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비밀문서] 아부다비 미국대사관 “한국은 애초부터 1위를 달렸다” ... MB '뒤집기 쇼?' / UAE 원전 수주의 진실(하)
[WIKI 비밀문서] 아부다비 미국대사관 “한국은 애초부터 1위를 달렸다” ... MB '뒤집기 쇼?' / UAE 원전 수주의 진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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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10 05:30
  • 수정 2019.07.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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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UAE원전 논란이 가열되자 "이면계약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UAE 원전 수주 당시 국방부장관을 맡았던 김태영 전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2009년 원전 수주 계약을 맺으면서 유사시 한국군의 개입을 약속하는 비공개 군사협약을 주도했다"고 인정했다. 군의 해외파병은 국회 동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국방부장관이 국회동의가 필요없는 '협약'으로 추진했다는 것이다.

2009년 11월 UAE가 원전을 프랑스로 발주하려고 하자, 한국이 수주하기 위해 '유사시 해외파병' 카드까지 던졌다는 얘기다.

그러나 당시 UAE 아부다비 미국대사관의 비밀문서들을 살펴보면, UAE는 줄곧 한국에 원전을 발주할 계획이었고 '프랑스가 이런 제의를 해왔는데, 당신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열매를 더 얻어내기 위해 대책을 촉구한 정도였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 전세계 대사관은 ‘민주주의 전파’라는 구실 아래 각 국가의 정권과 깊숙이 관계를 맺으면서 자국 기업들의 이해와 관련된 이슈에는 총체적인 정보전을 펼쳐왔다.

특히 방위산업, 항공산업, 원전산업과 같이 국가적 차원의 협력이 필요한 경우 대통령까지 나서 압력을 가하곤 했다.

2009년 UAE 원전수주 경쟁에서 프랑스 아레바(AREVA)-벡텔 컨소시엄, 한국 한국전력과 함께 일본 히타치-GE 컨소시엄 등 3개 경쟁팀 가운데 벡텔, GE가 참여했기 때문에 미국은 초기부터 치열하게 정보 탐색전을 펼쳤다. 관련 대사관들은 시시각각 국무부에 비밀전문으로 상황을 보고 하고, 국무부는 각 관련국에서 수집되는 정보를 토대로 지침을 마련해 보내는 등 유기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명박 대통령과 칼리파 아랍에미레이트 대통령이 보는 가운데 장관들이 서명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과 칼리파 아랍에미레이트 대통령이 보는 가운데 장관들이 서명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한국전력, 원전 수주 경쟁 초기부터 1위 달리다

아부다비 주재 미국 대사관이 2009년 8월 19일 본국 국무부에 보낸 비밀전문에 따르면 한국의 한국전력(KEPCO) 컨소시엄은 이미 5월의 1차 심사 때 7개 입찰사 가운데 1위를 차지하는 등 오래 전부터 선두를 달렸다.

7월 23일 미팅에서 한전은 다른 경쟁사들보다 압도적인 차이로 앞서고 있었던 것으로 거론됐다. 가격은 물론 납기도 경쟁사를 압도했다.

(중략) KEPCO has long appeared to be the frontrunner in this competition. Following the early May downselect to three consortia (Ref A), Scott told EconOff that the Koreans had scored first of the seven bidders. During a July 23 meeting with EconOff, Thorium Power representative Dennis Hays (a key nuclear program advisor) (protect throughout) reported the Koreans were still head and shoulders above everyone else.... (아부다비 주재 미국대사관 보고 2009. 8. 19.)

올슨 아부다비 주재 미국 대사는 2009년 11월 10일자 국무부에 보낸 비밀전문에서 ‘UAE 원전 수주 방향’을 전망하면서 일본 히타치- 미국 GE 컨소시엄은 한국의 입찰가에 비해 50% 이상 높아 사실상 경쟁력이 없다고 진단했다.

올슨 대사는 한국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지만 프랑스가 원전 계약 외의 협력관계를 제시하면서 역전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막판 뒤집기를 시도한 쪽은 프랑스였던 것이다.

올슨 대사는 자국 기업인 GE컨소시엄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모하메드 왕세자의 측근을 만나 로비활동을 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측근은 ‘한국의 한국전력과 GE의 입찰가 차이가 너무 커서 이를 극복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또 프랑스 아레바 컨소시엄이 제시한 가격도 GE보다 약간 싼 정도여서 가격 경쟁에서 한국을 이기기는 힘들다고 했다.

