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분쟁' 노출된 신영증권 유언대용신탁...소송 리스크 대처는 '뒷전'?
'상속분쟁' 노출된 신영증권 유언대용신탁...소송 리스크 대처는 '뒷전'?
  • 강정욱 기자
  • 승인 2024.06.03 16:44
  • 수정 2024.06.03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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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상속인, 위탁자 사망 후에 유언대용신탁계약 인지 가능
위탁자 생전 시 협의 가능…사후 수익자 설득·소송제기만 해법
대부분 계약체결 과정 알리는 증권사 있어 상대적 비교 불가피
신영증권 “유류분 소송과는 무관…가족 불화를 막으려는 목적”
신영증권이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의 빌미가 될 수 있는 유언대용신탁 계약 체결 과정을 공동상속인에게 알리지 않으면서 상품 출시 취지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출처=신영증권]
유언대용신탁이 상속 분쟁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출시된 것과 달리 신영증권은 유류분반환청구 소송 방지를 소홀히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출처=신영증권]

최근 유언대용신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업계 신탁계약 선발주자로 꼽히는 신영증권의 유언대용신탁의 경우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에 노출되면서 법적 분쟁 방지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신영증권은 유언대용신탁이 공동상속인의 상속분에 대한 불만의 사유가 돼 소송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도 체결 사실을 위탁자의 사망 후에야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언대용신탁의 출시 취지를 상속 분쟁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유언대용신탁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은행권에서 계약 체결건수가 증가했다. 올해 1분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유언대용신탁 잔액은 3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43% 증가했다.

유언대용신탁은 고객(위탁자)이 신탁재산을 수탁자에게 맡긴 후 관리·처분·운영 개발 등을 한 후 위탁자의 사망 후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유언대용신탁은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의 쟁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은 유류분권리자가 부당한 상속 과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절차다. 피상속인의 증여 및 유증으로 인해 유류분이 부족한 한도에서 그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법조계의 태도는 사건 경위에 따라 판이하다. 이중 증권업계에서 유언대용신탁 강자로 거론되는 신영증권의 유언대용신탁 수익자가 휘말린 소송이 눈에 띈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은 2022년 5월 4일 신영증권의 유언대용신탁이 특별수익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피고가 유언대용신탁을 특별수익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원고는 이에 반박하면서 소송 원인 중 하나가 됐다.

특별수익은 고인이 특정 상속인에게 생전에 특정 승계자가 피상속인에게 대가 없이 증여한 재산으로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할 때 쟁점이 된다. 유류분 부족액은 유류분권리자가 실제 얻은 이익이 법정 최소한도에 미치지 못하는 규모로, 유류분 산정의 기초 재산액에 유류분 비율을 곱한 후 유류분 권리자의 특별수익액과 순상속분액을 빼서 구한다.

재판부는 유언대용신탁이 특별수익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신탁법 상 신탁재산은 수탁자의 상속재산에 속하지 않는 데다가 신탁재산의 수익권·처분권 역시 위탁자에게 있었다는 것이다.

이 소송의 원인은 따로 있다는 분석이다. 바로 공동상속인의 유산 상속분에 대한 불만이다. 유언대용신탁과 관련된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에서 이 점은 공통적이다.

특히 신영증권의 경우 유언대용신탁 체결 과정에서 공동상속인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체결 사실을 위탁자의 사후에만 공동상속인에 알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언대용신탁에 따른 신탁재산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공동상속인들은 위탁자의 사망 후에야 상속인금융거래조회 서비스를 통해서 금융기관별 신탁내역을 알 수 있다.

이는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의 빌미가 될 소지가 높다. 위탁자의 생전에는 위탁자, 수익자, 공동수익자가 신탁재산의 귀속을 놓고 협의를 하는 게 가능하지만 사후에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동상속인이 협의에 실패한 후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은 유류분반환청구 소송 제기 뿐이다. 

이는 유언대용신탁의 취지와는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도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을 비롯한 상속 분쟁 감소가 유언대용신탁이 출시된 목적 중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언장은 분실, 훼손, 위변조 등 제약이 있고 실제 집행 과정에서도 등기소나 금융기관 등에서 내용 해석에 대한 여러 제약이 있다”면서 “이에 따른 상속 분쟁을 감소하려는 게 유언대용신탁의 출시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법적 분쟁 리스크에 대한 신영증권의 대응은 후발주자에 비해서도 안일한 실정이다. 한 대형 증권사의 경우 위탁자의 의사에 따라 공동상속인에게 계약 체결 예정인 점을 알리고 있다. 이는 위탁자의 사후 객관적이고 투명한 상속 집행으로 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신영증권 측은 유언대용신탁 체결 과정을 공동상속인에게 알리지 않는 게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의 원인 중 하나라는 점을 부인했다. 다양한 원인으로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이 발생하고 있어 굳이 개선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유언대용신탁 체결 사실을 공동상속인에게 위탁자 사망 전 미리 알리는 경우는 공동상속인들에게 균등하게 상속되는 경우이거나 최소한 유류분을 보장해 주는 상속설계를 한 경우에 국한된다”며 “이러한 경우 위탁자와의 협의를 통해 공동상속인에게 알리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관계자는 “유언대용신탁은 생전에 자녀(공동상속인 중 일부)에게 그 사실(계약체결 사실)을 알리면 가족 불화가 생길 수 있어 미리 알리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며 “간혹 가족회의를 통해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극히 드물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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