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2024]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 보수 기독교도들 "맹목적 신앙과 정치 편향성" 논란
[미 대선 2024] 트럼프를 지지하는 미국 보수 기독교도들 "맹목적 신앙과 정치 편향성" 논란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5.21 06:12
  • 수정 2024.05.2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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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6일, 십자가를 들고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기독교도들 [사진 = ATI]
2021년 1월 6일, 십자가를 들고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기독교도들 [사진 = ATI]

도널드 트럼프가 세 번째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서면서 기독교를 무기로 활용함에 따라 복음주의자들을 비롯한 미국 보수 기독교 유권자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고, 20일(현지 시각) A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예수를 믿습니다. 예수가 없으면 미국은 무너질 것입니다.” 

켄터키 주 플로렌스에 사는 킴벌리 본은 오하이오 주 데이턴 인근에서 열린 트럼프의 유세 집회에 참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3월 열린 이 집회에서는 ‘예수는 나의 ​​구세주, 트럼프는 나의 대통령’ 또는 ‘하느님, 그리고 총기와 트럼프’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와 모자가 판매되고 있었고, 이를 실제로 착용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리고 한 남성 참가자의 티셔츠에는 광채에 싸인 예수가 트럼프의 어깨에 손을 얹는 장면과 함께 ‘미국을 다시 하느님의 나라로 만들라’는 문구가 씌어 있었다.

이날 모인 많은 사람들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들의 기독교 신앙과 가치관을 공유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들 중 일부는 낙태와 LGBTQ 권리, 특히 트랜스젠더의 권리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참석자들 중 트럼프가 2016년 대선 캠페인 기간에 포르노 배우에게 입막음 돈을 주었다는 혐의를 포함해 그의 과거 행적이나 현재 진행 중인 형사 기소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미국의 기독교를 부흥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보는 듯했다.

많은 지지자들에게 트럼프는 기독교와 애국심의 대변자이다.

“나는 그가 하느님과 우리 미국 군대의 가치를 소중히 여긴다고 믿습니다.”

오하이오 주 뉴렉싱턴의 태미 휴스턴은 이렇게 말했다.

그런가 하면 오하이오 주 시드니에 거주하는 셰리 코터맨은 “저는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지만, 크게는 미국을 최우선으로 둡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하느님의 권능에 의지할 줄 아는 대통령을 뽑고 싶습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여러 면에서 이러한 모습들은 낯설지가 않다.

AP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0년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 10명 중 약 8명이 트럼프를 지지했으며,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여론조사는 2016년에도 비슷한 비율이 트럼프를 지지한 것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새로 펼쳐지는 대선 캠페인인데도 초기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공화당 유권자들은 트럼프에게 계속 지지를 보냈다. 그들은 공개적으로 보수적인 기독교도라고 밝힌 다른 후보를 선택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를 다시 선택한 것이다.

게다가 다른 후보들 중 어느 누구도 트럼프처럼 사법 리스크에 직면하지 않았다. AP 여론조사에 따르면 올해 초 아이오와, 뉴햄프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프라이머리에서 트럼프는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의 55~69%를 득표했다.

뿐만 아니라 역설적이게도 트럼프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경쟁하면서 그가 강력한 낙태 금지 법안에 서명한 사실을 물고 늘어지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 몇 년 동안 일부 트럼프 측근은 트럼프가 LGBTQ+ 커뮤니티에 우호적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는 혐의부터 2016년 대선 과정에서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엘스의 입을 막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사업 기록을 위조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는, 사상 유일한 공화당 후보이다.

트럼프는 또한 카지노 사업 이력과 두 번의 이혼, 성범죄 혐의가 있는 유일한 공화당 후보이기도 하다. 성범죄 혐의들 중 하나는 민사재판을 통해 사실로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프라이머리 유권자들은 ​​압도적으로 트럼프를 선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에서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일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에서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그렇기 때문에 소수의 보수 복음주의자들은 트럼프가 성경과 기도를 사진 찍기 소품으로만 활용하고 회개하지 않는다며 분노하고 있다. 그들은 트럼프가, 진정한 믿음 없이, 선동적인 수사에 권위주의적 야망을 투사해 캠페인을 벌이면서 심각한 위법 행위를 저지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독교 작가인 카렌 스왈로우 프라이어는 동료 복음주의자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실에 절망을 느끼면서, 2024년 대선에서도 이러한 익숙한 지지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지지자들이 과거에는 트럼프가 기독교 신앙을 자신들과 공유하기를 바라면서도 확신은 못했다고 말했다.

“이제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자신들을 믿습니다.”

그녀는 이렇게 주장했다. 

“트럼프가 낙태와 LGBTQ 문제에 대해 오락가락한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은 무시될 뿐입니다.”

오하이오 집회에서 몇몇 참석자들은 트럼프가 회개하고 새로운 삶을 선택한 기독교의 길을 따른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죄를 타고났습니다. 예수는 죄인들과 함께 했으니 트럼프와도 함께 하시는 것입니다.”

킴벌리 본은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의 과거가 아니라 그가 어디로 가고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려고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다른 트럼프 행사와 마찬가지로 오하이오 집회에서도 2021년 1월 6일 국회의사당 난입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일부 지지자들이 부른 애국가가 방영되었고, 트럼프는 그들을 “애국자”라고 불렀다.

집회 입구에서는 한 단체가 “구원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십시오”와 “1월 6일 애국자들”을 지지할 것을 촉구하는 팜플렛을 나눠주었다.

기독교도라고 밝힌, 데이턴에 거주하는 칼렙 시나몬(37)은 낙태 반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낙태를 합법화한 ‘로 앤 웨이드(Roe v. Wade) 판례’를 뒤집는 2022년 대법원 결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3명의 대법관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임명한 사실을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낙태 반대를 직접 행동으로 옮긴 최초의 대통령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1990년대 이후 공화당원들은 낙태 반대를 말로만 떠들었지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오하이오 주 잉글우드 출신의 조디 피카글리는 낙태를 반대하는 자신의 가톨릭 신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태아의 생명권을 지지합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나에게 너무나 중요한 일입니다. 지금은 도덕이 너무 형편없이 무너졌습니다. 그래서 미국에 교회가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그녀는 대법원이 낙태 문제를 주정부에 넘기면서 미래의 트럼프 대통령이 낙태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나는 그가 지금의 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결코 낙태 클리닉을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녀는 지난 3월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이 미네소타의 ‘가족 계획 클리닉’ 방문을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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