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이 서해에 추락한 지 8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북한의 2차 발사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군은 미국, 일본과 대북 공조를 강화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미일은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체계를 연내 가동하기로 협의하며 안보협력을 확대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발사 지점과 비행 궤적, 예상 탄착점 정보를 3국이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으로 상대 요청이 있을 때만 정보를 사후 공유하는 제한적 정보공유에서 한일 양국도 미국을 거쳐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게 돠는 것이다. 국방부는 수개월 내에 통신망 등 기술적인 연결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3국은 2018년 이후 중단됐던 연합 해상훈련도 모두 복원하기로 했다. 한미일 해양차단훈련과 대(對)해적훈련을 올해 안에 재개하고, 이미 부활한 대잠전훈련과 해상미사일 방어훈련도 정례화한다. 연간 연합훈련 계획은 합동참모본부와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일본 통합막료감부가 공동으로 수립한다. 3국 안보회의에서 장관들은 "북한의 정찰위성용 '우주발사체' 발사는 '위성 명목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라며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북한 위협을 막아야 한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군은 북한 발사체 잔해 인양작업을 8일째 이어가고 있지만, 15m 길이의 잔해가 수심 75m까지 가라앉은 상태라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가 잔해를 찾기 위해 함정과 항공기를 투입해 탐색작전도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합참은 인양작업에 일부 진전은 있으나 추가 작업이 필요해 오늘(7일) 상황에 따라 수중작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한미는 군이 북한 발사체를 인양하면 이를 공동 조사하기로 했다.
군 정보당국은 이번 인양작업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왜냐하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축적과 현재까지 기술이 총망라 되어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인공위성이 실려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3단 이상의 발사체 흔적에 혼힘을 기울이고 있다. 군 정보당국은 한국의 이지스함과 미국의 인공위성, 일본의 탄착점 정보체계까지 도음을 받아 잔해찾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좌표를 찍더라도 오차범위가 50~100km까지 넓어 난항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직후 국제해사기구(IMO)가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처음으로 채택하자 앞으로는 위성을 쏘더라도 사전에 알려주지 않을 수 있다는 반박 입장을 냈다. 북한은 IMO 회원국으로서 다른 회원국 선박의 항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사일이나 위성 발사 전에 반드시 기구와 관련국에 사전 통보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북한이 재차 발사체를 쏠 경우 가장 강력한 권고로 해석되는 결의문 채택 등 추가 대응 조치를 할 수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31일 새벽 6시 29분쯤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탑재한 발사체를 쐈으나, 1단 분리 후 2단 점화 실패로 전북 군산 어청도 서방 약 200㎞ 해상에 떨어졌다. 이른 시일 내에 2차 발사에도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 설비를 이동시키는 움직임이 계속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발사체를 옮기고 수직으로 세워 발사대에 장착하는 설비인 이동식 건물이 발사 패드 중심부로 이동했으나, 기존 발사장의 조립 건물 안에 우주발사체가 들어 있는지 또는 어떤 목적으로 이 건물을 옮겼는지는 알 수 없다.
[위키리크스한국=조 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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