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콩고 쿠데타 시도에 연루될 뻔한 미국 청년...정치인 경호 대가로 거액 제안 거절
[월드 프리즘] 콩고 쿠데타 시도에 연루될 뻔한 미국 청년...정치인 경호 대가로 거액 제안 거절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5.28 05:20
  • 수정 2024.05.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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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를 진압한 콩고민주공화국 진압군 [사진 = CNN 캡처]
쿠데타를 진압한 콩고민주공화국 진압군 [사진 = CNN 캡처]

지난 20일(이하 현지 시각) 해외 언론들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군에 의해 진압된 쿠데타 시도가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이 쿠데타 시도에는 다수의 미국인과 영국인 한 명이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가 있다.

전날 저녁 민주콩고군 대변인 실뱅 에켄게 장군은 국영TV에 나와 “미국에 귀화한 콩고 출신 망명 정치인 크리스티앙 말랑가가 쿠데타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쿠데타에 가담한 약 40명이 체포됐고 말랑가를 포함한 4명이 사살됐다”며 “쿠데타 음모에는 여러 명의 미국인과 한 명의 영국인, 말랑가의 아들 마르셀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과 관련, AP통신은 27일 돈을 받고 이 쿠데타 시도에 가담할 뻔했다가 직전에 거절한 한 미국 청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다음은 이 보도의 전문이다.

다니엘 곤잘레스(22)의 친구 마르셀 말랑가(21)는 콩고의 유명 야당 지도자의 아들이다. 곤잘레스는 말랑가로부터 콩고에 가서 가족 경호를 맡아주면 10만 달러 가까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

말랑가는 그의 아버지가 주도하는, 콩고공화국 정부를 상대로 하는 쿠데타 시도에 친구인 곤잘레스를 끌어들이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쿠데타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마르셀 말랑가는 쿠데타 실패 후 고향인 미국 유타주 웨스트 조던에서 콩고로 건너간 동료들과 함께 일요일 아침 콩고 정부 진압군에 체포되었다.

마르셀 말랑가의 아버지이자 특이하게 쿠데타를 시도한 주모자 크리스티안 말랑가는 진압 과정에서 피격 사망했다. 그리고 마르셀 말랑가의 미국 고등학교 풋볼팀 동료인 타일러 톰슨(21세)은 콩고의 수도 킨샤사에 있는 대통령 궁을 공격하다가 체포된 다른 미국인 두 명 중 한 명이다.

쿠데타 시도와 진압 과정에서 미국인 3명을 포함해 6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체포됐으며,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의 측근이자 콩고군 대변인 브리그의 자택에서 또 한 명이 체포되었다고, 민주콩고군의 실뱅 에켄게 대변인은 밝혔다.

이번 쿠데타에 연루된 유타 출신 미국인 2명의 전직 풋볼팀 동료였던 다니엘 곤잘레스는 마르셀 말랑가가 콩고에서 4개월 동안 정치인 아버지의 경호를 해주면 5만~10만 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했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지금은 페덱스(FedEx)에서 근무 중인 곤잘레스는 처음에는 이 유혹에 넘어갈 뻔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해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친구의 제안을 거절하고 여자친구와 함께 여름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타일러와 마르셀이 저렇게 된 것이 정말 안타깝지만, 만일 내가 마르셀의 말을 들었다면 나도 그들과 같은 처지가 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콩고에 가지 않은 사실에 감사합니다.”

곤잘레스는 이렇게 말했다.

거액을 앞세운 마르셀 말랑가의 제안은 타일러 톰슨이 왜 콩고에 가서 쿠데타에 연루되었는지를 설명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거금의 제안은 쿠데타 지도자의 미국인 아들이 미국의 전 풋볼팀 동료들에게 내놓은 여러 제안들 중 하나였으며,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콩고로 데려오려는 필사적인 노력의 일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말랑가는 일부에게는 가족휴가를 제안했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가뭄에 시달리는 콩고 지역 사회에 우물을 짓기 위한 봉사 여행으로 포장하기도 했다.

