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20일 오전 10시 전병헌 전 수석을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6개월여만에 여당 고위 인사가 검찰에 소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전 전 수석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의원 시절인 2015년 4월 방송 재승인 심사를 앞둔 롯데홈쇼핑 측에 재승인 대가로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후원금 3억원을 내도록 요구한 혐의(제3자뇌물)를 받고 있다.
전 전 수석은 앞서 구속된 자신의 전직 비서관 윤모씨와 김모씨, 브로커 배모씨가 3억원 가운데 빼돌린 1억1000만원을 빼돌린 과정에 개입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전직 비서관 윤씨가 전 전 수석의 선거자금이 필요하니 1억원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는 e스포츠협회 관계자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롯데홈쇼핑 외에도 홈앤쇼핑으로부터 2014년 3월 2700만원의 후원금을 받는 등 다른 업체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른 기업들로부터 받은 후원금이 역시 롯데홈쇼핑의 후원금과 같은 수법으로 자금 세탁해 전 전 수석 또는 측근에 흘러갔는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자금추적을 통해 롯데가 발행한 400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전 전 수석의 자녀들이 사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전 전 수석은 의원 시절 협회 예산으로 의원실 비서와 인턴 등을 협회 직원으로 꾸며 월 100만원씩 약 1년동안 월급을 지급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윤씨 등 3명을 업무상횡령, 범죄수익은닉(자금세탁) 등 혐의로 구속하고 한국e스포츠협회의 결재라인에 있는 조모 사무총장(사장 권한대행)도 구속했다.
이들은 롯데홈쇼핑의 3억원의 후원금 중 1억1000만원을 전 전 수석의 지역구였던 서울 동작갑에서 활동한 브로커 배씨의 친인척 등이 운영하던 용역회사와 위장거래하는 수법으로 자금을 세탁해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강현구 당시 롯데홈쇼핑 사장으로부터 '전 전 수석을 만난 뒤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원을 후원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강 전 사장이 홈쇼핑 채널 재승인 심사 문제로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전 전 수석과 비서관 윤씨를 만났다는 내용이 포함된 롯데그룹 정책본부 보고서도 확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을 상대로 롯데홈쇼핑에 후원금을 지원하라는 요구했는지, 이 중 1억여원이 유용되는 과정에 관여 했는지, 이를 선거자금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기프트카드를 받은 경위와 비서와 인턴 등의 월급을 e스포츠협회 예산으로 지급한 경위도 조사 대상이다.
전 전 수석은 전날 입장 발표 회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전 전 수석은 "저는 지금까지 게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당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e스포츠를 지원·육성하는 데 사심없는 노력을 해왔을뿐, 그 어떤 불법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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