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프리즘]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에 핵무기는 필요하지 않다고 하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푸틴
[월드 프리즘]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에 핵무기는 필요하지 않다고 하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푸틴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4.07.08 06:11
  • 수정 2024.07.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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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전술핵 훈련 개시 [사진 = 연합뉴스]
러시아의 전술핵 훈련 개시 [사진 = 연합뉴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기는 데에는 핵무기까지는 필요 없다고 말하면서도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7일(현지 시각) ‘AP통신’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NATO에 보낸 메시지는 간결하면서도 단호하다. 즉,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함에 있어 선을 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러시아와 서방 간의 갈등이 빠르게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모스크바에 유리하게 느리게 진행되면서, 푸틴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핵무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는 그러면서도 러시아가 핵무기를 절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서방이 안심하는 것은 오판일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에 “(핵 대결을) 가볍게 피상적으로 다루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러시아의 핵 사용 원칙은 영토를 포함한 주권이 위협받을 경우 이를 사용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이 같은 모스크바의 핵 메시지는 나토(NATO)가 우크라이나 군대를 지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와중에 나온 것으로, 이번 전쟁에서 가장 위험한 국면이 벌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위협과 경고의 핵 훈련

모스크바는 남부 지역에서 동맹국인 벨라루스와 함께 전술 핵무기(전투 핵무기) 훈련을 실시했으며, 벨라루스에는 2023년에 일부 전술 핵무기들이 배치되었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훈련 영상에는 이스칸데르 미사일 발사대, 핵 탑재 전투기, 해상 발사 미사일 등이 등장했다.

크렘린은 이 훈련을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나토군을 배치하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에 대한 제한적 타격을 노리고 장거리 무기를 사용하는 데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 위협을 지속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워싱턴 소재 ‘전략 국제 연구센터’의 수석 연구원인 헤더 윌리엄스는 이렇게 주장했다. 

“러시아 지도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해관계는 나토가 가지는 이해관계보다 더 강력하다 할 수 있으며, 핵 위협은 서방을 겁주어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한 가지 수단이다.”

푸틴은 2022년 2월 24일 침공 이래로 서방의 개입을 막기 위해 러시아의 핵 능력을 반복해서 언급해왔다. 이에 대해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의 핵 위협을 비판하면서도 아직까지는 러시아의 핵 움직임에 대응할 만한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전쟁 초기 어려움을 겪은 푸틴은 모스크바가 러시아 영토 수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되었다고 밝힘으로써 그가 우크라이나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었다. 이후 그는 우크라이나의 2023년 대반격이 실패로 돌아가자 그의 위협적 수사(修辭)를 완화했다.

푸틴은 최근에는 전쟁에서 승기를 잡아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핵무기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그는 키이우가 서방에서 공급한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면 이는 서방 정보 세력과 군대가 개입한 것이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긴장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서방은 직접 참전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특히 유럽의 작은 나토 회원국들은 자신들이 무엇으로 불장난을 하고 있는지 잘 알아야 한다.”

푸틴은, 이런 나라들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보호해줄 것이라고 믿는 것은 크나큰 오판이라며 이렇게 경고했다.

“지속적인 긴장 고조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그러한 중대한 결과가 유럽에서 벌어진다면, 미국과 우리의 전략 무기 형평성을 감안할 때 미국이 어떻게 행동할까? 이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이 과연 세계 전쟁을 원할 것인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한 푸틴과 김정은 [사진 = 연합뉴스]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한 푸틴과 김정은 [사진 = 연합뉴스]

핵을 겨누다

지난 5월, 러시아 레이더 시설이 우크라이나 드론에 의해 공격을 받았다. 위성 이미지에 따르면, 드론 한 대가 크라스노다르 남부 지역의 레이더에 피해를 입혔다. 또 다른 한 대는 국경에서 동쪽으로 약 1,500km 떨어진 남부 우랄의 유사한 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

공격받은 레이더 시설들은 둘 다 적국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미리 감지하는 러시아의 조기 경보 시스템의 일부였다. 모스크바와 워싱턴은 이러한 시스템들을 활용하여 서로의 미사일 발사를 추적한다.

