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 줌인] 스테이블코인은 부채한도 협상에 어떻게 대비했나

암호화폐는 가격의 급등락을 속성으로 지니고 있지만, 스테이블코인(stablecoin)만은 안정적 가치를 유지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CNN방송은 2일(현지 시각) 이 스테이블코인 업계가 미국 부채한도 혼란에 어떤 식으로 대처했는지에 대해 보도했다.

누구든 1달러에 해당하는 스테이블코인 한 개를 가지고 있다면 이론적으로는 이 스테이블코인은 항상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이는 1달러 지폐의 디지털 버전을 갖는 것과 같다. 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와 같은 일상적 소비 활동을 할 수 있고, 가격이 급등락하는 일반 암호화폐와 다르게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전체 암호화폐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가치는 2020년 110억 달러에서 현재는 약 1,300억 달러로 추산된다.

그렇다면 스테이블코인 업계는 미국 정부가 부채한도 때문에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때 어떤 식으로 대처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CNN은 테더(Tether)에 이어 시가총액 2위를 달리는 스테이블코인인 USDC를 발행하는 금융회사 ‘써클(Circle)’의 CEO인 제리미 알레르(Jeremy Allaire)와 특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써클’은 미국 정부의 디폴트 상황에 대비해 지난 몇 달 동안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CNN: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부채한도를 인상하기로 합의를 이루었지만, 국회의원들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다.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정부 디폴트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비하고 있나?

제리미 알레르: 최고 수준의 신뢰를 담보하기 위해 USDC는 언제라도 미화 1달러와 바꿀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하는 당국의 규정과 우리 스스로 부과한 엄정한 접근 방식은 지불준비금(reserves)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환금성이 뛰어난 달러 자산으로 보유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USDC 지불준비금의 80%는 단기 미국 국채(short term US government Treasury bonds), 즉 90일 이하의 국채에 투자되어있습니다. 달러 가치의 안정성은 주로 단기 국채와 관련됩니다.

몇 달 전, X date(부채한도 협상 마감일)가 발표되었을 때, 이는 만일 한도 증액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다면 이론적으로는 5월 31일 이후에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채권자는 정부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최초의 한도 협상 마감일은 6월 1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단기 재무부 채권은 더 넓은 금융 시스템에서 현금이나 담보물의 기준점 역할을 했기 때문에 달러 자체가 안정적 고정점을 이탈(de-peg)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5월 31일 이후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를 보유하지 않도록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

CNN: 의회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는 몇몇 법안들이 준비되고 있다. 이에 대한 귀하의 생각은?

제리미 알레르: 우리가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아직 그러지 못한 중요한 일들이 남아있습니다. 금융 기관, 가계, 기업 등이 받아들일 수 있는, 1달러 현금 등가물로서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정은 필요합니다. 이 법안들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우리의 주장과도 맞아떨어집니다. 우리는 우리의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안정적이고 합법적으로 통용되기 바랍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의회의 움직임에 상당한 진전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민주·공화 초당파적으로 이 부분에 합의하려는 의지가 있음이 감지됩니다. 바로 이렇게 여야가 일치된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CNN: ‘써클’은 파산한 실리콘벨리은행(Silicon Valley Bank)에 33억 달러를 투자했었는데, 장래에 또 있을지 모르는 은행 위기로부터 스테이블코인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는?

제리미 알레르: 우리는 항상 얼마 안 되는 지불준비금으로 운용되는 은행 시스템, 그러니까 고객 예치금의 일부만 지불준비금으로 보유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대출에 활용하는 메커니즘에 우려를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디지털 달러(digital dollar)는 이런 식으로 운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USDC 투자자 현금의 일부를 연준(Fed) 및 재무부 채권 등으로 보유하도록 설계합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이들이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는 매우 안전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실리콘벨리은행이 무너지기 전에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폭넓은 현금 관리인 제도(고객을 대신해 현금 및 금융 자산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금융 기관)를 온라인에 도입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안전한 현금 관리 기관 중 하나인 ‘뉴욕멜론은행(Bank of New York Mellon)이 USDC의 지불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최석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