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2024] 대선을 앞둔 美 젊은 유권자들의 관심사는 팔레스타인보다 경제
[미 대선 2024] 대선을 앞둔 美 젊은 유권자들의 관심사는 팔레스타인보다 경제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5.11 06:18
  • 수정 2024.05.1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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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사진 = 연합뉴스]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 [사진 = 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젊은층의 분노가 몇 주 동안 미국 정치계를 지배해 왔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지지하거나 반대로 비난하기 위해 컬럼비아 대학 등 전국의 캠퍼스를 돌아다녔고,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연설에서 대학생들의 소요 사태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나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헤드라인을 장식한 이러한 소란은 이번 美 대통령 선거에 젊은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를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 시각) 최근 몇 달간 실시된 설문조사를 근거로,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팔레스타인에 공감하는 숫자가 느는 것은 맞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2024년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꼽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다른 유권자들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도 경제적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는 말이다. 다음은 이 보도의 전문이다.

젊은 유권자들이 4년 전보다 바이든에게 냉담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 공격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현재 그들의 불만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라는 증거는 거의 없다.

“두 대선 후보가 어떤 이슈에 대해 같은 입장을 취한다면 아무래도 관심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팔레스타인 문제가 결코 가볍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내가 도널드 트럼프 대신 조 바이든을 지지하는 데에는 이 문제는 크게 연관이 없습니다.”

오스틴에 있는 텍사스대학의 학생 데본 슈워츠(19)는 이렇게 말했다.

이슬람교와 유대교 뿌리를 함께 지니고 종교 간 화해를 추구하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슈워츠는 경찰의 진압을 부른 캠퍼스 시위를 “역사적 순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보다 “이스라엘 문제에 더 진보적인” 후보가 있다면 그에게 투표하겠지만, 어쩔 수 없이 바이든에게 투표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는 조 바이든의 정책 변화를 보고 싶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한 뒤 똑같은 정책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바이든과 트럼프 /블룸버그
바이든과 트럼프 /블룸버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미국의 여론은 지난 10년 동안 팔레스타인 쪽으로 조금씩 기울어졌다. 최근의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1%가 여전히 이스라엘에 공감하고 있지만, 27%는 팔레스타인을 더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2013년 12%에서 많이 증가한 수치이다.

이러한 변화는 세대간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분쟁 양상의 변화와 이스라엘 정치의 우경화의 영향일 뿐만 아니라 친팔레스타인 운동가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미국에서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과 같은 인권운동과 연계시키려 노력해온 지난 10년의 노력이 반영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거래를 끊어야 한다는 친팔레스타인 운동이 대학 캠퍼스에서 자리를 잡은 결과일 수도 있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29세 사이의 미국 성인들은 분쟁 중인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해 65세 이상에 비해 3배 더 공감하고, 성인 전체 인구에 비해서는 2배 더 높았다.

“시위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처럼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해 열광하는 것은 아닙니다.”

‘퓨리서치’의 글로벌 리서치 담당 부국장인 로라 실버는 이렇게 분석했다. 

“그러나 18~29세는 나이든 미국인들과 분명히 다릅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러한 젊은층의 공감은 그들이 이번 전쟁을 2024년 대통령 선거의 최우선 이슈로 받아들이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캠퍼스 시위와 진압이 시작되기 직전에 실시된 ‘하버드 정치연구소’의 젊은층 여론조사에서 18~29세 미국인들은 바이든이 가자지구 전쟁을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 반대 76%, 찬성 18%로 압도적인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그들의 2%만이 이번 대선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가장 큰 관심사로 꼽았고, 반면에 경제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27%였다.

미국 선거참여 캠페인. /미 국무부
미국 선거참여 캠페인. /미 국무부

뿐만 아니라 최근 4월 말에 실시된 ‘Economist/YouGov’ 여론조사에서는 18~29세 미국 유권자의 22%가 인플레이션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았다. 대답자 중 2%는 외교 정책을 최우선 관심사로 꼽았다.(이 여론조사에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묻지 않았다.)

“내 친구들과 나는 모두 중동 전쟁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바이든 행정부의 팔레스타인 의제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듀크대 학생인 코랄 린(20)은 이렇게 말했다. 그녀는 이 문제에 항의하기 위해 그녀의 친구 중 하나는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지지 후보 없음(uncommitted)’을 선택했다고 들려주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여전히 바이든에게 투표하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녀는, 기후 문제와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는 믿음이 그녀를 계속해서 바이든을 지지하게 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버지니아대학교 학생이자 바이든 지지자인 클라라 게티(21)는 현재 바이든의 처지는 베트남전쟁 반대 여론에 직면한, 1968년 민주당 경선에서 린든 존슨의 곤경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 문제에서 많은 성과를 냈기 때문에 두 번째 임기에서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겁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 =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 = 연합뉴스]

“내 생각에는 바이든과 비슷한 점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다른 젊은이들은, 가자 전쟁으로 인해 젊은 유권자들이 트럼프로 대거 이탈하지는 않더라도 젊은이들이 투표장에 나가지 않으면 바이든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에게 투표할 열정이 식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플로리다대학교 학생이자 민주당 주 청년위원회 의원인 카메론 드리거스(19)는 이렇게 말했다.

학내에서 ‘이스라엘과 거래 중단’ 운동을 벌였던 드리거스는 바이든이 재선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가자지구를 위한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단체를 포함해 젊은 조직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바이든은 전국의 젊은 세대 단체들에 계속해서 침을 뱉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특히 투표장에 직접 나갈 사람들을 화나게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바이든 캠프 대변인 미아 에렌버그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캠프가 대학생 조직과 젊은이 단체들에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기후 변화, 총기 규제 및 학자금 대출 등 젊은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해 계속해서 소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학자금 대출 상환에 대한 추가 변경 사항을 발표했으며, 바이든 대통령 자신은 마리화나를 중대 약물에서 재분류하는 것을 고려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드리거스는 마리화나 자유화, 노동권 보장,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 같은 결정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이전에도 바이든을 폭넓게 지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정치적 신념은 가자지구에 의해 시험대에 올랐다.

“나는 트럼프가 이 모든 문제에서 바이든보다 훨씬 더 나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바이든에게도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이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가 그 지점에 거의 다다랐다고 생각합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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