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이윤택 연출가 "근신하겠다"…문화계 미투 확산
'성추행' 이윤택 연출가 "근신하겠다"…문화계 미투 확산
  • 위키리크스한국
  • 승인 2018.02.14 10:19
  • 수정 2018.02.1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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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문단에 이어 공연까지 문화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연극계 대표 연출가 이윤택(66)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과거 배우를 성추행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14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metoo'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10여 년 전 연극 '오구' 지방 공연 당시 자신이 겪었던 일화를 공개했다.

김수희 대표는 "밤에 여관방을 배정받고 후배들과 짐을 푸는데 인터폰이 울려 받았더니 연출이 방 호수를 말하며 오라고 했다. 당시 이 연출가가 본인의 기를 푸는 방법이라며 꼭 여자단원에게 안마를 시켰다. 안 갈 수 없었다. 당시 그는 내가 속한 세상의 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가 누워있었다. 예상대로 안마를 시켰다. 얼마쯤 지났을까 그가 갑자기 바지를 내렸다. 그리고 자기 성기 가까이 내 손을 가져가더니 성기 주변을 주무르라고 했다. 내 손을 잡고 팬티 아래 성기 주변을 문질렀다. 나는 손을 빼고 더는 못 하겠다고 말하고 방을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실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해당 인물이 이윤택 연출가임을 암시했다. 이 연출가는 1986년 부산에서 연희단거리패를 창단해 지금까지 이끌어왔으며 1994년 '청부', '길떠나는 가족'으로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에서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바냐아저씨', '문제적 인간 연산', '백석우화', '갈매기' 등 개성 강한 작품을 선보였다.

성추행 사실이 불거지자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는 "이윤택 연출가가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근신하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3월 1일에 예정된 '노숙의 시' 공연부터 연출을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이윤택 연출로 30스튜디오에서 공연 중인 연극 '수업'은 25일까지 공연을 계속 할 예정이다. 김소희 대표는 "아무리 10여년전 일이라고 하더라도 덮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일단은 사과하고 일을 수습하는 게 먼저다. 향후 계획은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수희 대표는 뉴스1과의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윤택 선생의 직접 해명과 반성만이 많은 피해자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로 들리지 않을까요. 거기서부터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시작이 아닐까 싶다"라며 "김소희 선배가 대신 발언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연출가는 2015년 국립극단에서 '문제적 인간 연산'을 작업할 당시 극단 직원을 성추행해 해당 극단이 그와 작업하지 않기로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14일 "맞다"라며 공식 인정했다. 실제로 국립극단은 해당 사건 이후부터 사후조치로 연출, 배우, 디자이너 계약서에 성희롱, 성매매, 가정폭력, 성폭력 등 4대 폭력 관련 조항을 추가했다.

한편, 최영미 시인은 시 '괴물'에서 원로 시인 고은(85)의 성추행 사실을 'En'으로 폭로했다. 고은은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한국문학의 상징적인 인물이기에 그의 성추행 사실은 큰 충격을 줬다.

또, 배우 이명행이 최근 성추행 논란으로 출연 중인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중도 하차했다. 이명행은 11일 소속사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제가 잘못한 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게 성적 불쾌감과 고통을 느꼈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kbs13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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