특히 아레바사의 경우 최근 기술적 문제와 더불어 납품기한에서도 문제점을 노출했다고 평가했다.

(중략) As reported in Ref C, AREVA's only advantage has long seemed to be political. Recent concerns about AREVA's technology from UK, French and Finnish regulators, combined with AREVA's scheduling problems in Finland and China, had seemed a death toll for the French bid here. However, MbZ's comments about French linkage raise fresh doubts as to whether KEPCO has the bid locked up. As for timing, it now appears the UAE may hope to complete key legal steps (the US-UAE 123 Agreement, the UAE nuclear liability law, and the establishment of ENEC) before awarding the tender. It is looking increasingly unlikely an announcement will be made in November.
(아부다비 주재 미국대사관 보고 2009. 11. 10.)

올슨 대사는 “아레바사가 지닌 단하나의 유리한 점은 정치적인 것 밖에 없다. 최근 영국과 프랑스, 원전 규제 당국으로부터 제기된 아레바의 기술에 대한 우려는 중국과 핀란드에서 야기된 납기 문제와 결합해 UAE원전 입찰에서 프랑스측의 치명적인 결함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나 프랑스가 원전 건설에다 다른 정치적 지원을 연계해 제안했다는 모하메드 왕세자의 최근 발언이 한국의 수주확정 여부에 새로운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슨대사가 언급한 ‘정치적 지원’이란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UAE측에 원전 이외에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는 프랑스 측이 공공연히 말한 것이 아니라 모하메드 왕세자가 한국 관계자를 불러 넌지시 알려준 것이었다.

한국이 가격경쟁력 등에서 압도적으로 앞서기는 하지만, 프랑스가 이런 제안을 해왔으니 한국 정부도 신경을 쓰라고 암시한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뒤늦게 군사협력 등의 지원을 약속하게 된다.

He said that MbZ told the Korean that French President Sarkozy had called him that day to advocate for AREVA's bid. MbZ reportedly said that the French are tying the nuclear bid to other bilateral issues, including military and security cooperation, inferring he must take such considerations into account. Han said the Koreans were very concerned that political factors were at play, as Korea has relatively limited political clout in the UAE... (MbZ: Crown Prince Sheikh Mohammed bin Zayed)

2009년 11월 16일자 아부다비 주재 미국대사관의 비밀전문에서 올슨 대사는 ‘12월 10일을 기한으로 3개 컨소시엄에 최종 입찰 기회를 다시 주겠다는 UAE 원자력공사 측의 발표를 전했다.

이 비밀전문에서 올슨 대사는 ‘프랑스와 일본 외교관들은 UAE가 이미 한국전력을 낙점해놓은 상태’라며 ‘입찰 기한을 여러차례 넘기면서 결과 발표를 계속 미뤄오다 또 다시 최종 입찰 기회를 주는 것은 3개 컨소시엄의 경쟁을 통해 입찰가를 낮춰보겠다는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UAE 원전 수주 결과가 발표된 직후인 12월 28일 미국 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비밀 전문에서 올슨 대사는 ‘GE-히타치 컨소시엄이 최종 입찰가를 100억달러대 이상 낮춰냈으나, 여전히 한국전력에 비해 82%나 높았다’고 밝혔다.

◇ 원전수주 성공 발표 MB 지지율 50% 대로 수직상승

2009년 12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대를 맴돌았다.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힘을 받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는 발표 후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대로 올라섰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12월 24일 조사에서 43.4%였던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 주 사이에 10%P 가량 상승했다.
원전 수주 성공은 정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전주 30%대에서 40%대로 덩달아 상승한 반면 야당은 하락했다.

2009년 11월 초 ‘UAE가 프랑스에 원전사업을 주기로 했다’는 것은 당시 청와대의 주장이었다.

반면 1위를 달리던 한국 측에 ‘프랑스가 군사적 협력카드를 제시하고 나오는데 한국도 신경 좀 써보라’고 했다는 것은 객관적인 문서들이 증언하고 있다.

위키리크스가 입수한 비밀문서들의 내용이 맞다면, 청와대가 당시 상황을 침소봉대해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셈이다.

