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CIA “네타냐후, 가자 전쟁 끝내라는 바이든의 압력 무시”
[이-팔 전쟁] CIA “네타냐후, 가자 전쟁 끝내라는 바이든의 압력 무시”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6.09 06:45
  • 수정 2024.06.0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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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의 유엔 학교 공습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 시각) 가자지구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의 유엔 학교 공습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사진 = ATI]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고 그 이후를 설계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듯하다고, CIA가 결론을 내렸다고, 8일(현지 시각)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번주 미국 관료들 사이에 나돈 CIA 평가서의 분석이 맞다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전쟁을 계속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평가서에는, 네타냐후가 가자지구의 미래에 대해 “모호한 용어”를 내세우며 “이스라엘군의 지지를 유지하고 연정 내 우파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고 믿고 있을 것”이라고 적혀있다.

CIA 내부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와는 다른 논조로 처음 나온 이 평가서는 미국 고위 관리들이 네타냐후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문서 중 하나이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기보다는 분석해야 하는, 예측할 수 없는 외국 정부로 관점이 명백히 바뀌는 시점에 나와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CIA는 CNN의 관련 질의에 논평을 거부했다.

이 평가서는, 네타냐후가 가자지구의 ‘최종 상태(end state)’를 고려하라는 이스라엘 정부 관리들과 바이든 행정부의 압력을 어떻게 무시하고 있는지를 강조하고 있다.

또, 이 평가서는 네타냐후가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즉, 그는 몇 달이 걸릴지 모를 안보상의 목표치에 도달한 후에만 ‘최종 상태’를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는 말이다.

평가서에 따르면 이러한 목표치에는, 분석가들이 네타냐후가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표현한다고 지적하는 “주요 군사 작전” 완료와 하마스군 사령관 모하메드 데이프의 제거가 포함된다.

데이프는 카삼여단(Qassam Brigades)의 사령관이자 하마스 군부의 고위 지휘관으로서 지난해 10월 7일의 이스라엘 공격 계획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다.

데이프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이스라엘군의 표적이 되어, 부상을 입기는 했지만 아직 살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 평가서의 분석은 지난주 금요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3단계 평화안이 나온 뒤 며칠 동안 이어진 CNN 등의 언론 보도와도 일치한다.

또한 이 평가서는 빌 번스 CIA 국장을 포함한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에서 협상을 조율하고 있는 결정적 시점과 때를 같이 해 나온 것이다.

번스 국장은 합의에 나선 미국 측 주요 협상가였다.

미국은 이 협상이 이스라엘의 제안으로 출발한 것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하마스가 협상 조건을 승인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이 협상에 대해 좋게 표현해서 미온적이었다. 사적으로는 관리들은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오랫동안 피력해왔다.

바이든과 그가 한때 “사랑한다(love)”고까지 표현했던 네타냐후 사이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과 민간인 사망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점점 더 긴장 관계로 흐르고 있다.

바이든과 미국 관리들이 공개적으로 네타냐후에 대해 점점 더 비판적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처음에는 이스라엘 내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을 매우 꺼렸지만, 최근 몇 주, 몇 달 동안 관리들은 네타냐후의 의도를 솔직히 평가하는 데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서 회담하고 있는 바이든과 네타냐후 [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서 회담하고 있는 바이든과 네타냐후 [사진 =연합뉴스]

바이든은 이번 주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네타냐후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초 미국 정보계는 네타냐후의 “지도자로서의 생명”이 “위험에 처했다”고 평가하면서 그에 대한 이스라엘 대중의 불신을 지적하고 “그의 사임과 총선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었다.

네타냐후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군사 및 정보 실패를 놓고 자국 내에서 비난 여론에 직면해 있다. 그는 또한 자신의 정부 내의 깊은 분열에도 직면해 있다.

그는 전쟁을 마무리하라는 바이든의 강력한 압력과 함께 반대로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는 불안한 연정 내의 극우 세력들로부터도 압박을 받고 있다.

이번 CIA 평가서는 이스라엘 내에서 가자지구의 전후 계획에 대한 합의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후 가자지구 거버넌스, 안보 및 재건을 놓고 장관들 사이에 주장이 엇갈리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이스라엘 연정 내 다른 각료들은 네타냐후가 “가자지구를 관리하기 위해 온건한 아랍 국가들이 연합 형태로 참여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생각한다.

그런가 하면 네타냐후의 견해와 정반대되는 미래 구상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는 각료들도 있다.

이 평가서는 이스라엘 연합 정부가 중요한 전후 문제를 놓고 얼마나 깊게 분열되어 있는지를 전반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네타냐후의 정치적 라이벌들 사이에 합치가 이루어지 않음으로써 네타냐후가 가자지구에 대한 종전 구상을 마련하라는 압력에 계속해서 저항할 수밖에 없다는, CIA의 광범위한 결론을 뒷받침한다.

“네타냐후와 나의 가장 큰 견해차는 가자지구 전쟁 종전 후의 문제입니다.”

바이든은 ‘타임’지에 이렇게 말했다.

“가자지구는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까요? 이스라엘군이 다시 들어가나요?”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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