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 X파일(42)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 ‘한미 안보’ 강조하는 발언은 대서특필.. ‘민주화 우려’ 목소리는 묵살
청와대-백악관 X파일(42)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 ‘한미 안보’ 강조하는 발언은 대서특필.. ‘민주화 우려’ 목소리는 묵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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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0.29 07:29
  • 수정 2019.02.0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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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백악관 x파일
청와대 백악관 x파일

1980년 5월말 광주시민들에 대한 신군부의 무자비한 진압이 이뤄진 후 미국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숙의를 거듭했다.


5월 31일 워싱턴에서 열린 고위급 회의에서 미국이 취해야 할 조치들이 검토됐고, 6월 중에도 회의가 계속 열렸다.

이 회의에서 젊은 장군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냉담하게 거리를 두는’ 자세를 취하여 혹시라도 미국이 그들을 받아들이는 듯한 인상을 주지말자는 결정이 내려졌다.

또 한국의 새 권력층으로 하여금 헌법개정 작업과 선거를 다시 시작하도록 권장하는 방법을 찾아보기로 결정했다.

미국정부 관리들은 이 장군들이 권력 기반을 다지는 초기 단계에 행동을 자제해 미국과 공공연히 대결하지 않기를 바랬다.

정치적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이미 몇 가지 조치를 취했지만, 미국은 북한의 군사 위협을 감안해 한미 안보관계를 깨뜨리겠다는 위협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한국의 독재와 불안정이 결국 한미 안보관계에 대한 미국 국민과 의회의 지지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점을 우려했다.

▶카터 대통령 “한국 민주화 좌절.. 하루 빨리 민주정부를 향해 나아가야”

5월 31일 TV 인터뷰에서 카터 대통령은 “대한국 정책의 기저를 이루는 두 가지 원칙인 안보와 인권에 대한 미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카터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은 확고부동지만, 민주화가 좌절된 상황인 이상, 가능한 한 빨리 완전한 민주 정부를 향해 나아가도록 촉구한다"고 말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머스키 국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6월 4일 전두환 장군을 만나 “5월 17일부터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들로 미국정부가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 씨에게 광주에 특전사부대가 투입된 것은 불행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특전사부대는 매우 거칠며, 북한의 침입자들과 싸우기 위한 부대이지 시위진압부대가 아니었던 것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 씨가 광주사태의 이 비극적인 면을 국민 앞에 시인하길 희망했다.

전두환 장군은 글라이스틴 대사에게 “특전사 부대가 투입되어야 했던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나, 그것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6월 26일 全씨와 다시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견해를 피력했다.

대사는 정치자유화에 전반적 진전이 있어야 하며, 이러한 진전 없이는 기본적인 안보와 경제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계엄령을 해제할 것을 촉구했다. 대사는 또 그릇된 정보가 방송돼 광주사태에 미국의 잘못이 있다고 믿는 한국인들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전 씨는, 이 문제를 자기 목적에 이용하려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니 미국은 한국의 반미주의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머스키 국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글라이스틴 대사는 7월 8일 전두환 장군과 만났다.

그는 전 씨가 한미 안보관계를 악용했다는 머스키 장관의 견해를 강조해 전달했다.

대사는 전 씨에게 “장기적인 한미 안보관계를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신군부의 한국언론을 이용한 사실 조작 의혹

전두환의 신군부는 비상계엄 전국확대 하에 장악한 언론을 이용, 미국이 신군부를 비난하기는 커녕 지지하는 것처럼 묘사해가며 미국의 입장을 왜곡했다.

방송을 통해 “미국이 특전사부대가 광주에서 한 행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는가 하면 “양자간 협상을 통해 광주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미국 입장을 담은 전단을 공중 살포하기로 해놓고 약속을 어겼던 것이다.

신군부는 언론들을 통해 5월 23일 글라이스틴 대사가 국회의원들에게 한 말을 왜곡하여 마치 그가 5월 17일 일어난 사건들을 '이해'하거나 '승인'한 것처럼 보도했다.

광주사태 종결 직후 전두환 장군은 한국의 신문 발행인과 편집인들을 모아놓고, 12.12 권력 강탈, 4월 14일 자신의 중앙정보부장 임명, 5월 18일 비상계엄 확대선포에 대해 미국에 사전통보했다고 말했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 씨와 만난 언론인들에게 미국대사관 공보관을 보내 이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으려고 했으나, 그 중 누구도 미국의 입장을 보도해주지 않았다.

계엄령 아래여서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

AP통신은 전 씨의 말이 "결코 사실이 아니며, 그 점은 전 씨도 안다"고 명백히 밝힌 미국 대사관 측의 논평을 인용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AP통신의 보도를 싣지 않았다.

미국관리가 한미 안보관계를 지지하는 말을 하면 그 말은 반드시 대서특필되었으나, 민주화와 인권존중을 촉구하는 말은 대수롭지 않게 취급되거나 아예 보도되지도 않았다.

6월 22일. 미국 대사관은 미국 관리들이 한국문제에 대해 한 발언들을 자체적으로 모아 발표하고 이를 한국 내 3,00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우송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조치였다.

6월 25일. 마이클 아마코스트 부차관보는 한국의 사실 왜곡 활동에 맞대응 하고 미국의 정책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미 하원 외무위원회 소위원회에 나와서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들과 미국의 한국정책을 논했다.

6월 26일. 글라이스틴 대사는 미국의 광주관련 역할에 관한 잘못된 사실이 방송되고 있는데 대하여 전 씨에게 직접 항의 했다.

신군부가 한국 언론을 이용한 사실조작은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라고 미국 측은 주장했다.

1980년 8월 27일 전두환 씨의 대통령 선출을 기해 카터 대통령이 전 씨에게 보낸 강경한 어조의 서한을 그릇되게 인용하는 등, 그 해 여름 내내 계속됐다는 것이다.

카터 대통령은 ‘한국에서 정치자유화가 재개돼야 한다’고 말했으나 당국의 통제를 받던 언론은 그것을 다르게 보도했다.

다음은 당시 동아일보, 중앙일보의 머릿기사다.

'카터 친서, 새 정부 출범 환영' (동아일보) '대한안보공약, 미국의 주요 정책' (중앙일보)

9월 2일에는 철저한 검열을 거쳐 나온 다음과 같은 통신사 보도도 있었다. (괄호 안은 삭제된 부분)

"카터 대통령은 오늘 한국의 전두환 신임 대통령이 민주주의(와 완전한 표현의 자유)를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터 대통령은 11월 재선을 위한 선거운동 중 가진 타운미팅에서 질문에 답하면서 한국의 정치활동 자유화를 촉구했다. (그는 한국정부가 표현과 언론의 완전한 자유를 향해 보다 빨리 나아가야 하며, 정치적 반대자들의 구금을 해제해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카터 대통령은 자신의 소신이 분명하며 전 대통령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으로 하여금 민주주의를 향해 나가도록 설득하기 위해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말했다. ) 그와 동시에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을 재확인하면서 카터 대통령은..."

<참조 문서>
https://wikileaks.org/gifiles/docs/15/1556806_korea-assassination-history-.html
https://wikileaks.org/plusd/cables/1979SEOUL19088_e.html
http://timshorrock.com/documents/korea-the-cherokee-files-part-one/
https://www.38north.org/2017/10/tshorrock100317/
http://www.eroseffect.com/powerpoints/NeoliberalismGwangju.pdf
https://kr.usembassy.gov/wp-content/uploads/sites/75/2017/05/The-Kwangju-Incident.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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