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 중국 도시마다 '섭씨 40도' 타는 듯한 폭염...가축들의 떼죽음, 식량 안보 초비상
[기상이변] 중국 도시마다 '섭씨 40도' 타는 듯한 폭염...가축들의 떼죽음, 식량 안보 초비상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6.04 06:48
  • 수정 2023.06.04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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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9일, 여성들이 중국 상하이 한 거리에서 우산과 손으로 햇빛을 가리고 걸어가고 있다. 상하이는 이날 낮 기온이 36.7도까지 치솟으면서 100년 만에 최고 5월 기온을 기록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달 29일, 여성들이 중국 상하이 한 거리에서 우산과 손으로 햇빛을 가리고 걸어가고 있다. 상하이는 이날 낮 기온이 36.7도까지 치솟으면서 100년 만에 최고 5월 기온을 기록했다. [사진 = 연합뉴스]

중국에 불어닥치고 있는, 타는 듯한 폭염으로 가축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고, 3일(현지 시각) CNN방송이 보도했다.

기록적 고온과 폭우가 몰아닥치고 있는 중국 일부 지역에서 가축농장 동물들과 농작물이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뉴스가 중국 매체들의 헤드라인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2위의 경제 대국 중국의 식량 안보를 걱정하는 소리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여름에도 수십 년 만에 최악의 폭염과 가뭄을 겪었었다. 이로 인해 국가 전체가 전력 부족에 시달렸고, 식품 공급과 산업 공급망이 차질을 빚었다. 그런데 지난해보다 더 일찍 찾아온 올해 극한 고온은 벌써부터 많은 지역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타는 듯한 기온으로 돼지, 토끼, 물고기 등 가축들이 죽어 나가고 있으며, 중부의 밀밭 지대는 10년 만에 찾아온 최대 폭우로 침수되었다. 이러는 가운데 담당 관리들은 가뭄이 향후 몇 달 안에 중국의 주요 벼 재배 지역인 양쯔강 유역을 강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중국 수십 개 도시들의 기온이 계절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며칠간 폭염이 덮치면서 윈난성과 쓰촨성의 여러 도시에서 섭씨 40도가 넘는 기록적인 기온을 기록한 것이다.

중국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전국 각 도시에 위치한 578개의 국가 기상 관측소가 측정한 이맘 때 기온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중신증권(Citic Securities)의 수석 농업 분석가인 슝 시아는 보고서에서 “가뭄과 홍수와 같은 극한 기온 때문에 식량 생산이 차질을 빚고, 식량 및 석유 공급의 불확실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상고온의 원인으로 꼽히는, 열대 태평양 지역의 엘니뇨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올해 중국의 식량 안보에 위협이 가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니뇨는 올해 처음으로 세계의 기온을 1800년대 중후반의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1.5도 이상 밀어 올릴 수도 있다.

“중국의 경우 엘니뇨 현상은 양쯔강 유역의 기후 불확실성을 쉽게 확대하면서 남쪽에는 홍수를, 북쪽에는 가뭄을, 북동쪽에는 차가운 여름을 형성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슝 시아 연구원은 이렇게 예견했다.

지난달 ‘세계기상기구(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도 올해 후반기에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힌 바가 있다.

지난해 극심한 폭염과 가뭄을 겪은 이후 베이징 당국은 식량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농업이 국가 안보의 기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농업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의 그릇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가고, 우리는 식량 주권을 다른 나라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부문에 현대화를 달성할 수 있겠습니까?” 

그는 지난 3월 중국공산당 주요 학술지인 추시(Qiushi)에 발표한 글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중국이 폭염과 홍수 등의 이상 기상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폭염과 가뭄 피해가 가장 컸던 중국 중남부 도시 쓰촨성 모습. [사진 =연합뉴스]
중국이 폭염과 홍수 등의 이상 기상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폭염과 가뭄 피해가 가장 컸던 중국 중남부 도시 쓰촨성 모습. [사진 =연합뉴스]

가축 떼죽음

중국에서는 최근 며칠 동안 폭염으로 농장 가축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매체를 지배하고 있다.

여러 관영언론 보도에 따르면 동부 장쑤성의 한 농장에서는 이번 주 갑작스런 정전으로 선풍기가 작동을 멈춘 후 수백 마리의 돼지가 죽었다.

돼지들은 극심한 더위에 공기 순환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자 질식사했다고, 관영 인터넷 언론인 ‘지무 뉴스(Jimu News)’가 익명의 농장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폭염은 광시장족자치구 남서부 지역의 논에 서식하는 양식 잉어 떼죽음의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수요일 ‘남부 차이나 투데이’ 신문에 고온으로 인해 수온이 급상승하면서 물고기가 “타죽었다”고 주장했.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2016년 중국 4대 요리 중 하나로 쓰촨성 지역의 ‘별미’인 토끼 머리 요리를 꼽기도 했었다. 그런데 폭염으로 농장에서 토끼들이 죽어 나가자 공급이 달리면서 최근 쓰촨성의 대표 요리인 이 토끼 머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토끼 머리 요리 업계가 집계한 수치에 따르면, 매콤한 토끼 머리는 연간 2억 개 이상이 소비되는 남서부 지방의 인기 길거리 음식이다.

농작물 피해

한편, 이상 기상 현상은 중국 최대의 밀 재배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확기를 불과 며칠 앞둔 지난 5월 마지막 주에 중국 밀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부 허난성의 밀밭 지대에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일부 곡식이 싹이 웃자라거나 곰팡이가 피었다. 관영 ‘차이나 미디어그룹(China Media Group)’에 따르면 망친 작물은 일부 농민들의 경우 연간 수확량의 20%를 차지했다.

이번 폭우는 10여 년 만에 수확철에 쏟아진 강수량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리고 이상 기상 현상은 이에 그치지 않고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가 기상 센터의 최근 추정에 따르면 5월부터 9월까지 “가뭄과 홍수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으며 폭우와 폭염 등의 더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강타할 가능성도 높다.

슝 시아 연구원은 신장 극서(極西) 지역의 폭염과 강수량 부족이 이미 일부 옥수수와 밀 생산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앞으로 몇 달 안에 중국을 양분하는 거대한 양쯔강 중류의 강수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이는 가뭄으로 이어지면서 그 지역의 벼농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슝 시아 연구원은 주장했다.

양쯔강 유역은 중국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소비되는 주요 식품인 중국 쌀의 3분의 2 이상을 공급한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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