러시아의 핵 폭격기 기지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이전 공습과 함께, 5월의 레이더 기지 공격은 러시아의 핵 사용 원칙에 따라 곧바로 핵무기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러시아의 강경파들은 크렘린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촉구했던 것이다.

6월 상트페테르부르크 포럼에서 크렘린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외교 정책 전문가 세르게이 카라가노프는 푸틴에게 우크라이나전의 승리를 위해 “서방의 적대자들에게 핵 권총을 겨누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푸틴은 신중하게 대응하며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정도의 안보 위협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핵 사용 원칙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 사용 원칙 변경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래로, 러시아 강경파들은 러시아가 핵 공격을 받거나 국가의 “실존”을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 공격을 받을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되어있는 원칙을 바꾸어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그들 중 일부는 자국의 핵 사용 문턱이 너무 높아 서방이 크렘린은 핵무기를 절대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는 안심을 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크렘린에 자문하는 모스크바의 싱크탱크인 ‘세계경제 및 국제관계연구소’의 외교 분석가 드미트리 트레닌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이 “핵심 국가 이익이 위태로울 때” 러시아가 먼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선언하기 위해 원칙을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과 서방의 지배층에게 러시아와 갈등을 빚은 뒤에는 발을 뻗고 편하게 지낼 수 없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트레닌은 이렇게 지적했다.

지난달 12일 전술핵무기 훈련 2단계 중인 러시아군이 크루즈미사일을 전함에 싣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달 12일 전술핵무기 훈련 2단계 중인 러시아군이 크루즈미사일을 전함에 싣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긴장 고조의 사다리

서방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하도록 허용하자, 푸틴은 전 세계의 서방 적대국들에 무기를 제공함으로써 대응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지난 6월에 북한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며 모스크바가 평양에 무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이 메시지를 확인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는, 워싱턴과 모스크바가 냉전 시대에 맺었다가 2019년에 폐기한 조약(1987년 중거리 핵무기 조약/1987 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에서 금지했던 중거리 미사일을 다시 생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새롭게 생산될 이 무기들을 어디에 배치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조약은 사거리 500~5,500km의 지상 발사 미사일 생산을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중거리 핵미사일은 ICBM보다 더 빠르게 목표물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위협적이며, 핵 사용 의사결정권자들에게 사실상 판단의 시간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에 거짓 발사 경고로 인해 세계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러시아의 강경파들은 푸틴에게 서방을 압박하기 위해 “긴장 고조의 사다리”를 빠르게 올라가라고 촉구하고 있다.

트레닌 연구원은 전술 핵무기 훈련이 그 일환이 될 수 있다고 말했고, 러시아의 북극 노바야젬랴 군도에서의 핵 실험도 그 사다리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러시아도 서명한 세계 핵무기 조약에 따라 금지된 그러한 실험을 재개할 수 있는 문을 열어두면서도 “아직 그럴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 러시아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도움을 주는 미국의 정찰 비행을 억제하기 위해 러시아가 흑해 상공에 비행 금지 구역을 선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러시아 국방부는 흑해에서 미국의 드론에 대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트레닌과 다른 전문가들은, 예견되는 긴장 고조 조치에는 미국과 유럽 인프라에 대한 사이버 공격, 서방 군대가 우크라이나에 참전할 경우 그들에 대한 재래식 공격, 그리고 나토 회원국 영토에 있는 대(對)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허브에 대한 공격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이와 더불어 미군 기지도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레닌은 러시아가 긴장을 최대로 끌어올리려면 유럽의 나토 목표물에 대한 핵 공격을 위협하는 식으로 “적을 놀라게 해서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능동적 핵 억제 전략은 진행 중인 갈등에서 핵무기를 먼저 사용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는 반드시 전투 현장이나 우크라이나 영토를 대상으로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는 이렇게 주장했다.

“적에게 분명히 알려야 한다. 러시아는 전쟁에서 핵무기 사용을 배제함으로써 패배하거나 전쟁 목표 달성을 이루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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