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배달되지 못한 2차대전 참전 군인의 편지를 뒤늦게 배달한 텍사스 집배원
[월드 프리즘] 배달되지 못한 2차대전 참전 군인의 편지를 뒤늦게 배달한 텍사스 집배원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5.15 05:06
  • 수정 2024.05.1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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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으로 참전 중이던 매리언 램이 쓴 편지 [사진 = 데비 스미스 제공]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으로 참전 중이던 매리언 램이 쓴 편지 [사진 = 데비 스미스 제공]

미처 배달되지 못한 2차대전 참전 군인의 편지들을 발견한 텍사스의 한 집배원이 아칸소 주에 사는 그의 가족을 찾아 직접 배달했다고, 14일(현지 시각) ‘원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미국 우편공사(USPS) 직원들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무더운 날씨나 어두운 밤에도” 우편물 배달을 멈추지 않는다는 신조를 불문율로 지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간의 흐름도 그들의 의지를 막을 수 없다. 

텍사스의 집배원 알빈 고티어는 2차대전 중이던 1942년에서 1944년 사이에 참전 군인이 작성했지만, 배달되지 못한 편지 몇 통을 우연히 우편행낭에서 발견한 후 이를 80년 뒤 그의 가족들에게 배달했다.

80년 동안 배달되지 않은 편지를 발견한 텍사스의 집배원 알빈 고티어

텍사스 우편국 직원인 알빈 고티어는 얼마 전 우편행낭을 뒤지다가 특이한 것을 발견했다. 바로 1944년에 보낸 크리스마스 카드였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고티어는 행낭을 더 뒤져서 1942년과 1944년 사이에 쓰인 편지 몇 통을 더 발견하고 충격을 받았다.

“나는 일상적으로 배달을 위해 우편물을 정리하던 중 1942년, 즉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작성된 편지 몇 통을 발견했습니다.”

약 20년 동안 집배원 일을 하고 있는 고티어는 NBC 계열사인 KXAS-TV에 이렇게 말했다. 

“나 자신이 참전 군인이기 때문에 이를 역사적 사건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군사우편의 정확한 배달은 군인들의 사기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 가족을 반드시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2003년 이라크에서 해병대로 복무한 퇴역 군인이기도 한 고티어는 가족을 찾아 이 편지들을 전달하겠다는 의욕에 불타올랐다. 그러나 가족을 찾기 위한 단서가 몇 개 없었다. 편지에는 군인의 이름인 매리언 램과 수령인의 아칸소 주 잭슨빌 주소만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고티어는 온라인 부고를 통해 매리언 램이 고령으로 이미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잭슨빌의 지역 텔레비전 방송국에 연락하여 해당 편지를 발견한 사연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 방송이 나간 직후 그는 램의 여동생인 조 앤 스미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녀는 84세였다.

스미스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 고티어는 이 편지들이 어떻게 제대로 배달될 수 없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결국 그는 이 편지들을 가족에게 직접 전달하기로 결심했다.

집배원 알빈 고티어와 80년 전 오빠가 쓴 편지를 들고 있는 조 앤 스미스 [유튜브 캡처]
집배원 알빈 고티어와 80년 전 오빠가 쓴 편지를 들고 있는 조 앤 스미스 [유튜브 캡처]

매리언 램의 유족과 재회한 편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매리언 램의 편지는 테네시에 사는, 조 앤 스미스의 조카가 오랫동안 보관하고 있었다. 이 조카는 이 편지들을 가족을 대표해서 유물을 관리하는, 텍사스에 거주하는 사촌 데비 스미스에게 우편으로 보냈다. 그러나 이 우편물은 포장이 터져 내용물 중 일부를 분실한 채 도착했다. 그러니까 그때 램의 편지가 우편행낭에 남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수수께끼가 풀리자 코티어는 아칸소에 사는 조 앤 스미스를 직접 만나 이 편지들을 돌려주기로 했다.

“우편물로 발송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그 이상을 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고티어는 KXAS-TV에 이렇게 말했다. 

“그냥 1마일 더 가나 379마일을 더 가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고티어는 근무를 쉬는 날, 자신의 돈을 들여 매리언 램의 편지를 직접 전달하기 위해 아칸소까지 5시간을 운전해 갔다. 고티어와 조 앤 스미스, 그리고 데비 스미스는 아칸소에서 함께 만나 램의 편지를 읽었다.

알빈 고티어와 매리언 램의 가족은 그 이후로도 계속 연락을 하면서 지내고 있다.

“사람들에 대한 믿음이 회복되었습니다.”

데비 스미스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군인 가족 간의 끈끈한 유대감을 보았습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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