[특별취재팀= 최정미, 최석진, 박정우 기자]

▣ UAE GIVES NUCLEAR TENDER BIDDERS MORE TIME

Date:2009 November 16, 11:11 (Monday)
Canonical ID:09ABUDHABI1085_a
Original Classification: CONFIDENTIAL,NOFORN
Current Classification: CONFIDENTIAL,NOFORN
From: United Arab Emirates Abu Dhabi
To: Department of Commerce | Department of Energy | Finland Helsinki | France Paris | Japan Tokyo | National Security Council | Secretary of State | South Korea Seoul | The Cooperation Council for the Arab States of the Gulf | United Nations (Vienna)


  1. (C/NF) Summary: According to a resident GE official, Emirates Nuclear Energy Corporation (ENEC) has told the GE/Hitachi consortium they should submit a final offer on Abu Dhabi's $40+ billion nuclear power plant tender (reftels) by December 10. This surprise development came as many, including GE, believed the UAE had already reached a final decision. Just days ago, French and Japanese diplomats had reported they believed ENEC had already submitted its
    recommendation to Abu Dhabi Crown Prince Sheikh Mohammed bin Zayed
    (MbZ). The new request for final offers suggests the UAE is trying to deflect any possible criticism of the tender process by giving all three consortia one more chance to improve their bids. End Summary.

    (C/NF) GE Director of Strategic Planning (Middle East) John Lancia told the Ambassador, SCO and EconOff on November 16 that ENEC had surprisingly asked the GE/Hitachi-led consortium to submit a final bid by December 10. (Note: Lancia asked we protect this information, as GE and all bidders are bound by a non-disclosure agreement. End Note.) Lancia said Hitachi officials were already reviewing the bid to determine where costs could be cut, in response to MbZ's comments to Secretaries Clinton and Napolitano that the GE/Hitachi bid was "too expensive." However, Lancia said cost cutting was difficult, as the terms and conditions for the contract were still unclear.

  2. (C/NF) Prior to this surprise extension, French and Japanese diplomatic contacts believed key Abu Dhabi officials have already decided to award the contract to Korea's KEPCO. Japanese Econ Counselor Tomoyoshi Hisamori told EconOff on November 11 that Emirates Nuclear Energy Corporation (ENEC) officials told the Japanese that they have already passed ENEC's recommendation to "the leadership." (Note: Likely a reference to Abu Dhabi Crown Prince Mohammed bin Zayed (MbZ). End Note.) Hisamori noted that MbZ is surprisingly well versed in the details of the bids, which suggests he has already been briefed by key nuclear officials. Given this, Japanese officials are still considering if they should engage in further advocacy for the GE/Hitachi bid, as it may uselessly expend significant political capital.

  3. (C/NF) French Deputy Head of Mission Vincent Floreani told EconOff on November 11 that he also believes a decision has been reached and KEPCO has won. Floreani said that French President Sarkozy is not expected to visit the UAE on the margins of his November 17 trip to Saudi Arabia to engage in further advocacy for AREVA. However, Floreani again cautioned about the safety of KEPCO's technology, noting that Finnish nuclear regulator STUK had refused to license the APR1400 technology that KEPCO is offering the UAE.

  4. (C/NF) Comment: While ENEC successfully met all previous tender deadlines, the repeated delay of the final award announcement is indicative of the intense political and commercial interest in the outcome. However, the delay also benefits Abu Dhabi, as all three consortia may try to cut costs in an effort to seal the deal. The UAE can also complete the 123 agreement and the establishment of ENEC before awarding the deal, the announcement of which may now slip into the new year. End Comment.
    OLSON

 

♣ 위키리크스 UAE 원전수주 관련 비밀문서

▶2009.8.19. UAE 원전 수주전 / UAE미국대사관-국무부
https://wikileaks.org/plusd/cables/09ABUDHABI827_a.html

▶2009.11.10. UAE 원전, 한국-프랑스 전쟁 / UAE미국대사관-국무부
https://wikileaks.org/plusd/cables/09ABUDHABI1062_a.html

▶2009.11.16. UAE 원전 참가국들에게 더 시간 주기로 / UAE미국대사관-국무부
https://wikileaks.org/plusd/cables/09ABUDHABI1085_a.html

▶2009.12.28. UAE 원전사업 한전으로 / UAE미국대사관-국무부
https://wikileaks.org/plusd/cables/09ABUDHABI1173_a.html
https://wikileaks.org/plusd/cables/09ABUDHABI1177_a.html

▶2010.1.4. 유명환 외무장관- 스티븐슨 대사 회동/ 주한미국대사관-국무부
https://wikileaks.org/plusd/cables/10SEOUL2_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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