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신냉전] 천연자원 블루칩 중앙아시아, '에너지 쟁탈전'에 참전한 대한민국
[불붙은 신냉전] 천연자원 블루칩 중앙아시아, '에너지 쟁탈전'에 참전한 대한민국
  • 안준용 기자
  • 승인 2024.06.24 13:53
  • 수정 2024.06.24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러시아 뒷마당' 중앙아시아 3국과 에너지·인프라·광물 협력 강화
핵심광물 공급망 파트너십 구축…광물 탐사부터 활용 총망라 협력
카자흐와 10만톤 리튬 확보·우즈벡에는 KTX-이음 사상 첫 수출해
[출처=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우즈베키스탄 국빈방문 공식환영식에 참석했다. [출처=대통령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 등 글로벌 복합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앙아시아가 지리적 요충지라는 이점은 물론, 풍부한 천연자원을 겸비해, 세계 주요국들은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에너지가 무기인 시대, 지정학정 상황이 강대국들에 의해 천연자원을 기반으로 빠르게 '신냉전' 질서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과거보다 영향력은 약해졌지만 그래도 러시아의 영향력이 유지 중인 '뒷마당' 중앙아시아에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노력이 'K-실크로드'로 구체화되고 있다. 중앙아시아는 1991년 옛 소련이 해체된 후 독립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5개 국가로 구성돼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예상 외로 약세로 보이자 러시아의 중앙아시아 영향력이 축소됐다. 그렇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에 55메가와트급 원자로를 최대 6개 짓는데 4억달러 출연을 약속하는 등 옛 우방국들과의 연결끈을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천연광물이 넘쳐나는 중앙아시아

중앙아시아는 우라늄을 비롯해 티타늄, 리튬 등 천연광물들이 풍부한 지역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사력을 다해 눈독 들이고 있는 이유다.

이런 기조 속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방문하며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외연을 확장했다. 

카자흐스탄의 세계 핵심광물 시장점유율은 우라늄 43%(세계 1위), 크롬 15%(2위), 티타늄 15%(3위), 비스무스 0.8%(5위) 등에 이른다. 

우즈베키스탄도 우라늄, 몰리브덴, 텅스텐 등 다양한 광물자원을 보유한 자원부국이며, 투르크매니스탄은 세계 4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이다.

주요 천연자원 공급망 위기가 현실화되자 '총성없는 전쟁'인 에너지 쟁탈전에서 조금이라도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중앙아시아 3개국으로 날아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약정'을 체결했다.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제조산업에 쓰일 희토류와 희귀 광물들을 확보하러 정부가 나선 것이다.

우리 정부의 이같은 행보는 지난해 9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5개국에 광물 자원의 개발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서 광물 자원 협의체를 제안한 뒤 구체화됐다. 중국의 '광물 무기화'에 맞서 미국이 기술력을 앞세운 것이다. 

한미 동맹이 경제안보 차원에서 중앙아시아까지 확장된 셈이다.

카자흐·우즈벡·투르크와 핵심광물 협력 강화

[출처=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카자흐스탄 국빈 방문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출처=대통령실]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내에서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투자·수주국으로, '중앙아시아의 심장이자 경제 허브'로 손꼽힌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과 카자흐스탄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지 15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에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하게 되어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우리 두 정상은 세계적인 복합위기와 불확실성에 직면한 오늘날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는 한국과 '새로운 카자흐스탄 건설'을 추구하는 카자흐스탄 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카자흐스탄은 원소 주기율표에 나오는 대부분의 광물을 보유한 자원 부국"이라면서 "한국은 이러한 광물 자원의 가공 기술이 우수하고 반도체, 배터리 등 수요산업을 보유하고 있어 상호 보완적인 산업구조를 갖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카자흐스탄이 보유한 다양한 핵심광물의 공동 탐사부터 정련과 제련, 최종 사용까지 이어지는 전 주기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이 MOU를 기반으로 경제성이 확인되는 광물에 대한 개발과 생산에 우리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카자흐스탄의 풍부한 광물자원과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결합하여 핵심광물 공급망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비롯해 '리튬 광상 탐사·개발을 위한 협력', '희소금속 상용화 기술 협력' 등 3건의 MOU를 체결다.

