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언론포럼 "4년 구금, 줄리안 어산지 당장 석방되어야 한다"...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정면으로 위배 
자유언론포럼 "4년 구금, 줄리안 어산지 당장 석방되어야 한다"... 미국 수정헌법 1조에 정면으로 위배 
  • 강혜원 기자
  • 승인 2023.06.01 07:57
  • 수정 2023.06.01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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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어산지와 미국의 ‘이중잣대’ 그리고 세계 언론의 자유
지지자들의 어산지 석방 요구 포스터[AP=연합뉴스]
줄리안 어산지 지지자들의 석방 요구 포스터[AP=연합뉴스]

자유언론포럼(의장 박정규)은 1일 성명을 통해 "4년 구금된 줄리안 어산지는 당장 석방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포럼은 "어산지는 현재 벨마시 교도소에 복역 중이면서 미국으로의 송환에 법적으로 맞서고 있다"며 "어산지와 관련된 진실은 묻혀지고 가짜 뉴스가 들끓는 가운데 미 정치인과 신보수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미 헌법 제1조는 ‘언론의 자유 및 출판의 자유를 막는 그 어떠한 법 제정도 금지한다’고규정하고 있는데, 미국 검찰의 기소는 미 헌법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방첩법 하에 정치적 범죄로 기소된 어산지의 경우 영국과 미국의 송환조약에서 제외되는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는게 국제법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라는 것이다.

포럼은 "어산지가 ‘자유의 몸’이 될 때까지는 자유세계 어느 누구도 ‘언론의 자유’를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자유언론포럼 성명] ‘4년 구금’ 줄리안 어산지 당장 석방하라!  

인류의 역사에서 언론의 자유가 상실된 나라들은 정치적, 경제적 발전이 없는 암흑시대에 갇혀 있었다. 반면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들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이는 역사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어산지 구금은 세계가 언론에 족쇄를 채우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영국 런던의 벨마시교도소(HM Prison Belmarsh)에 4년 넘게 구금돼 있는 줄리안 어산지는 당장 석방되어야 한다.

특히 세계가 주목해야 할 것은 어산지에 대해 17가지 죄목으로 기소하고, 영국에 송환을 촉구하고 있는 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카슈크지에 대해서는 ‘언론탄압’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2003년 3월 19일 이라크를 침공했다. 침공의 명분은 이라크가 대량 살상무기로무장하며 테러리스트들과 공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전 세계 도시에서 6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반전 시위를 벌였음에도 미국은 이라크 침공을 감행했다.  

그러나 대량 살상무기도, 이라크 정권과 알카에다와의 연관성도, 그 어떤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 당시 침공으로 인해 최소 100만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이라크인들은 지금도 불안정안 내정과 미국산 무기로 무장하고 훈련된 신흥 테러 조직들이 부상하는 재앙적인 환경 속에서 살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7년 뒤인 2010년, 당시 미군 정보분석가 첼시 매닝이 건넨 자료들을 위키리크스가 공개했다. 이는 이라크전의 진실과 미국의 전쟁범죄를 폭로하는 것이었다.

미군이 이라크에서 저지른 전쟁범죄를 담은 자료들 중에는 아파치 헬기가 로이터 기자를 포함한 민간인들을 고의로 사살하는 영상도 포함돼 있다. 

어산지는 관계자들로부터 이 같은 자료를 받아 폭로했고, 미국은 전쟁범죄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기소하는 대신 이를 세상에 알린 어산지를 기소하기로 했던 것이다. 

어산지는 2012년 8월 영국 런던의 에콰도르 대사관에 망명했지만, 7년 후인 2019년 4월 11일 에콰도르 정부가 어산지의 망명 허가를 취소하면서 런던 경찰에게 긴급체포됐다. 그는 이후 4년 넘게 벨마시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

미국은 간첩법에 따른 17개 혐의와 정부 컴퓨터 해킹 시도 1개 혐의로 어산지를 기소했다.

미국 검찰 당국의 요구대로 그의 신병이 미국으로 넘겨지면 간첩죄로 중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크다는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군 전산망을 해킹해 위키리크스에 기밀자료를 넘긴 브래들리 매닝 쿠퍼가 35년형을 선고받은 것을 감안하면 어산지는 최소 브래들리 이상의 형량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175년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어산지는 현재 벨마시 교도소에 복역 중이면서 미국으로의 송환에 법적으로 맞서고 있다. 어산지와 관련된 진실은 묻혀지고 가짜 뉴스가 들끓는 가운데 미 정치인과 신보수주의자들의 공격을 받아왔다.

가장 큰 문제는 미국 검찰의 기소가 미 헌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다.

미 헌법 제1조는 ‘언론의 자유 및 출판의 자유를 막는 그 어떠한 법 제정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기소는 ‘정치적 범죄’에 해당한다. 송환 대상이 아닌 것이다. 비밀, 진실, 정보에 관한 것을 보도하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

방첩법 하에 정치적 범죄로 기소된 어산지의 경우 영국과 미국의 송환조약에서 제외되는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는게 국제법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미국 법무부는 어산지가 외국인으로서 표현의 자유에 관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국 내에서 외국인들에게 처벌을 적용하면서, 법적 보호는 안 된다는 자의적 논리에 불과한 것이다. 

어산지에 대한 기소는 전세계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필연적인 ‘저널리즘’을 위축시키고, 언론의 자유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비밀정보의 수집은 저널리스트들에게 기본 수행 과정이고, 위키리크스의 정보 게재는 자유주의 세계에서 헌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줄리안 어산지는 당장 석방되어야 한다. 

어산지가 ‘자유의 몸’이 될 때까지는 자유세계 어느 누구도 ‘언론의 자유’를 말할 수 없다.

/박정규 자유언론포럼 의장 (위키리크스한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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