타일러 톰슨이 돈을 제안받았는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풋볼팀의 동료들은 말랑가가 그러한 인센티브를 암시했으며 한 동료에게는 콩고에 가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꾀었다고, AP통신에 털어놓았다.

미국에 있는 톰슨의 부모는 아들이 속아서 쿠데타에 말려든 정치적 볼모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쿠데타 이후 아들과 직접 소식이 닿지 않아 아들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마르셀 말랑가의 어머니 브리트니 소이어는 아들은 그냥 아버지를 따랐을 뿐, 죄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진압 과정에서 피살된 콩고 야당 지도자 크리스티앙 말랑가는 자신은 콩고 망명 그림자 정부의 대통령이라 주장하며 스스로를 ‘뉴 자이르(New Zaire)’라 불렀다. 미국에 망명 중이었던 그는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자신과 가족은 1990년대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에 정착한 난민이라고 묘사했다.

그는 미국에서 금광과 중고차 판매 사업을 벌이다가 콩고로 돌아가 정치 개혁을 위해 싸웠다.

쿠데타가 불발된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쿠데타가 불발된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 모습 [사진 = 연합뉴스]

크리스티앙 말랑가는 콩고에서 국회의원 유세를 벌이다가 투옥되어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콩고의 안보와 관련된 선언문을 발표하고 동료 망명자들과 힘을 합쳐 “현 콩고 독재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주장했다.

“마르셀은 아버지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난 여름을 아프리카에서 보내기 전까지는 심지어 아버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습니다.”

곤잘레스는 이렇게 회상했다. 

“마르셀은 우리가 콩고에 가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알았다면 결코 그런 제안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는 가장 좋은 친구 중 하나입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쿠데타가 시도된 일요일 이른 아침부터 크리스티앙 말랑가는 대통령 궁 내부에서 소셜미디어로 영상을 실시간 스트리밍하기 시작했다.

그는 무장한 아들 말랑가와 함께 영상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말랑가는 급히 목 각반을 얼굴 위로 끌어올리고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살펴보았다. 콩고 정부 당국자는 쿠데타 세력들이 어떻게 궁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유타주 헤리먼에 거주하는 곤잘레스는 이번 쿠데타 시도가 일어나기 몇 달 전부터 마르셀과 스냅챗(Snapchat)을 통해 돈거래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메시지들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이다. 그는 여행이 성사되었다면 그 결과가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고 말했다.

마르셀은 곤잘레스에게 그의 아버지가 여름 동안 함께 보낼 친구를 고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시켰다고 들려주었다고 한다. 곤잘레스는 마르셀이 돈이 필요한 가까운 친구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신이 난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곤잘레슨 또 말랑가 가족이 현장 훈련, 여행비 전액 지원, 돈도 벌고 탐험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르셀은 여행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아버지의 배경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미 국무부가 콩고 여행을 강력히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곤잘레스 모자는 그 여행이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4개월 동안 자신과 함께 있어달라는 여자친구의 요청을 받고 이 제안을 거절했다.

곤잘레스는 나중에 무장한 콩고 진압군들에 둘러싸인 톰슨의 겁에 질린 모습을, 마스렐이 촬영한 개인 스냅챗 동영상을 통해 보았다. 그는 톰슨이 체포되기 전 마지막 스냅챗 메시지를 통해 마스셀에게 톰슨이 안전한지를 물었다.

마르셀은 자신들은 분명히 안전할 거라고 확인해주었다.

루크 바비와 제이든 래로 등 다른 풋볼팀 전 동료들은 마르셀이 왜 친구들을 그렇게 아프리카로 데려가려 하는지 궁금해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마르셀이 콩고 쿠데타에 연루되리라고는 꿈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나는 마르셀은 형제처럼 여기고 타일러는 절친으로 생각합니다. 마르셀의 아버지가 아들과 아들의 친구들을 이용하려 했다고 믿습니다.”

래로는 이렇게 말했다.

“그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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