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매출 中 해외 매출 2011년 7.1%比 지난해 56%

삼양식품 김정수 부회장이 국내 매운맛의 지표를 흔들었다. 불닭볶음면으로 농심 신라면의 아성을 깨고 있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해외에서 K-푸드로 자리잡은 불닭볶음면을 발판 삼아 하반기도 매운맛으로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의 중흥기를 연 불닭볶음면을 만든 주역으로 평가된다. 김 부회장의 글로벌경영 전략을 통해 매년 해외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는 포화 상태인 국내 라면시장 경쟁에서 벗어나 해외를 공략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 9090억 원 ▲영업이익 903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42%, 38% 급증했다. 삼양식품은 해외사업부문의 성장세가 유난히 두드러지는데 지난해 매출 약 56%가 해외 매출이다.
업계에서는 해외 수출이 급증하며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중 80% 이상이 불닭볶음면의 매출로 추정하고 있다. 불닭볶음면 출시 전인 2011년과 비교한다면 삼양식품 매출은 3배 이상, 영업이익은 6배 이상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크게 눈에 띈다.
삼양식품은 본래 내수 위주의 기업이었다. 해당 제품 출시 전 2011년의 연간 수출액은 213억 원이다. 이는 전체 매출 2987억 원의 7.1%로 미미한 기록이다. 삼양식품의 수출액이 급증한 것은 파이어 누들 챌린지의 폭발적인 유행을 탄 이후다.
챌린지를 시작한 당시에만 일시적인 매출 효과를 얻을 것이라 평가했지만, 2017년 수출액 2052억 원을 기록, 2019년에는 2728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따라잡은 이례적인 상황까지 발생했다.
삼양식품은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해외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2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1899억 원을 기록해 분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영업을 시작한 미국, 중국 판매 법인의 성공적인 안착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결과 2022년 5월 준공된 밀양 신공장에 자동화 및 수출 전용 생산라인이 구축됐다.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이 18억 개로 늘어나 해외 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경제 사절단으로 김 부회장이 동행해 'K-푸드 페스티벌'에서 불닭 시리즈 홍보에 나섰다. 베트남 라면 시장의 한국 라면 점유율은 단 5% 수준으로 알려져 있지만 젊은 연령대 및 성장성이 눈에 띄므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이미 1969년 국내 최초로 베트남에 라면을 수출하며 진출을 알린 바 있다. 현재 삼양식품의 베트남 수출 규모는 약 100억 원으로 주력 품목은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짜짜로니 등이다. 베트남으로 수출되는 국내 라면 중에서 5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베트남 인구수는 9886만 명으로 세계 16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베트남의 라면 시장의 규모는 중국,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크다. 삼양식품의 베트남 매출 목표는 올해 200억 원으로 알려진다.
해외 사업의 성과가 크기 때문일까. 삼양식품은 올해 초 ASIA/EMEA본부를 조직해 마케팅 임원을 신규 영입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를 포함한 중동, 아프리카 등 국가별로 해외영업을 집중하기 위해 조직개편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를 이어 세계 라면 시장 3위를 기록하고 있는 베트남까지 본격적인 수출을 진행한다면 삼양식품의 매출 1조 원은 사실상 달성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삼양식품은 최근 인도네시아 법인을 출자시켰기에 베트남 법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베트남이 연령층이 어리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 중 하나"라며 "최근 인도네시아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에 있기에 베트남 법인은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의 해외 법인은 판매 법인이기에 국내 생산 후 해외 수출이 이뤄지는 방식"이라며 "삼양식품의 수출 오더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생산량을 증기해야하겠다고 판단해 밀양 신공장을 설립했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추예성 기자]
chuchu0725@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