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CNN이 분석한 라이시 대통령 사후의 이란...불확실한 미래로 내몰리는 강경파
[월드 프리즘] CNN이 분석한 라이시 대통령 사후의 이란...불확실한 미래로 내몰리는 강경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5.22 06:24
  • 수정 2024.05.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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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 [사진 = 연합뉴스]

한때 이란 최고 지도자의 후계자로 여겨졌던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헬기 사고로 사망하면서 이슬람 공화국 이란을 장악하고 있는 강경파가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21일(현지 시각) CNN방송이 분석했다.

강경 보수 성향의 에브라힘 라이시(63) 대통령이 일요일 이란 북서쪽의 외진 산악 지대에서 헬리콥터 추락 사고로 사망했으며, 함께 타고 있던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무장관과 다른 고위 관리들도 함께 사망했다. 이번 사고는 국내외적으로 유례없는 도전에 직면한 이란에게 민감한 시기에 발생하면서 향후 추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슬람 공화국 이란의 경제는 미국의 제재로 인한 타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젊은 세대의 불만은 점점 고조되고 있으며, 중동뿐만 아니라 그 너머에서까지 점점 더 호전적인 적대 세력들에 직면하고 있다.

“라이시의 사망으로, 이란 이슬람 공화국(IRI)이 정당성을 위협받고 배타적 정책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 선거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국제위기그룹(International Crisis Group)’ 싱크탱크의 이란 프로젝트 국장인 알리 바에즈는 이렇게 분석했다.

향후 이란의 상황은 다음과 같이 예견할 수 있다.

누가 대통령 자리를 이어받을까?

이제 권력은 라이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냈던 모하마드 모크베르에게 이양되었다. 이란 국내 및 외교 문제의 최종 결정권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는 월요일 모크베르를 대통령 대행으로 승인했다.

라이시만큼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모크베르 대행은 “또 다른 행정가”라고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싱크탱크 ‘채텀하우스(Chatham House)’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프로그램 책임자인 사남 바킬은 CNN에 말했다. 

“그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가깝고 권력 핵심에도 가깝습니다.”

바킬은 모크베르 대행이 “평상시와 같은 정책”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이며 이렇게 평가했다.

그러나 이란은 법에 따라 향후 5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월요일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란 대통령 선거가 6월 28일 금요일에 치러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후보자들은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후보 등록을 할 수 있으며 선거 유세는 6월 12일부터 6월 27일 오전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란의 낮은 투표 참여율을 감안하면 선거가 졸속하게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지난 3월 선거에서도 이란 유권자들은 투표율을 높이려는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979년 이슬람 공화국 건국 이후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마줄레스(Majles)’라고도 불리는 이란 의회 의원과 최고 지도자를 선출하는 임무를 맡은 8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회의(Assembly of Experts)’를 뽑는 3월의 선거에서는 대부분 강경파 정치인들이 당선됐다.

“이란 국민은 투표를 통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믿음을 전반적으로 상실한 상태입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책임 정치를 위한 퀸시 연구소’의 공동 창립자이자 부회장인 트리타 파르시는 일요일 X(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지난 3월 선거는 또한 한때 정권에 충실했던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을 포함해 온건한 정치인들의 출마가 금지된 상태에서 치러졌으며, 최고 지도자가 사망한 후에도 그의 보수 통치를 이어가기 위해 소수의 강경파 집단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란의 강경파에 대한 실질적인 대안 세력은 지난 몇 번의 선거에서 공직에 출마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파르시 부회장은 X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어쨌든 이들 대안 세력은 변화를 일으키는 데 성공하지 못함으로써 대다수 국민의 눈에서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다 보니 라이시의 사망 이후에도 최고 지도자가 교체될 때까지는 특히 외교 정책에 있어서는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프로젝트’의 바에즈 국장은 “최종 결정을 내리는 사람은 최고 지도자와 혁명수비대이며, 그들은 대부분 이란의 지역 정책을 책임진다”며 “전반적으로 변화보다는 정책의 연속성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산조각 난 이란 대통령 헬기의 잔해들 : 20일(현지 시각) 이란 북서부 산악지대에서 발견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타고 있던 헬기의 잔해 [사진 = 연합뉴스]
산산조각 난 이란 대통령 헬기의 잔해들 : 20일(현지 시각) 이란 북서부 산악지대에서 발견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이 타고 있던 헬기의 잔해 [사진 = 연합뉴스]

라이시의 사망은 장기적으로 이란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라이시 사망으로 이란 최고 권력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5)의 뒤를 이어 누가 이란 최고 지도자가 될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란 종교계는 라이시가 대통령에 재임하는 동안 그에게 막대한 투자를 했으며, 그는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의 잠재적 후계자로 여겨졌다. 관측통들은 라이시가 최고 지도자의 지위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잘 가꾸어진 상태였다고 말한다.

