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인사이드] 글로벌 위기 속 삼성전자, 유비무환 전투태세 갖추다
[WIKI 인사이드] 글로벌 위기 속 삼성전자, 유비무환 전투태세 갖추다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4.19 14:36
  • 수정 2024.04.19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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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금융 계열사 제외 임원진들 '주6일제 근무' 시행
삼성 계열사들, 지난해 매출·영업이익 대다수 감소해
전자 관계사들, 작년 4분기부터 회복세 전환 모습 보여
) 삼성전자가 지난 14일부터 오는 17일(현지시간)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가전·전자산업박람회 'AWE (Appliance & Electronics World Expo) 2024'에 참가한다고 15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AWE 2024 전시관 전경. [출처=연합]
삼성전자 AWE 2024 전시관 전경. [출처=연합]

적신호에 멈춰선 기업들이 한둘이 아니다. 청신호가 켜질 때 직진할 준비가 돼 있는 차들도 있고 뒷 차가 경적을 울릴 때 까지 다른 곳에 정신이 팔려 추월당하는 차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월이라는 아찔한 미래 대신 직진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더 오래, 더 멀리 갈 것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던 삼성전자가 작년 주춤했지만 올해 다시 뛸 준비를 하고 있다.

그 시작점은 삼성 계열사들의 임원진의 '주 6일제 근무'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돌파구 마련에 최전선에 선 것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경각심을 갖고 위기 극복에 동참하자는 취지"에서 임원들의 주말 출근이 이뤄지고 있다. 삼성SDS·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 등 전자 관계사의 주말 출근은 이번 주말부터 시행된다.

감소의 연속이었던 지난해

그렇다면 삼성은 얼마나 어렵길래 비상경영에 가까운 결정을 내렸을까.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 15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이스라엘-하마스(팔레스타인) 사태는 경영 불확실성을 더욱 심화시켰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5차 중동전쟁 위기'도 이제 시작됐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최근에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와의 밀착관계를 형성했지만 이전까지는 SK하이닉스가 주도한 시장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6조5400억원, 매출액은 258조16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84.92%, 매출은 4.91%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03%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에 실패한 적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15년 만인 만큼 '어닝 쇼크'의 충격이 큰 상황이었다.

반도체 DS부문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12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메모리반도체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반도체 실적이 지지부진하다보니 삼성의 전자 관계사들도 비슷한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SDS의 지난해 매출액은 13조2768억원, 영업이익 80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 영업이익은 11.8% 감소했다.

삼성SDS의 IT 부문은 지난해 매출 6조1058억원, 영업이익 67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2.3%, 6.1% 증가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반도체 등의 운송이 대부분 차지하는 물류 부문 매출은 7조1710억원, 영업이익은 13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6.4%, 51.4% 감소한 수치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22조7083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12.8% 증가해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6334억원으로 9.7% 감소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조3062억원, 영업이익 11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와 9% 증가했지만 3분기 대비 각각 2%와 40% 줄어들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2023년은 스마트폰, PC 등 IT용 제품 시황 부진이 지속되고,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로 어려운 경영 환경이었다"면서 "삼성전기는 예년보다 실적을 감소했지만 제품 라인업 강화 및 거래선 확대를 통해 전장용 사업 비중이 두 자릿수 중반까지 확대되는 등 고부가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사장은 "삼성전기는 외부 환경 불확실성에도 흔들림 없는 강건한 사업 체질을 구축하겠다"면서 "AI, 서버, 전장용 매출을 확대해 고성장·고수익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건설부문이 실적을 이끌고 있는 삼성물산은 전사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9%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13.5%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1%와 1.1% 감소했다.

삼성의 역량 총동원

지난 15일 이탈리아 밀라노 유로쿠치나 전시장에 비스포크 AI와 유럽 빌트인 신제품이 전시돼 있다. [출처=삼성전자]
지난 15일 이탈리아 밀라노 유로쿠치나 전시장에 비스포크 AI와 유럽 빌트인 신제품이 전시돼 있다. [출처=삼성전자]

이번 '삼성전자 위기론'에 임원들의 주말 출근이 부각된 것이지 삼성의 금융계열사들을 비롯한 일부 계열사들은 최근 몇년간 월 1회 주말 회의를 열어 위기 극복방법을 논의했다.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의 본부장급 임원들은 주말에 모여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발표까지 하며 '삼성전자 살리기 작전'에 나섰다. 삼성 측은 "그동안 진행하던 월례회의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전례없는 위기에 삼성전자의 이슈에 개입을 주저하던 삼성의 금융 계열사들이 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구체적인 회의 내용은 확인되지는 않지만 업계에서는 금융 계열사 임원들의 이같은 대안 마련 덕붙에 삼성이 지난 4분기에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일부 부문에서 흑자전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 계열사들은 삼성전자의 위기 극복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삼성 디스플레이는 현금 20조원을 삼성전자에 빌려줬으며, 차입 이자는 연 4.6%다.

또한, 배당 확대 결정을 내려 삼성전자가 조금이라도 더 수익을 챙길 수 있게 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삼성전자 배당금을 주당 3200원으로 33% 이상 확대해 삼성전자가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7곳 중 배당금 증가폭이 가장 크다. 삼성SDI는 1000원에서 1030원에서 소폭 늘렸고, 그간 꾸준히 배당금을 늘려왔던 제일기획은 1150원이다. 

그래도 최악은 피하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0일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달 20일 주주, 기관투자자,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출처=삼성전자]

이같은 노력들로 인해 삼성전자와 계열사들이 지난해 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고무적이다.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조금씩 전진하기 시작했다. 4분기에 스마트폰 출하량은 감소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과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전사 매출은 전분기 대비 0.6% 증가한 67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메모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디스플레이 호실적이 지속돼 전분기 대비 3900억원 증가한 2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S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고 삼성전기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9% 증가했다.

삼성 계열사 임원진의 '자발적인' 주 6일제 근무에 시대 역행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삼성은 강제적인 지지침은 아니고 일반 직원들의 '동반 출근' 역시 금지한다고 밝혔다.

경영 위기를 타파하기 위한 주말 출근은 언젠가는 파란불이 켜질 때를 대비해 엑셀을 밟을 준비라고 보여진다. 갈림길에 서서 직진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자동차처럼.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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