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이란 사전적으로는 ‘사람들이 기차를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평평하게 만든 장소, 즉 승강장’을 말한다. 여러 사람이 이용하기 편리하게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쉽게 이용하거나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특징을 차용해 말한다.
플랫폼의 의미는 열차를 타기 위한 물리적 공간, 다시 말해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기 위해서 무조건 가야만 하는 곳이다. 따라서 플랫폼에는 사람들도 모이고 물건들도 모인다. 19세기 만들어졌던 유럽의 기차역, 증기기관차로 수많은 사람과 화물을 실어 나르면서 산업혁명을 촉발한 곳이 바로 이 플랫폼이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 플랫폼의 역할이 디지털 세계로 옮겨갔고, 플랫폼이 디지털 시대에서 핵심가치로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구축한 플랫폼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이 모이고 상품과 서비스가 거래된다. 이런 플랫폼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의 주역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지능정보기술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융합되거나 3D 프린팅, 로봇공학, 생명공학, 나노기술, 5G통신기술 등 여러 분야의 신기술과 결합돼 실존하는 모든 제품∙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은 이미 빠르게 진행 중에 있다.
2006년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하고 모두 에너지와 금융 기업이었다. 하지만 2016년엔 1위에서 5위까지가 모두 플랫폼 기업(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아마존)이다.
미국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의 스콧 갤로웨이(Scott Galloway) 교수는 현 시대를 장악하는 기업들 중 구글,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4개사를 일컬어 ‘디지털 4대 깡패’라고 했다. 플랫폼을 만들어 기업이나 소비자가 자유롭게 뛰어 놀게 하면서 자신들은 이익을 챙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은 파이프라인(가스 수송관처럼 선형적인 형태의 공급망) 형태의 비즈니스가 대부분이었던 1, 2, 3차 혁명과는 완전히 다르며,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주인공은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활용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사물에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센서를 붙이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 이를 토대로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플랫폼 기업은 어떻게 판을 바꾸게 될까?
예를 들어, 전통 제조업 대표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기업가치 680억달러를 달성하는데 걸린 시간은 1908년 창업 이후 107년이다. 그러나 신생 플랫폼 기업인 우버는 불과 5년 만에 달성했다.
또한 신생 플랫폼 기업인 페이스북은 140년 역사의 세계적인 제조기업이자 혁신기업으로 정평이 난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시가총액을 추월했다. 2015년 11월,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3090억달러로, GE의 2980억달러를 넘어섰다.
2017년 페이스북은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돌파하며 시가총액 세계 5위에 올라섰다. GE는 종업원이 수십만 명이고 160여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페이스북은 종업원이 2만 명이고 직접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사실상 없다.
세계가 새로운 비즈니스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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