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증거금 이자 꿀꺽' 증권사 관행 막는다…정치권,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
'청약증거금 이자 꿀꺽' 증권사 관행 막는다…정치권, 자본시장법 개정안 발의
  • 강정욱 기자
  • 승인 2024.07.10 17:16
  • 수정 2024.07.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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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한국증권금융서 받은 이자 수익 챙기는 관행 여전
증권사, 비용 발생·규모 약소 강조…소비자·법조계 시각 달라
이정문 의원 “관행 개선 필요 있어…국회 차원 논의해 볼 예정”
정치권에서 투자자의 청약 증거금에 붙는 이자를 챙기는 증권사를 막기 위해 법안을 발의했다. [출처=연합뉴스]
정치권에서 투자자의 청약 증거금에 붙는 이자를 챙기는 증권사의 관행을 막기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출처=연합뉴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투자자가 낸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붙는 이자를 증권사가 챙기는 관행에 정치권이 제동걸기에 나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지난달 말 대표 발의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지난달 28일 대표 발의했다.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청약증거금을 받고 난 후 이자 수익을 돌려주지 않는 관행을 방지하는 게 골자다. 청약 증거금은 IPO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계약금 형식으로 내는 돈을 의미한다.  

증권사들은 청약증거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한 후 환불일에 돌려받는다. 한국증권금융에 따르면 10일 기준 청약증거금 이자율은 연 2.55%다. 예치기간에 맞는 기간을 적용하면 실제 이자는 연 이자와 달라진다. 한국증권금융은 증권사로부터 청약 마감일에 예치를 받고 환불일에 돌려준다. 
 
이번 개정안은 자본시장법 74조를 개정해 투자자예탁금의 범위에 청약증거금을 추가하고 같은 조 2항을 신설해 금융투자협회가 정한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의 산정기준 및 지급절차에 따라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것을 명문화하는 게 목적이다. 2항 2호에는 산정기준을 정함에 있어 운용수익, 발생 비용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정안은 21대 회기 때 한차례 발의된 바 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안이 재발의된 이유는 증권사들의 관행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삼성·NH투자·한국투자·키움증권 등 대형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기업공개에 청약증거금을 입금한 투자자들에게 이자 수익을 돌려주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자 수익을 돌려주는 증권사는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정문 의원은 “과거 감사원이 금융투자회사에 예탁하는 청약증거금은 투자자예탁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어, 청약증거금의 이자수익이 증권사에 돌아가는 관행은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최근 공모주 청약 열풍과 코스피의 활황이 빚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 만큼, 공모주 청약증거금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의 소유권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논의해 보고자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2013년 11월 29일 ‘금융소비자 보호 및 감독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증권사의 청약증거금에 대한 투자자예탁금 이용료 미지급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감사원은 청약증거금이 투자자예탁금에 해당하는데 투자자예탁금 이용료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청약증거금 이자 논란'은 그동안 각자의 입장에서 여러 의견과 반론이 있어왔다.

증권사는 청약 과정에서 감당하는 업무 처리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투자자마다 일일이 따져봐야 지급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투자자가 청약증거금을 입금하기 전에 은행에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대출 이자를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증권사들이 챙기는 수익이 크지 않다는 항변도 많다. 가령 수조원대 청약 증거금이 몰려도 이자 수익은 수억원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다양한 경우를 나눠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청약 배정을 받고 청약증거금이 남은 경우 이 잉여분에만 이자수익이 발생해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와 달리 법조계의 시각은 다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청약증거금의 소유권은 투자자에게 있고 증권사는 보관을 해주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를 감안할 때 투자자 재산권을 침해한 것인지 검토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에는 투자자예탁금의 범위에 대해서 명확히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와 관련해 예탁받은 금전이라고 기재돼 있다. 청약증거금은 성격상 투자자예탁금의 범위에 포함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투자자예탁금이 투자자의 재산이라고 밝히는 74조 3항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도 “법리적으로 볼 때는 이자 수익을 투자자가 갖는 게 맞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비자단체에서는 투자자의 돈을 가로채는 증권사들의 꼼수로, 이같은 관행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키리크스한국=강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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