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미래 내다본 '기술 경영인'…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영면에 들다
[종합] 미래 내다본 '기술 경영인'…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영면에 들다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4.02 17:08
  • 수정 2024.04.02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일 마포구 효성 본사서 영결식 진행…임직원들 모여 마지막 예우 갖춰
조석래 회장, '기술경영' 집념으로 한국 소재산업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
민간경제 외교관으로 한미 FTA∙미국 비자면제∙한일기술교류 등 이끌어
2일 오전 열린 조석래 명예회장 영결식. [출처=효성그룹]
2일 오전 열린 조석래 명예회장 영결식. [출처=효성그룹]

"국가적 재앙으로 야기되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육부담을 덜어주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산업입국의 정신이란 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한다라는 정신입니다."

2일 영면에 들어간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기업경영을 넘어 사회 환원, 즉 기업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중시해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을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조 명예회장의 저출산 발언은 지난 2009년 지자체 보육시설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 당시 나온 발언이다. 이는 현재 진행중인 저출산 문제를 예견했고 이를 위한 기업과 사회의 노력을 강조할만큼 조 명예회장이 '산업활동을 통해 국가에 봉사한다'라는 창업이념을 실천했던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출처=효성그룹]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출처=효성그룹]

또한, 그의 장례식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윤세영 태영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도 빈소를 방문해 "섬유산업의 선구자가 가셨다", "재계의 큰 별이 졌다"면서 고인을 기렸다.

한덕수 국무총리, 김진표 국회의장,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이어갔다.

빛나는 샛별 같은 회사를 뒤로 하고

효성그룹 2대 회장이었던 조 명예회장은 1982년부터 35년간 원천 기술을 기반으로 섬유, 첨단소재, 중공업, 화학, 무역, 금융정보화기기 등 효성의 전 사업부문에서 한국을 넘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운구차 진입을 앞두고 효성 임직원들이 2일 오전 효성 본사 앞에 도열해있다. [사진=안준용 기자]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운구차 진입을 앞두고 효성 임직원들이 2일 오전 효성 본사 앞에 도열해있다. [사진=안준용 기자]

그런 조 명예회장에 대한 예우를 마지막까지 갖추기 위해 효성의 임직원들은 아침 일찍 영결식을 위해 모였다.

마포 본사에서 열린 영결식에 조현준 회장이 유족 대표로 "아버지는 평생 효성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분이"이라면서 "자신보다는 회사를 우선하고, 회사에 앞서 나라를 생각했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조 회장은 "아버지는 그렇게 효성의 새벽을 밝히며 빛나는 샛별 같은 회사로 키웠다"면서 "아버지가 남긴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겨 사회에 보탬이 되는 큰 재목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2일 오전 열린 조석래 명예회장 영결식. [출처=효성그룹]
2일 오전 열린 조석래 명예회장 영결식. [출처=효성그룹]

이어 이상운 부회장은 조사를 통해 "회장님은 쉼없이 공부하고 연구하며,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분"이라고 회상했다.

이 부회장은 "여느 기술자보다 해박한 지식으로 현장을 정확히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이런 회장님의 집념이 효성의 탄탄한 성장 기반을 만들었고, 수많은 글로벌 1위 제품을 탄생시켜 오늘날 효성이 있게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부회장은 "오늘 함께한 모든 효성 가족들은 한마음 한 뜻으로 회장님을 잃은 커다란 슬픔을 이겨내겠다"고 전했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운구차가 2일 오전 효성 본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안준용 기자]
조석래 명예회장의 운구차가 2일 오전 효성 본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안준용 기자]

영결식을 마치고 유가족들과 임직원들은 다시 본사 앞으로 모여 조 명예회장의 '마지막 퇴근길'을 배웅했다. 운구차는 임직원들의 목례를 받으며 여의도 전경련 회관으로 떠났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경기도 선영에는 유가족분들과 임원들만 간다"고 덧붙였다.

미래를 내다본 조석래 명예회장의 혜안

[출처=효성그룹]
1975년 5월 청와대 만찬행사에서 함께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조석래 회장. [출처=효성그룹]

조석래 명예회장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기술 중시 경영인', '민간 외교관' 등이다. 

조 명예회장은 화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로서 일찌감치 섬유화학 분야 신기술 개발을 선도해 기술경영을 실천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경제 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력에 있다는 생각으로 기업을 경영했다"면서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평가했다.

그 중에서도 효성의 스판덱스는 조 회장의 기술에 대한 집념과 뚝심 경영의 결과물이다.

효성에 따르면 '섬유계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는 조 명예회장이 연구개발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당시 미국, 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보유하고 있던 스판덱스 제조기술을 1990년대 초 독자기술로 개발에 성공했다.

[출처=효성그룹]
1999년 6월 스판덱스 공장 준공식. [출처=효성그룹]

나아가 새로운 첨단산업 육성 및 제품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노력했다.

조 명예회장은 환경 친화적이면서 고강력 섬유소재로 플라스틱을 대체할 꿈의 미래소재인 '폴리케톤', 강철보다 10배나 강력하면서 무게는 1/4에 불과해 산업파급효과가 큰 '탄소섬유', 금융과 IT의 융합을 통해 미래형 첨단 금융인프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New Branch Solution' 등을 선보였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이는 조석래 회장의 창조적 마인드와 추진력과 신기술에 대한 집념이 낳은 산물"이라면서 "세계 최초 신소재 폴리케톤의 개발 상용화를 통해 대한민국이 소재강국으로 도약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조석래 명예회장은 2000년부터 한미 FTA 필요성을 최초로 제기하며, 민간 외교부문에서 한미FTA 체결에도 큰 공헌을 했다. 

체결 이후에도 미국의회를 방문해 인준을 설득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한 바 있다. 한미FTA 체결 당시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에 기여하는 한편, 대일 무역 역조 해소, 한일간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한일경제공동체 추진 등 한국 경제인들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 앞장섰다.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2일 오전 효성 그룹 본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안준용 기자]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2일 오전 효성 그룹 본사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안준용 기자]

조석래 명예회장은 재계의 넓은 인맥과 특유의 리더십으로 전경련을 '일하는 조직', '솔선수범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고, 정부에 다양한 정책 제안을 함으로써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서도 대한민국 경제가 성장, 발전하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신소재·신합섬·석유화학·중전기 등 산업 각 방면에서 신기술 개발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했고, 첨단산업과 혁신제품 개발은 기술 경영의 성공모델로 부상했다.

"우리 기업이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기업정서를 해소하고 윤리경영과 상생경영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나가는 동시에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

17년 전 조석래 명예회장의 말이 여전히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junyongahn0889@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