 감사함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지역 내 여러 사회복지기관에 응시원서를 제출했다. 운이 좋게도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보람 일자리 근무자에 합격했고, 3월 14일부터 거주지 인근 사회복지기관에서 매일 3~4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틈틈이 전화상담사로서 활동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4월부터는 퇴직 전 계획했던 건강한 루틴이 완성됐다. 일과의 시작은 8시 가족 돌봄 지원의 목적으로 자녀의 출근을 돕는 일을 하고, 10시 반 거주지 인근 사회복지기관에 출근해서 생활 지원 업무를 돕고, 오후 2시 퇴근, 근무일지 작성과 아내의 간식을 챙기고, 4시 정신적 육체적 건강 증진을 위해 지역 내 테니스동호인들과 테니스를 즐긴다. 7시경 아내와 함께 저녁과 산책을 즐기고, 설거지와 집 안 청소를 끝으로 11시경 하루를 마무리한다. 주말에는 가끔 아들 가족과 함께 가족 친화의 온정을 나누며 미래의 멋진 이별을 위한 추억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다. 아마도 현재의 손녀딸이나 미래의 또 다른 새로운 가족들과 매일매일 여행하듯 소풍하듯 이와 같은 루틴을 함께하며 건강가정을 이뤄나가도록 하겠다.”

- 자신만의 인생 철학이 있다면.

“인생 철학이라는 의미보다 인생의 목표나 꿈으로 언급하는 것이 어울릴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 당시 시골 전주 이씨 집성촌 작은 마을에서도 유난히 어려웠던 가정환경 덕분에 소박하면서도 건강한 꿈을 꾸게 됐다. 당시만 해도 장남으로 매일 화목한 집안 분위기 조성을 위해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그 시절 실천이 쉬웠던 동생들의 저녁과 설거지, 빨래, 그리고 청소가 전부였다. 이 일만 해놓으면 어머님의 함박웃음과 칭찬을 언제든 들을 수 있었다. 이때 꾸었던 꿈이 가족 친화의 건강한 가정이었다. 건강한 가정을 위해 첫 번째 꿈은 언제나 우리 가족과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할 예쁜 아내를 맞이하는 것, 두 번째는 아빠를 닮은 아들, 중전을 닮은 딸, 그리고 서울에서의 삶을 위해 사랑의 보금자리(아파트), 그리고 언제든 가족 여행을 가거나 이동을 할 때 필요한 자동차, 5가지를 얻는 것이었다. 바로 이 꿈이 1998년 8월, 30대 중반에 이룰 수 있었다. 물론 아파트는 소형에 불과하지만 진정 행복했고 더 이상의 욕심을 내기보다 가족 친화의 건강한 가정으로 발전시키는 데 집중했다. 소박하지만 초등학교 시절의 꿈 달성 이후 40대에 이르러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이 꿈은 지금의 가족 친화의 건강가정을 잘 유지하며 미래의 먼 훗날 웃으면서 가족과 함께 감사함과 고마움을 나누며 멋진 이별을 하는 것이 꿈이다.”

- ‘행복 전도사’로 불릴 만큼 가족 사랑에 대한 마음이 애틋하다. 보험사에서 장기간 근무하고 있는 아내와 아들·딸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족이란 단어만 언급해도 가슴이 뭉클하다. 나의 믿음과 사랑, 존경의 아이콘인 ‘중전(아내의 애칭)’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1991년 2월 3일 지금의 회사 인근 돌곶이역 대성프라자 내 음식점에서 첫 만남 후 같은 해 12월 갑작스럽게 어머님을 하늘나라로 떠나보냈다. 이후 모친 빈소를 함께 지키며 지금까지 결혼과 아들·딸의 출산, 육아, 그리고 아버지와 시동생의 생활 지원 등 그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고 언제나 믿음과 사랑으로 솔선수범 가족복지를 실천 준 아내에게 고맙다. 퇴직 이후에도 현업에서의 삶을 이어가며 건강가정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애써주고 있는 점과 2막 인생의 진로 결정에도 전적으로 응원해주고 격려해준 점 역시 고맙다. 예쁜 가정의 주인공으로 잘 성장해 나가고 있는 아들 부부와 손녀딸에게도 반듯한 사회구성원으로 거듭나고 있는 예쁜 딸에게도 언제나 사랑하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위키리크스한국=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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