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美 오리건 주 “이번에는 고래 사체를 폭파하지 않겠다”
[월드 프리즘] 美 오리건 주 “이번에는 고래 사체를 폭파하지 않겠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6.16 06:13
  • 수정 2024.06.16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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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건 주 해변으로 밀려온, 10미터가 넘는 혹등고래 사체 [사진 = 오리건 주 페이스북]
오리건 주 해변으로 밀려온, 10미터가 넘는 혹등고래 사체 [사진 = 오리건 주 페이스북]

과거 해변으로 밀려온 대형 고래의 사체를 폭파시키는 과정에서 오명을 뒤집어쓴 적이 있는 미국의 오리건 주가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고, 11일(현지 시각) 오리건 주의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난 5월 말, 죽은 고래 한 마리가 오리건 주의 한 해변으로 밀려오자 사람들은 1970년 주정부가 비슷한 사건에서 죽은 고래를 다이너마이트로 폭파시켰던 사건을 떠올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오리건 주의 주무부서인 공원휴양부는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1970년 11월 오리건 주 플로렌스 해변에 죽은 고래가 밀려왔을 때 주정부는 다소 색다른 방식으로 고래 사체를 처리했다가 오명을 뒤집어썼다. 바로 고래를 폭파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폭발 결과 고래 잔해가 바다로 날아가는 대신 공무원, 구경꾼, 취재진 들에게 쏟아졌다.

그로부터 54년이 지나 또 다른 대형 고래 사체가 오리건 주 해변으로 밀려왔다. 그러자 당국은 이번에는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1970년 사건의 치욕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오리건 주 공원휴양부는 페이스북에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고 올렸다.

해변으로 밀려온 고래 사체를 이번에는 폭파하지 않기로 한 오리건 주 당국

오리건 주 공원휴양부는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그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습니다”라고 잘라 말하면서 죽은 고래의 살점들이 공중을 날아다니는 일은 다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리건 주 당국은 페이스북 포스팅에서 이번에 밀려온 고래의 사체가 분해되는 다소 끔찍한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번의 혹등고래 사체는 원래 지난 5월 말 해변으로 밀려온 것으로, 사체 부검과 자연 분해로 인해 “흉측한 잔해들과 끔찍한 악취만 남았다.”

해당 사진은 지난 6월 5일 게시됐으며, 당국은 이 사진이 며칠 전에 촬영된 것이며 “지금은 부패가 더 진행돼 상태가 분명 더 끔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페이스북 게시물은 나아가 사람들에게 고래 사체를 구경하러 나가지 말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부패 중인 고래 사체의 냄새나 위생 때문이 아니라 그 지역이 보호종인 흰물떼새의 서식지이기 때문이다. 고래 사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면 근처 나무에 둥지를 틀고 있는 흰물떼새가 방해를 받을 수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아무도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오리건 주 공원휴양부는 이렇게 말했다.

“거기 가지 마세요, 제발.”

1970년 오리건 주 당국이 해변으로 밀려온 고래 사체를 폭파하는 장면 [사진 = 오리건 주 페이스북]
1970년 오리건 주 당국이 해변으로 밀려온 고래 사체를 폭파하는 장면 [사진 = 오리건 주 페이스북]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들은 일부 주민들이 여전히 고래의 사체를 구경하려고 고집을 피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의 경고를 무시하는 구경꾼들

공원 대변인 스테파니 노울튼은 ‘오리건 라이브(Oregon Live)’와의 인터뷰에서 “방문객들이 민감한 지역에서 산책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심지어 개를 데리고 그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는 방문객들이 해당 지역에 가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고래 사체 부검이 지난주에 이뤄졌기 때문에 지금은 볼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는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에 10미터가 넘는 고래가 보트에 부딪혀 죽은 뒤 해안으로 밀려온 ‘네할렘 베이 주립공원(Nehalem Bay State Park)’ 측은 특별히 흰물떼새 둥지를 보호하기 위해 출입금지 밧줄을 쳐 놓았다. 뿐만 아니라 공원휴양부는 흰물떼새 보호를 위해 자전거 타기, 연 날리기, 드론 날리기, 개 데리고 산책하기 등과 같은 특정 활동을 금지했다.

흰물떼새는 1993년부터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었다. 인간의 방해, 도시 개발, 외래종 유입 등으로 흰물떼새는 개체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이는 오리건 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캘리포니아 주립공원 관리국도 흰물떼새를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과거 사건을 되돌아보면서 1970년에 고래를 폭파하기로 한 오리건 주 당국의 결정을 비웃을 수 있지만, 이번에 밀려온 고래는 이전과 같은 광경을 제공하지 못할 것이다. 결국, 악취 나는 거대한 고래 사체를 구경하기 위해 흰물떼새 보호를 침범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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