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진단] 북한-미국-한국, 치열한 수싸움 ‘살얼음판 한반도’... 남북회담 이은 북미회담의 성패는?
[WIKI 진단] 북한-미국-한국, 치열한 수싸움 ‘살얼음판 한반도’... 남북회담 이은 북미회담의 성패는?
  • 강혜원 기자
  • 승인 2018.03.21 05:40
  • 수정 2018.03.21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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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정은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월말 북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는 갑작스런 발표는 많은 국제정치 전문가들을 당혹케 했다. 외교 채널로 전혀 예고되지 않는 트럼프식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현직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와의 전례 없는 만남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동기에 대해, 또 갑자기 조성된 회담으로 인해, 특히 준비가 안된 미국 정부와 함께 ‘무엇을 이룰 것인가’에 대해 많은 의문들을 낳고 있다.

이러한 의혹들은 최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해임으로 더욱 커졌다. 틸러슨의 자리를 대신할 CIA 국장, 마이크 폼페오는 4월까지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 직면하지 않는다.

게다가 트럼프의 국가안보 보좌관, H. R. 맥매스터도 경질됐고, 그 자리를 부시 정권 당시 유엔 주재 미 대사였던 존 볼튼이 대신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부시 행정부 기간 동안 국무부의 동아시아 사무국 사람들의 강압적이지 않은 호의적인 외교를 비판했었다. 그는 지속적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맞선 군사적인 옵션을 촉구해왔다.

북미정상회담에 관한 꼬리를 무는 추측과 백악관의 소동은 보다 확실한 또 다른 사건에 대한 주목을 밀어냈다. 바로 문재인과 김정은이 만나는 남북정상회담이다. 이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은 4월 후반 판문점에서 열릴 것으로 예정돼 있다.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공격적인 태도의 인과적인 역할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최근의 대화를 조성하고 긴장을 완화시키며 미래의 돌파구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데는 남북한이 큰 역할을 했다. 사전 대책으로 주도하는 외교 정책을 일관한 한국 정부는 다가오는 정상회담을 위해 기세를 최고조로 올렸다.

정의용 청와대 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으로 구성된 대북특사단이 평양에서 김정은을 만나고 잇따라 워싱턴에서 트럼프와의 면담해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내는등 한반도에 새로운 외교 라운드를 만들었다.

정의용은 남한의 노력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베이징과 모스크바를 방문해 각기 시진핑 국가주석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을 만났다. 한편, 서훈은 같은 목적으로 도쿄를 방문해 신조 아베 총리를 만났다
.
정의용과 서훈이 돌아온 후, 청와대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주요 인사와 위원회 조직을 발표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이 위원회를 이끌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뒷받침하게 된다. 그 외 위원회 멤버로는 정의용과 서훈, 대통령 비서실의 장하성,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홍남기 국무조정실 실장 등이 있다.

이 준비위원회는 세 개의 소위원회로 나뉜다. 우선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이끄는 조직은 정상회담의 의제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두번째 조직은 대통령 비서실의 윤영찬이 이끌며 정상회담을 홍보할 것이다. 세번째 조직은 김상균 국정원 제2차장이 이끌며 정상회담을 체계화할 것이다. 정상회담 전까지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세 소위원회 수장들이 일주일에 3-4회 회동을 갖고 전체 조직위원회는 1~2주일에 한번 모일 것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불거지고 있는 문제들을 신속히 다루기 위해 2007년 정상회담 때보다 조직위원회가 간소화됐다고 말했다.

2007년 정상회담은 노무현 정부 말기에 열렸었다. 당시 노무현은 실패한 대통령으로 인식이 되었고, 분석가들은 정상회담을 정략적으로 급조된 것이라고 보았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초기에 있고, 이전 정상회담을 가까이서 보고 참여해 그로부터 배운 바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문재인이 영민하고 그의 정부가 조직적으로 정상회담을 준비한다 해도 떨쳐낼 수 없는 확실한 문제들이 있다.

가장 우선적이고 즉각적인 문제는 바로 정상회담 상대이자 그의 의도의 불확실함이다.

국제위기그룹의 선임 고문, 크리스토퍼 그린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북한은 남한과의 관계를 미국에 접근하기 위한 전략적인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 이 경우, 비핵화를 향한 우선적인 단계들을 우회하기 위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북한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관계 수립을 촉구했고, 남한과의 관계는 회피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남한은 워싱턴의 연결자가 되었다. 김정은의 초대를 일견 트럼프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이면서, 일단은 잘 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여전히 남한을 인정할 수 없는 또 다른 한국으로 보고있지만, 함께 해쳐 나가는 것이 이들에게 미국과의 타협을 위한 길을 터줄 것이고, 이것으로 북한은 그간의 미국 정부가 요구해온 비헥화 우선 약속 없이 그렇게 원했던 정당성을 얻게 될 것이다.

정상회담에 대해서 그린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과의 관계가 상승기류를 타고 있는 한, 남북 정상회담은 좋은 분위기에 이뤄질 것이고, 북한은 약간의 양보를 할 것이며, 이 좋은 분위기는 여름 이후까지도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만약 미국과의 관계가 흔들리면, 남한과의 관계는 문재인 정부가 아무리 노력해도 힘들어질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불확실한 것은 북한의 요구 정도와 수준이다. 그에 대한 정보 없이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판가름 하기가 어렵다. 그것이 북한이 쥐고 있는 패다. 북한은 미국에게서보다도 훨씬 먼저 남한과 중국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얻어낼 것이다. 이로 인해 북한이 남한과의 관계는 미국과의 관계와 별도로 하고 있는 것이다.”

요컨대 남한이나 북한의 작은 양보 외에, 실질적인 진전은 미국의 역할과 미국과 남북한과의 관계에 남아있다. 이것은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두번째로 확실한 어려움이다.

우선 트럼프의 충동적인 행동은 거의 억누를 수 없다. 이는 그의 가장 가까운 조언자들도 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갑자기 북미회담을 가치 없는 것으로 결정해 버리면 어떻게 하겠는가. 폼페오 지명과 볼튼 선택의 가능성이 트럼프가 외교적 해법을 쉽게 받아들일 거라는 것을 시사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트럼프는 지속적으로 남한의 이해관계를 대놓고 묵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최근 한국 정부가 무역 문제에 대해서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면 주한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위협을 드러냈다.

겨울은 지나가고 있지만 한반도는 아직도 살얼음판이다.
[위키리크스한국= 최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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