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p War] SK하이닉스, 르네상스 원년 될까…반도체 전쟁 최전방서 빛난 '원팀 스피릿'
[Chip War] SK하이닉스, 르네상스 원년 될까…반도체 전쟁 최전방서 빛난 '원팀 스피릿'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6.12 11:00
  • 수정 2024.06.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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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병훈 부사장, 생산·판매 최적화·제조·R&D 원가 효율 높이기 위해 조직 재편
"경쟁력 강화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트렌드 읽을 수 있도록 원팀 스피릿 추구"
신임 경영진들, SK하이닉스 글로벌 기업 위상 얻게 된 배경·경쟁력·방향 논의"

편집자주

반도체 전쟁이 끝나고 '반도체의 봄'이 올 수 있을까.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역시 AI반도체와 HBM을 놓고 치열한 전투가 일어나고 있다. [Chip War]에서는 국내외 반도체 전쟁 양상과 기업들의 전략을 살펴본다.

곽노정 사장이 지난 2일 이천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이 지난 5월 이천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SK하이닉스]

어느 조직이건 미션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원팀 정신'이다.

류병훈 SK하이닉스 미래전략(Corporate Strategy & Planning) 담당 부사장은 경영 환경 전반과 수많은 기술 트렌드를 익히고, 현장 목소리까지 반영해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조직 특성상 전사 구성원과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끈끈한 팀워크만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SK텔레콤(SKT), SK C&C 등 SK그룹 계열사들을 두루 거친 류 부사장은 'SK 맨'이다. 전사 수익성 개선을 통해 장기간 이어진 불황을 견뎌내는 데 힘을 보탰다는 것이 그룹의 평가다. 

원팀 스피릿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올해 1분기 2조88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 2년 다운턴 기간 동안 전 구성원이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치밀한 전략에 따라 움직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류 부사장은 지난 4일 "'원팀 스피릿'(One Team Spirit)을 바탕으로 R&D 조직에서 접한 업계 정보, 선행기술연구 조직에서 파악한 실리콘밸리 하드웨어 변화 등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펼쳐 놓고 함께 논의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면서 "때문에 전사적 차원에서 트렌드를 읽을 수 있도록 원팀 스피릿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류병훈 미래전략 부사장
류병훈 미래전략 담당 부사장. [출처=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에 합류한 이래 줄곧 협업의 장을 조성하기 위해 힘써온 류 부사장은 "다양한 부서가 저마다 근거를 갖고 시황을 예측하고 공유하는 협업 체계를 만들었다"면서 "덕분에 수익성 중심으로 자원(Resource)과 설비투자비(CapEx)를 할당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미래전략에서 직접 개발한 '시황 분석 툴'(Tool)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는 전후방 산업 데이터로 회귀 분석해 메모리 시황을 내다보는 모델이다. 전후방 산업이란 제품 생산 흐름에서 산업 앞뒤에 위치한 산업을 말한다. 반도체의 전방 산업은 PC, 스마트폰 등 최종 소비자가 접하는 업종이고, 후방 산업은 제품 소재 등을 제작하는 업종이다.

미래전략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도 청신호다. 

류 부사장은 "AI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메모리 월(Memory Wall)이 한계로 지적된다"면서 "이를 극복할 제품으로 HBM이 떠오르고 있어 수요는 더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메모리 월이란 다음에 처리해야 할 데이터가 메모리에서 도달하지 못해 프로세서가 대기하는 상황을 말한다.

그러면서도 류 부사장은 "전방 산업에 주목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성장이 확실하지만, 전방 산업이 탄탄히 자리 잡기 전까진 변동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 모든 시그널을 유심히 살피며 수요를 전망하고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을 세워나갈 것"이라고 신중한 투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나아가야할 방향

이밖에도 SK하이닉스 경영진은 최근 좌담회를 통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SK하이닉스가 '글로벌 No.1 AI 메모리 기업'의 위상을 얻게 된 배경과 경쟁력에 대해 진단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기태 HBM S&M 부사장은 "항상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협업을 하고, 고객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기반으로 그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강점"이라면서 "HBM을 적기에 공급하면서 대규모 양산 경험을 보유한 것도 우리가 높은 신뢰를 받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권언오 HBM PI 부사장은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오랜 시간 동안 끈질기게 이어져 온 AI 메모리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AI 인프라에 필수적인 HBM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게 될 고성능 메모리를 개발하는 등 기술력과 양산 노하우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면서 탄탄하게 경쟁력을 축적해 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손호영 Adv. PKG개발 담당 부사장은 "앞으로 더 다양해질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려면 고객과 한 차원 더 높은 협력 관계를 맺고, 메모리와 시스템, 전공정과 후공정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종간 융합을 위한 협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신임 임원들이 지난달 30일 좌담회에 참석했다. [출처=SK하이닉스]

미래 산업과 기술 변화상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회사가 주목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임원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우선, 기술 우위를 지키기 위해 고객관계 강화, 글로벌 협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기태 부사장은 "SK하이닉스가 HBM을 비롯해 AI 메모리 기술 우위를 유지하려면 전공정의 설계·소자·제품 경쟁력뿐만 아니라 현재 독보적인 역량을 확보한 후공정의 고단 적층 패키징 기술력도 계속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장 상황을 보면, 빅테크 고객들이 AI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 시점을 앞당기고 있는데 우리도 차세대 HBM 제품 등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의 계획을 미리 논의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권언오 부사장은 "다음 세대 제품인 HBM4는 메모리에 로직 반도체 공정을 도입하는 첫 제품이 될 것"이라면서 신공정을 도입하는 일은 고객들이 원하는 수준 이상의 스펙을 구현하는 것 외에도, 관련 업계와의 협업으로 이어져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부터 AI 메모리인 HBM 5세대 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다음 세대 제품인 HBM4의 양산 시점을 내년으로 앞당기고 글로벌 투자와 기업간 협력을 통해 차세대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는 등 AI 메모리 업계 위상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SK하이닉스의 주요 사업 부문을 맡고 있는 경영진인 '탑팀'(Top Team)은 업계의 변화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전쟁 최전방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류병훈 부사장은 "한마음으로 다운턴을 극복한 것이 2023년의 원팀 스피릿이었다면, IT 트렌드를 다양하게 해석하고 공유하는 것이 올해의 원팀 스피릿"이라면서 "특히 미래전략에서 소통과 공유는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다. 다 함께 CEO 신년사에 언급된 'SK하이닉스 르네상스 원년의 해'를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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