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랩·신탁 불건전 운용 제재 결과 '촉각'…초대형 IB 도약 발목 잡을라
하나증권, 랩·신탁 불건전 운용 제재 결과 '촉각'…초대형 IB 도약 발목 잡을라
  • 강정욱 기자
  • 승인 2024.06.14 15:13
  • 수정 2024.06.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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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중징계 처분에 이견없어…금융기관 직원 제재서 이견
기관경고 처분 시 신사업 진출 1년간 제동…수익성 다변화 발목
하나증권이 금융감독원 랩신탁 불건전 운용 제재심의위원회가 결정할 징계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출처=하나증권]
하나증권이 금융감독원 랩·신탁 불건전 운용 제재심의위원회가 결정할 징계 수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출처=하나증권]

하나증권이 랩·신탁 불건전 운용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제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하나증권이 수익 다변화에 속도를 높이려면 초대형 IB 획득이 필요한데 이 제재에 따라 신청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교보·미래에셋·유진·하나·한국투자·키움·NH투자·KB·SK 등 9개 증권사의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에 대한 금융감독원 징계 수위에 윤곽이 잡힐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랩·신탁 불건전 운용 관련 검사를 완료했다. 금감원은 작년 5월부터 랩·신탁 운용 실태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한 후 2달 후인 7월 검사 진행상황을 공개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모든 증권사를 전수검사하지 않고 일부만 대상으로 삼았다. 증권사들이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감독을 소홀히 했거나 의사결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점이 검사 결과 확인돼 논란이 커졌다.

해당 사안은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논의중이다. 제재심은 금융감독원 자문기구로 적발된 금융기관 및 금융기관 임직원 제재 사항에 대한 징계 수위를 심의해 결정한다. 재재심은 개별 금융업 관련 법령을 검토해 금융위원회에 제재를 건의하거나 직접 조치할 수 있다. 제재심은 지난 4월 기준 당연직 위원 4명, 민간위원 13명이 포함돼 있다.

지난달 진행된 제재심 1차 회의는 임시 회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제재심 회의는 정례회의도 있지만 안건이 많거나 복잡하고 진술인들이 많고 장기간 시간이 걸리는 경우 임시회의로 진행된다는 게 금융감독원 측의 설명이다. 향후 2차 회의 일자가 결정된 후에야 추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재재심은 이번 징계와 관련해 금융기관 제재, 금융기관 임원 제재, 금융기관 직원 제재 수위를 심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는 증권업계에서 관행처럼 이뤄졌다. 랩·신탁은 개별 투자자와 일대일 계약을 맺고 자금을 굴려주는 상품이다. 증권사들은 법인 고객 자금을 끌어들이고자 시중 예금금리에 1%포인트 정도 금리를 더하는 채권형 랩·신탁 상품을 판매했다.

그런데 만기 불일치 전략이 성행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증권사들은 고금리 장기채권 또는 기업어음(CP)를 편입해 3개월 후 돌려줘야 하는 자금에 만기 1~3년짜리 채권을 더해서 운용했다. 이 같은 거래로 고객 계좌간 손익을 이전해왔는데 규모는 증권사별로 최소 수백억에서 수천억원 규모에 달한다. 2022년 강원도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일명 레고랜드 사태) 전까지 증권사의 관행은 문제시되지 않았다.

증권업계는 하나증권의 제재심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KB증권과 함께 하나증권의 징계 수준을 다른 증권사에도 반영할 게 유력하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기관 제재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되는 기류다. 첫 심판대에 오를 KB증권, 하나증권은 금융기관 제재에서 중징계를 받을 게 유력한 상황으로 점쳐지고 있다.

금융기관 직원 제재는 다르다. 제재심 민간위원들은 사익을 추구한 게 아닌 직원들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증권사들도 비슷한 논리로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증권도 제재심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하나증권이 금융기관 제재 중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를 받게 되면 1년 간 신사업 진출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숙원사업인 초대형 IB 인가 획득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나증권은 아직 초대형 IB 인가를 위한 서류를 금융당국에 제출하지 않은 상태로 확인됐다.

초대형 IB 획득은 수익성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이 자격은 발행어음 사업의 전제 조건으로 단기 금융업 인가 신청을 가능하게 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할 수 있는 만기 1년 이내 어음이다.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한 후 다양한 부문에 투자할 수 있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방안이 다양해진다. 최근 하나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수익 다변화에 속도가 더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하나증권이 자기자본 4조원 조건은 충족했어도 이번 제재심으로 중징계를 받으면 내부통제 시스템 분야에서 문제가 생길 게 유력하다. 초대형 IB의 조건은 여러가지로 자기자본 4조원, 내부통제 시스템, 재무 건전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신청할 수 있다. 이후 금융당국이 심사 후 승인해야 인가를 받게 된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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