정부 차원의 협력 시스템 구축과 함께 민간기업, 기관 간 구체적인 협력사업도 추진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SK에코플랜트는 카자흐스탄 산업건설부, 삼룩 카지나 자회사인 타우켄삼룩과 '리튬 광산 탐사·개발 협력 MOU'를 체결했다. 카자흐스탄의 리튬 매장량은 약 10만톤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대한 개발 협력이 이뤄질 경우 한국의 리튬 자원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함께 타슈켄트 소재 기업 테크노파크를 방문해 우리 기업 제품을 조립, 제조 중인 생산시설과 전시장을 시찰했다. [출처=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함께 타슈켄트 소재 기업 테크노파크를 방문해 우리 기업 제품을 조립, 제조 중인 생산시설과 전시장을 시찰했다. [출처=대통령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에서 한국의 두번째 교역국이자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경제적 교류가 가장 활발한 국가로 꼽힌다. 올해 1월 기준 우즈베키스탄 진출 기업은 약 736곳에 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를 위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는데 산업, 교통, 핵심광물, 에너지, 개발협력, 농업,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 여러 MOU와 약정이 체결됐다.

우즈베키스탄과는 풍부한 광물자원과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결합해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이에 텅스텐, 몰리브덴과 같은 광물을 대상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파트너십 약정을 체결하고, 경제성이 확인되는 경우 우리 기업이 우선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양국이 고순도 희소금속 제품 생산에 필요한 정련 기술을 공동개발하고 있는 희소금속센터' 프로젝트가 호혜적 성과를 거두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도 한국형 고속철도 차량인 KTX-이음의 수출도 이뤄졌다.

[출처=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투르크메니스탄 국빈 방문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출처=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의 투르크매니스탄 국빈방문은 2014년, 2019년에 이어 한국 대통령의 역대 3번째 방문으로, 이를 계기로 양국은 호혜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발전시키기로 했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천연가스 생산 확대를 위한 대규모 플랜트 건설공사 발주가 예상된다. 

이번 국빈방문을 계기로 현대엔지니어링의 두번째 대규모 가스 탈황설비 사업 수주를 지원할 수 있게 됐는데, 현대엔지니어링과 투르크메니스탄 국영가스공사는 갈키니쉬 가스전 4차 건설 기본합의서(F/A)를 체결했다.

탈황설비는 가스전에서 추출된 천연가스에서 황, 질소 화합물 등 불순물을 제거하는 에너지 플랜트를 일컫는다. 이번 4차 기본합의서 체결로 현대엔지니어링이 2009년 갈키니쉬에서 1차 탈황설비를 수출한 이후 15년 만에 두번째 수주를 위한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아울러, 올해 해외건설 400억불 수주 목표 달성을 위해 이번 정상 순방을 계기로 친환경 암모니아·요소 비료공장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이어질 수 있도록 건설·인프라 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 13일  우즈베키스탄 독립기념비를 찾아 헌화했다. [출처=대통령실]

천연가스와 광물 분야는 러시아가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천연자원 공급망이지만 21세기 '집단 경제 안보' 시대에는 전쟁과 분쟁으로 글로벌 복합위기가 가중되는 가운데 지정학적·지경학적 가치가 높은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주목받고 있다.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은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잇는 윤 정부의 세 번째 지역 전략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중앙아시아 지역과의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청사진을 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중앙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이 표방하는 비전은 자유, 평화, 번영의 한국과 중앙아시아를 함께 구현하는 것"이라면서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자유로운 국제사회를 지향하고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촉진해 역내 평화에 기여, 글로벌 도전과제에 함께 대응하며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데 뜻이 있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안준용 기자]

junyongahn0889@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