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美 증시 '닷컴버블' 재현 우려 확산... IT 공룡들 잇단 악재로 휘청, 호황 끝 신호탄?
[FOCUS] 美 증시 '닷컴버블' 재현 우려 확산... IT 공룡들 잇단 악재로 휘청, 호황 끝 신호탄?
  • 강혜원 기자
  • 승인 2018.03.21 05:40
  • 수정 2018.03.21 0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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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증시 호황을 이끌었던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가가 최근 잇따른 악재로 인해 곤두박질 치면서 증시 전체가 지난 2000년 '닷컴버블' 당시와 비슷하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투자자들이 닷컴기업에 묻지마 투자를 강행했던 것처럼 대형 IT 기업들에 몰려들었다며 버블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미 IT 대표 종목들인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기업 주가는 일제히 폭락세를 보였다.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 6.77% 급락해 2014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으며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주가는 3.03% 떨어졌다. 아마존(-1.70%)과 넷플릭스(-1.56%) 주가도 내려갔으며 FANG 외에 마이크로소프트(MS.-1.81%), 애플(-1.53%) 등 다른 IT 주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FANG은 새로운 닷컴버블?


이날 폭락장의 가장 큰 원인은 페이스북이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8일 내부고발자를 인용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라는 데이터 회사가 지난 2016년 미 대선에서 페이스북에서 얻은 개인정보를 토대로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유권자의 성향을 분석한 데이터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2014년 케임브리지 대학 심리학 교수인 알렉산드르 코건에게 그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페이스북에서 사용자들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코건은 해당 앱을 이용해 얻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개인정보 등을 페이스북의 허가 없이 CA에 전달했고 페이스북 또한 당시 사용자들에게 정보 수집 상황을 알리지 않았다. 해당 사실이 폭로되자 미 의회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의회 증언을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이번 사건의 영향으로 폭락했으며 IT 전반이 페이스북 악재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FANG의 총 시가총액은 800억달러(약 85조7000억원)가 사라졌고 애플과 MS를 더하면 총 1184억 달러(약 127조원)가 증발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폭락을 두고 닷컴버블과 비슷하다는 우려가 새어나왔다. 미 투자사 로이트홀트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 전략가는 '인기.비인기(PP) 비율'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 사회공공시설 관련주와 FANG 주가의 가격차이가 18년 전 닷컴버블 당시 닷컴주가 만들었던 가격 차이와 비슷해지고 있다며 시장의 투자 성향이 매우 위험 지향적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차이는 특히 2016년부터 급격히 벌어졌다.

폴슨 전략가는 "PP 비율의 크기가 현재 강세장에서 봤을 때 과거에 비해 덜 극적이지만 특성은 1990년대에 발생한 것과 놀랍도록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1990년대 후반 닷컴 주식에 집착하던 분위기가 오늘날 FANG 주식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다른 IT 영역으로 번질까


19일 발생한 IT 주가 폭락은 비단 FANG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투자자들은 해당 기업들 외에도 IT 기업 전반에 인수.합병(M&A) 감소 가능성, 애플 공급망 분산 우려, 정부 감독 강화 우려 등 악재들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같은 날 발생한 우버의 자율주행차 교통사고는 IT 기업들이 다시 호황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세계 최대 차량호출업체 우버의 자율주행차는 이날 오후 10시께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인근 도시 템페에서 교차로를 건너던 여성 보행자를 치었다. 차에 치인 보행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당시 자율주행차는 시험주행 관리인이 운전석에 탑승했으나 자율주행모드로 움직이고 있었다. 경찰 예비 조사 결과 우버 자율주행차는 시속 56㎞ 운행 구역에서 시속 61㎞로 주행 중이었으며 속도를 줄이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피닉스와 템피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하고 있었던 우버는 이날 북미 전역에서 시험운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업계에서 매우 우려는 했지만 언젠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되던 일이었다. 자율주행차와 관련된 사망사건은 지난 2016년 5월에도 발생했으나 당시 사망자는 운전자였다.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사망하게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번 사건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기술 개발과 규제간의 첨예한 줄다리기를 예상했다. 민주당의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코네티컷주)는 성명을 내고 "이번 비극적 사고로 볼 때 자율주행 기술이 미국 도로를 공유하는 승객, 보행자, 운전자에게 안전해지려면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국제 트럭 운전자 연대도 이날 성명에서 자율주행차를 공용 도로와 고속도로에서 테스트하는 데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앞으로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 캘리포니아주에는 애플을 비롯한 약 50개 기업들이 자율주행 시험 허가를 받아 공공도로에서 시험 운행을 하고 있다. 업계는 안전성을 높이려면 더 많은 주행 시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당분간은 규제당국과 마찰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위키리크스한국= 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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