따라서 라이시의 사망은 “이란의 권력 승계 위기”를 야기할 것이라고,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선임 연구원인 카림 사도푸어는 X에 글을 올렸다.

라이시는 히잡 착용을 강제하는 억압적인 법률에 도전하는 2022년 대규모 시위를 강경 진압했다.

이란 헌법에 따르면 8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회의’가 최고 지도자 사후 후임자를 선출한다. 그러나 ‘전문가 회의’의 구성원 자체는 선거와 입법을 감독하는, 12명으로 구성된 강력한 권한의 ‘이란 수호 위원회(Guardian Council)’의 사전 심사를 받는다.

‘전문가 회의’는 수년에 걸쳐 점점 더 강경 성향을 띠고 있다. 지난 3월 투표에서 라이시는 ‘전문가 회의’ 의원으로 재선되었고, ‘이란 수호 위원회’는 로하니의 의석 참여를 제한한 바가 있다.

최고 지도자를 선출하는 데는 공식적인 절차가 있기는 하지만 권력 승계 논의는 언제나 “매우 불투명한 상태”에서 진행되었다고 ‘채텀하우스’의 바킬은 말했다. 그는 “승계 논의는 매우 친밀한 개인 집단 내에서”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현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의 아들이자 중간급 성직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잠재적인 최고 지도자로 지목하기도 하지만, 이는 1970년 억압적인 군주제를 무너뜨리고 세습 통치를 탈피하면서 자긍심을 키워온 이슬람공화국의 원칙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모즈타바가 그의 아버지를 대신해 권력을 세습하게 된다면 라이시의 죽음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일각의 추론이 뒷받침될 수도 있다고, 사도푸어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라이시의 정적들 또한 그의 빈 자리를 메우려고 달려들 가능성이 높다고 바에즈 국장은 말했다.

“라이시의 사망은 최고 지도자의 모든 계획을 무위로 돌려놓았습니다.”

바에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란에는 라이시를 대신할 수 있는, “이슬람 공화국의 노선에 부합하는 정치인”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라이시의 사망은 이란의 대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라이시 대통령과 아미르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은 이란과 아랍 이웃 국가들의 관계 전환을 주도했으며, 중국의 인도 하에 오랜 적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이스라엘로부터 시리아 내 이란 대사관을 공격받은 뒤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직접 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 또한 전례 없는 보복을 감행하여 양국 간의 ‘그림자 전쟁’을 백일 하에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라이시가 사망했지만 최고 지도자의 거의 독보적 영역인 외교 정책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란의 외교 정책은 ‘최고국가안보회의(Supreme National Security Council)’가 결정하며, 최고 지도자는 이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이란 전문가이자 인터넷 매체 ‘암와즈 미디어’의 편집자인 모하마드 알리 샤바니는 CNN에 설명했다. 

“우리는 이란이 지역 파일에 접근하는 방식과 지역 동맹국과의 협력 측면에서 정책의 연속성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는 핵 프로그램에서도 비슷한 궤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가올 조기 대통령 선거는 이란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가 소외된 온건파를 다시 불러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하메네이는 보수적인 통치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지만 “그는 항상 정권의 정당성에 대한 시험대로 유권자 투표율을 강조해 왔다”고 샤바니는 평가했다. 

“이번 선거는 이란에 분수령이 될 수 있습니다.”

라이시는 많은 이란인들이 기정사실로 여긴 선거를 통해 집권했다. 당시 온건한 후보들이 밀려나고 투표율이 극도로 떨어지면서 정권의 정당성이 의심을 받았었다.

“최고 지도자가 이번 조기 선거를 정치적 공간을 개방하고 민주적 투표를 위한 분수령으로 활용하겠다고 마음 먹는다면 판도가 엄청나게 바뀌게 될 것입니다.”

샤바니는 그렇게 되면 최고 지도자 권력 승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이며 이렇게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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